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화
“날 따르라!”
로도스군이 우르르~ 내 뒤를 따랐다.
나는 그렇게, 로도스군을 쫓던 마몬족 무리를 향해 달려갔다.
몸속 깊은 곳에서 마력을 끌어당겼다.
검붉은 아우라가 타오르기 시작했다.
검붉은 아우라는 무형의 힘이 되어, 공기 중으로 퍼져나갔다.
우측 팔을 뻗었다.
그 힘은 눈 깜짝할 사이에, 마몬족 무리를 옥죄였다.
눈앞에 보이는 마몬족 무리만 수백 마리.
놈들의 신체에 힘이 닿자,
가차 없이 능력을 발현했다.
──── 콰드드득...
수백 마리의 마몬족이 일순간 짜부라졌다.
비명 소리도 없었다.
단숨에 몰살된 것이다.
“태리!!!”
“태리!!!”
“태리!!!”
로도스군이 미친 듯이 내 이름을 연호했다.
“그래 새끼들아. 내가 바로, 태리 백작이다!”
사기 충만한 로도스군의 모습에,
이제서야 활력이 느껴졌다.
지금 전방에 수많은 마몬족 무리가 몰려오고 있었다.
그 수가 얼마나 될지 짐작도 안 될 정도였다.
마치, 시커먼 파도가 밀려오는 듯한 모습이었다.
● 폭사 : 상공에서 2000자루의 폭룡을 생성한다.
‘폭사.’
상공에서 2000자루의 창이 생성되었다.
- 쉬익!
바람 소리와 함께, 빛살 같은 속도로 지상에 떨어졌다.
━━━━━━━━━ 콰콰콰콰콰콰콰...
엄청난 폭발과 함께 반경 5km 내외가 초토화되었다.
당최, 얼마나 많은 놈들이 죽었는지 모르나,
아직도 꿈틀대는 놈들이 있었다.
“쳐라!”
내 명령에,
“와아아아아!!!”
로도스군이 달려 나갔다.
군의 사기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 콰콰콰콰콰콰콰...
여기저기서 폭발 소리가 들려왔다.
발타제를 비롯한 그림자 군왕이 능력을 발휘한 것이다.
다른 곳도 이곳과 마찬가지로 상황이 끝난듯했다.
나는 로도스군을 데리고 절규의 언덕으로 향했다.
***
로도스성 아래, 글로디악을 지나 테일러성 남쪽에 위치한 보호막 부근이었다.
지금 이곳으로 수많은 병력이 몰려오고 있었다.
눈을 감고 명상에 빠져있던 라몬은 두 눈을 부릅떴다.
대악마 베헤모스의 권속이자, 고위급 악마인 굴단이 출현한 것이다.
라몬은 그 즉시, 화이트 울프들을 불러들였다.
잠시 후 10여 마리의 화이트 울프가 모두 모이자,
그가 전쟁 상황을 캐물었다.
로도스와의 전쟁 상황이었다.
“마몬족 족장이 로도스군을 추격 중입니다.”
화이트 울프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아리온, 마몬족 족장을 불러들여라. 지금 굴단이 나타났다.”
“예, 라몬님.”
굴단이 왜 나타났는지 모르나, 북방의 영토를 노릴 수 있었다.
따라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춰야 했다.
“모든 병력을 크레일성에 집결시켜라. 내가 직접 군을 이끌 것이다.”
지금 로도스 따위가 문제가 아니었다.
무라칸과 대악마 사이에 전쟁이 터질 수도 있었다.
라몬은 자신의 주인인 무라칸에게 보고했다.
굴단이 이곳으로 진격해오고 있다고 말이다.
무라칸이 분노했다.
대악마 베헤모스와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었다.
(레드 울프를 보내주마. 적이 누구든 간에, 내 땅을 침범하는 놈은 절대로 용서치 말라.)
(예, 무라칸님!)
실버울프 라몬이 오체투지했다.
***
흩어진 로도스군을 모았다.
백만의 병력에서 반의반 토막이 난 상황이었다.
꽤나 처참한 상황이지만, 사기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충만했다.
로도스군이 마몬족 족장을 붙잡았다.
나는 볼 것도 없이, 놈을 단칼에 베었다.
‘그림자 부활.’
놈을 부활시켰다.
★ 그림자 부활 : 죽은 자를 즉시 부활시킨다.(7/100)
그림자 영체가 된 놈이, 자신의 기억을 공유했다.
북방에 위치한 거대한 성이 보였다.
저곳이 바로, 크레일성이었다.
실버울프 라몬과 그의 추종자들,
그들 모두가 무라칸의 권속이었다.
