소설리스트

81화 (81/172)

“컵에는 아무 문제 없겠지? 이건 그냥 컵이잖아.”

“그런데 그런 카페에서 나온 컵을 사도 되는 거야?”

마시멜로 카페는 가장 사랑받는 카페에서, 가장 의심스러운 카페가 되었다.

이게 하루 만에 이루어진 일이다.

‘이것이 우리 정보 길드 그믐달의 힘이지.’

그믐달 길드 간부인 레브는 모습을 위장한 채 공원 벤치에 앉았다.

다음 날 바로 마시멜로 카페 측의 반박 기사가 올라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사람들의 머릿속에 자리 잡은 불신은 쉽게 뽑혀나가지 않았다.

“근처에 나나 라떼와 비슷한 미스 그린 카페라는 게 있던데? 우리 그 카페로 갈까?”

“가격도 비슷한데, 이상한 얘기 도는 곳보단 깨끗한 가게로 가는 게 낫지.”

레브가 우연인 척 벤치 위에 보고 있던 신문을 올려놓았다. 근처의 사람들이 그가 버린 신문을 주워 들고 놀랐다.

‘이걸 뒤집을 순 없을 거야.’

다른 그믐달 길드원들 역시 마시멜로 카페를 비난하는 기사를 사람들이 더 접하기 쉽도록 주변에 뿌리고 있었다.

‘공녀님도 안타깝게 됐어.’

그믐달 길드 마스터.

세간에서는 정보 길드장이라고 더 많이 부르는 마스터.

‘하필 마스터가 준비하던 사업과 비슷한 사업을 준비하다니.’

사실 이전까지 제국엔 그믐달 외의 수많은 정보 길드가 존재했다.

하지만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처럼 마스터가 등장하면서 판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뒷골목에 갑자기 나타난 마스터는 암살 길드를 차지하고서 귀신같은 솜씨로 수많은 사업을 벌여왔다.

그리고 그 사업들은 절대라고 할 정도로 성공했다.

그렇게 제국에 그믐달 외의 정보 길드 같은 아예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이번엔 어느 수준에서 끝내시려나?’

레브는 우편 배달부로 위장해 정보원들이 수령할 돈뭉치를 배달통에 넣어두었다.

그리고 배달의 마지막 장소인 빈 저택에 도착했다. 그리고 레브가 새로운 지령을 펼쳤다.

“……이게 뭐지?”

[이 시점에서 마시멜로 카페에 대한 공격을 일시 중단해라.]

‘마스터께서 이러실 리가 없는데.’

마스터는 완벽하게 상대가 몰락하기 전까지, 공격을 멈추는 법이 없었다.

레브는 지령을 깔끔하게 처리한 뒤 바로 본부로 복귀했다.

그런데 본부에선 더 믿기지 않은 광경이 벌어지고 있었다.

중년의 적발 여성과 여자아이가 있었다.

조그만 여자애는 아주 신중하게 트럼프 카드를 탑처럼 쌓고 있었다.

주위의 길드원이 요란스럽게 여자애를 응원하기까지 했다.

“이햐, 진짜 되고 있어! 그래! 한 층만 더 올리면 돼, 가자!”

“이제 하나만 더 쌓으면 돼! 그러면 성공이야!”

레브가 유심히 여자애를 봤다.

귀여운 얼굴 위로 지금 여기에 제일 있어서는 안 될 존재의 이름이 겹쳐졌다.

“스, 슬라데이체 공녀님?!”

그믐달에서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마시멜로 카페의 주인, 나나 마시멜로 슬라데이체가 지금 본부에 와 있다.

카드로 탑을 쌓던 나나가 레브를 발견하고 인사했다.

“안농.”

공녀는 태평하게 놀고 있었다.

‘우리 길드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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