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사제님!”
놀란 기사들이 날 일으켰다.
“이 무기들은 왜 쓰러져 있는 거지?”
“그건 저놈이…….”
“나나가 쓰로뜨려씀미다. 이제 나나 마자 주글지도 몰라.”
“맙소사. 누가 사제님을 향해 그런 말을 합니까?”
“쓰모 업으묜 더 마자. 맞는 고 무서어.”
난 하인들을 가리켰다.
“아기 사제님 앞에서 그런 말을 했단 말입니까?”
기사들이 화를 냈고, 하인들이 딱딱하게 굳어져 날 보았다.
너풀거리는 사제복 사이로 그들을 보며 씨익 웃었다.
남을 괴롭히고 편할 줄 알았어?
“당장 따라오십시오. 이 일은 주군께 보고해야겠습니다.”
“아, 아니요! 그건 저희가 사제님에게 한 말이-”
“따라오십시오!”
하인들은 그렇게 소리를 지르며 기사들에게 질질 끌려나갔다.
난 그 뒤로 여유롭게 손까지 흔들며 이내 빙그르르 돌아 하인을 바라보았다.
‘어라?’
그새 베카가 사라졌잖아?
눈을 껌벅거리며 주위를 돌아보았지만, 베카는 없었다.
난리 통에 사라진 건가. 뭐 됐다. 얘한테 물어볼 게 있었으니까.
난 하인을 일으켜 세워주려고 했지만…… 키가 너무 작아서 안 됐고, 대신 앉을 수 있게 해주었다.
그의 몸을 툭툭 털어주었다. 여기저기 생채기가 난 모습을 보니 내 마음이 더 아파왔다.
‘나도 이랬는데.’
무서워서 입 하나 열지 못하고 가만히 있었는데.
“갱차나?”
나의 질문에 하인이 눈을 비비며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습니다. 익숙하니까요.”
그는 상당한 미소년이었다. 베카를 닮았으니 그럴 만도 하지.
근데 이상한 점이 한둘이 아니었다.
“베카가 맹날 도아져?”
“아……. 네. 베카 님은 항상 절 도우려고 했습니다.”
“그론데 그 사람들 계소 개롭혀써?”
“일개 하녀가 어떻게 힘 좋은 시종들을 막겠습니까……. 그저 뒤에서 약을 발라주시는 걸로 매번 참으셨습니다.”
그게 이상하다는 지점이었다.
‘기사 출신인 베카가 얘를 못 구했을 리는 없어.’
난 은근히 다른 것에 대해 말해 보았다.
“베카 차칸데…….”
“아무래도 외지에서 오신 분이라 슬라데이체에서 함부로 행동할 수 없는 입장이실 겁니다.”
그 말에 고개를 들었다.
외지에서 온 사람, 베카와 닮은 이 아이를 도와준 것, 베카가 힘을 못 쓴 것.
‘설마.’
삼박자가 전부 맞아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