그때였다.
크레일성 주변에 설치된, 수많은 짐승 우리들이 보였다.
처참한 모습의 프로미아인들···
드래고니안, 수인족, 돔족 할 것 없이 참혹한 모습이었다.
“하,”
주체할 수 없을 만큼의 분노가 치솟았다.
저들을 반드시 해방시킬 것을 다짐했다.
한편, 마블족 족장을 찾아온 아리온은 크게 놀라는 중이었다.
수천이 넘은 마블족 시체가 땅 위를 뒹굴고 있었다.
수십만에 달하던 마블족 무리가 뿔뿔이 흩어진 채 도망치고 있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벌썬 굴단이 나타난 것은 아닌지 염려가 되었다.
일단, 절규의 언덕으로 향했다.
적군이 있다면 반드시 그곳을 지나칠 터.
아니나 다를까,
절규의 언덕에 도착하자 적군이 보였다.
헌데 뜻밖에도 로도스군이었다.
다비온이 사로잡히자, 뿔뿔이 흩어졌던 놈들이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일단 라만에게 보고 하기로 했다.
그녀가 크레일성으로 몸을 돌렸다.
***
마몬족 족장에게 유용한 정보를 많이 알아냈다.
이제 슬슬 다비온 경을 구할 차례였다.
안타깝게도 다비온 경이 살아있는지 죽었는지, 현재로서는 파악이 불가능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내가 직접 움직이기로 했다.
공간을 열고, 크레일성으로 이동했다.
눈앞이 번쩍이고···
크레일성에 도착했다.
“헉!”
크레일성 광장에 수많은 병력이 모여있었다.
‘재수!’
나는 쾌재를 불렀다.
이것저것 묻거나 따질 필요가 없었다.
고맙게도, 적들이 한곳에 집결해 주었다.
● 폭사 : 상공에서 2000자루의 폭룡을 생성한다.
‘폭사.’
상공에서 2000자루의 창이 생성되었다.
- 쉬익!
바람 소리와 함께, 빛살 같은 속도로 지상에 떨어졌다.
━━━━━━━━━ 콰콰콰콰콰콰콰...
엄청난 폭발과 함께 크레일성 광장이 초토화되었다.
모두 죽었나 했더니, 몇 놈이 꿈틀거렸다.
실버 울프와 화이트 울프였다.
‘소환.’
그림자 군왕을 소환했다.
발타제를 비롯한 그림자 군왕이 쓱 하고 솟구치더니,
실버 울프와 화이트 울프를 단칼에 처단했다.
(발타제.)
(예, 주인님!)
(다비온 경을 찾아라.)
(예, 알겠습니다!)
발타제를 비롯한 그림자 군왕이, 크레일성 내부로 들어갔다.
나는 실버 울프 근처로 순간 이동했다.
일단, 실버 울프는 부활시키기로 했다.
나이가 지긋한 것이, 많은 정보를 알고 있을듯했다.
★ 그림자 부활 : 죽은 자를 즉시 부활시킨다.(8/100)
‘그림자 부활.’
- 데미 갓의 권능으로 실버 울프를 부활합니다.
실버 울프의 사체가 쩌억~ 하고 늘어나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영체가 되었다.
실버 울프의 기억을 공유했다.
아니나 다를까,
꽤나 많은 정보를 알고 있었다.
그때였다.
- 악마에 대한 지식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셨습니다.
- 격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습득하셨습니다.
- 당신의 맹약은 유효합니다.
- 인과율에 따라 맹약은 목숨을 담보합니다.
- 악마 군의 침공까지 3년 남았습니다.
№ 신급 미션을 완료하세요.
──── 필멸자 : 대악마를 처단하라.(데미 갓 1격, 시스템 영역)
──── 대척자 : 북방을 장악한 삼왕을 처단하라.(데미 갓 2격, 시스템 초월)
──── 불멸자 : 아흔일곱의 동족을 죽인, 악룡 바하뮤트를 처단하라.(데미 갓 3격)
──── 신살자 : 악마의 신, 레메게돈을 처단하라.(데미 갓 4격, 정령의 여왕, 레메게돈의 피)
──── 행성 파괴자 : ???????
──── ??????? : ???????
시스템 음성이 들려왔다.
그런데 내용은, 상상도 못 한 것이었다.
사실, 처음 각성하면서 각성의 끝이 어디일까 막연히 상상했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상세히 볼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다.
필멸자, 대척자, 불멸자, 신살자, 행성 파괴자···
대체 얼마만큼 강해질 수 있는 것일까.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차올랐다.
