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대곤밈.”
하지만 난 믿을 수가 없었다. 한참을 훌쩍거리며 대공님의 바짓자락을 꽉 잡았다.
“시, 시로. 나나 안 가묜 안 대요?”
대공님은 답이 없었다. 그는 날 바라보지도 않았다.
난 그 얼굴에 충격을 먹고 눈물을 글썽였다. 분명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왜, 어째서…….
충격받은 내가 그대로 얼어버리자 신전 사제님이 내 손을 덥석 잡았다.
“이럴 시간이 없습니다. 금안의 사제님. 귀한 몸이시니 신전에서 다들 기다리고 계십니다.”
난 화들짝 놀라 그 손을 빼려 해했지만 성인을 이길 수는 없었다.
“노, 노아주세여(놓아주세요).”
“사제님. 착하시죠. 얼른 마차에 타셔야 해요.”
싫어, 싫어. 절대 싫어.
하지만 사제는 날 있는 힘껏 끌어당겼다. 하지만 그 순간 대공님이 날 번쩍 들어 안았다.
그가 서늘한 눈으로 신전의 사제를 노려보았다.
“분명 경고했을 텐데. 이 아이를 데려가는 조건은 안전함이다.”
대공의 서슬 퍼런 눈빛과 어투에 신전 사제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뒤로 물러섰다.
하지만 여전히 날 보며 말했다.
“얼른 돌아오셔야 사제로서 배움을 터득하시고 출세하실 수 있습니다. 더욱이 좋은 곳으로 입양을 가실 수도 있죠.”
입양……. 그 말에 대공이 날 더 꽉 끌어안는 것이 느껴졌다.
난 대공님의 앞섬을 잡았다.
“제바료…….”
나 버리지 마. 응?
하지만 소용없었다. 대공님은 흘긋 나의 오른쪽 손목을 보더니 단호하게 말했다.
“보육원은 이제 안전하다. 돌아가.”
난 그렇게 대공님에게 툭 떨어져 마차로 갔다.
더 이상은 잡을 기력이 없었다.
쾅 닫히는 마차 안에서 난 하염없이 울었다. 눈물이 말라붙을 새가 없이.
내 마지막 세상은 그렇게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