(주인님, 다비온 경을 찾았습니다.)
가츠의 음성에, 녀석이 있는 곳으로 순간 이동했다.
“다, 다비온 경···”
다비온 경의 모습은 끔찍함 그 자체였다.
너무나도 놀라 기함했다.
“XXX의 악마 새끼들!”
분노로 인해, 욕설이 터져 나왔다.
지금 눈앞에 악마가 있다면 찢어 죽이고 싶을 정도였다.
다비온 경의 맥을 짚었다.
“휴,”
그나마 다행히 숨은 붙어 있었다.
로도스로 향하는 공간을 개방했다.
(발타제,)
(예, 주인님!)
(금방 돌아올 테니, 이곳에 있는 프로미아인들을 철저히 지켜라.)
(예, 주인님!)
다비온 경과 함께, 공간 통로로 진입했다.
빛이 번쩍이고···
로도스에 도착했다.
다비온 경을 업은 뒤, 샤론 군주에게 달려갔다.
***
크레일성으로 돌아온 아리온은 또 한 번 경악했다.
크레일성 광장이 마몬족 시체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다.
그중에는 라몬과 동료들의 시체도 있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끔찍한 위협이 느껴졌다.
아리온은 볼 것도 없이, 북쪽으로 달아났다.
무라칸님에게 한시라도 빨리 이 사실을 알려야 했다.
‘굴단일까···’
대체 누가 이런 끔찍한 짓을 저질렀는지 몰라도,
반드시 복수할 것을 다짐했다.
***
다행히, 다비온 경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샤론 군주가 눈물을 펑펑 쏟으며, 힐 샤워를 퍼부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눈물에 마음이 찡했다.
크레일성으로 다시 공간 이동했다.
로도스와 연결된 공간을 개방 후, 프로미아인들을 이동시켰다.
평생 동안 악마들에게 학대를 받은 이들이었다.
그들을 대할 때 무척이나 조심했다.
수천 명의 이동이 마무리되자,
절규의 언덕에 대기 중인 로도스군도 철수시켰다.
이미 프로미아인들을 모두 구했기 때문에,
북방 영토는 쓸모가 없었다.
로도스로 돌아와 다비온 경의 병문안을 가려던 그때,
디폴트 기사장이 헐레벌떡 뛰어왔다.
몹시도 상기된 표정이, 아무래도 무슨 일이 또 터진듯했다.
‘쉴 틈을 안 주는군.’
아니나 다를까,
“배, 백작님··· 헉! 헉! 테일러성에··· 헉! 악마들이···”
나는 볼 것도 없이 테일러성으로 순간 이동했다.
***
“하,”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상황이었다.
남쪽 보호막 밖에서, 악마들이 공격을 퍼붓고 있었다.
아무리 막대한 공격을 퍼부어도 보호막이 파괴될 리 없었다.
이 보호막은 핀들레이가 구현한 마법이었다.
별 미친 것들을 다 본다는 생각에 돌아서려 할 때,
위로그 총관이 달려왔다.
그가 매우 심각한 어조로 말했다.
“맙소사, 사이클롭스 광선이잖아. 대체 저 많은 사이클롭스를 어디서···”
“총관님, 사이클롭스요?”
“저 외눈박이 괴물이 바로 사이클롭스라네.”
위로그 총관이 5m 크기의 외눈박이 괴물을 가리켰다.
“저놈들은 지옥에서만 사는 암흑 마물인데, 대체 왜 여기에···”
“암흑 마물요?”
“암흑 물질을 뿜어내는 마물을, 암흑 마물이라 부르네.”
“아,”
“핀들레이의 보호막을 깰 수 있는 물질이 바로, 암흑 물질이네. 아무래도 대악마가 작정한듯싶으이. 상황이 꽤 심각해질 것 같구만.”
“설마, 보호막이 뚫릴 수 있다는 말씀입니까?”
내 말에 위로그 총관이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 크게 걱정하지 말게. 그렇게 금방 뚫리지는 않을 테니.”
“시간이 얼마쯤 걸릴까요?”
“사이클롭스 수십 마리면, 최소 석 달은 걸릴걸세.”
“석 달요? 그럼 문제 될 게 없잖습니까.”
“석 달 후면 보호막이 뚫린다는데, 문제 될 게 없다니? 태리 경, 자네는 적을 너무 쉽게 보는군.”
“쉽게요?”
나는 위로그 총관을 보며 시익~ 웃었다.
“전 지금 당장 놈들을 쓸어버릴 생각인데요.”
말과 함께, 성벽 끝으로 순간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