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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로 귀농 당한 썰-59화 (59/74)

〈 59화 〉 17세 겨울(3)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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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 후부터 본격적으로 달려들었지만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이 많다.

하나씩 해결해나가는 중인데 기본적인 기술의 부족과 부실한 마법이 늘 문제였다.

‘물을 채우는 건 축력을 이용해 보자. 굳이 사람의 힘으로 해야 할 필요는 없잖아? 연자방아처럼 축력을 이용하면 굳이 펌프를 만들려고 애쓸 필요도 없고.’

그렇게 생각하니 펌프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겨난 문제들이 일시에 사라졌다.

‘파이프는 아직 좀 문제인데 그건 궁리를 좀 해보고. 보온은 펠트를 응용해서 해볼까? 그러자면 지금 그 방에서는 안될 것 같아. 좀 생각을 해봐야겠다. 보온하면서 방수도 같이 해결하는 방법도 생각해보고.’

그저 빈 방을 이용해 볼까 했던 애초의 계획은 포기했다.

그러자 꽤 여러가지 아이디어들이 떠올랐다.

존슨은 연자방아를 응용한 축력 투입을 두고 여러가지 묘안을 짜냈다.

온수실과 펌프 말고도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제르넨 성의 대장간에 의뢰를 냈다.

“두께 0.3cm, 지름 60cm, 원형, 가운데는 이러저러한 모양의 구멍을 내주고...”

이런 식으로 주문했다.

원형톱을 만들려는 것인데 이곳에는 원형톱이 없다.

두루 알아 본 결과다.

최소한 이 영지 내에서는 원형의 톱에 대해서 아는 사람은 없다.

그러니 철판으로 만들어야 한다.

“가장 좋은 쇠로 두들겨서 만들어야 하오.”

강철로 만들어 달라고 했지만 가능한지는 모르겠다.

날을 따내는 것은 마법으로 어떻게든 해볼 생각이다.

그리고 그 날에 열처리 대신 샤프니스 마법을 어떻게든 걸어볼 생각이다.

머릿속으로 궁리해 보고, 자신이 가진 톱, 제르넨에서 여러 종류의 톱을 구하거나 살펴 보았다.

그렇게 원형톱을 주문하면서 그걸 이용하기 위해서 궁리를 했다.

그런 후 축력으로 그 원형톱을 잘 돌리기 위한 설비를 구상해 만들었다.

‘나중엔 물방아간의 힘을 이용해도 되겠다. 아아, 참! 동력을 연결했다 끊었다 하는 장치도 필요하지. 그걸 뭐라더라...클러치?’

그러고 생각해보니 장진오의 예전 기억에도 그런 것이 있었다.

방아간에서 피대를 이용해 휠을 돌리는데 그 휠이 고정된 축을 돌려다 멈췄다를 할 때 사용하는 것도 일종의 클러치였다.

‘자동차는 발로 밟는 거였고, 그건 손으로...옆으로 밀어서 맞닿아있던 양쪽을 떨어뜨린 건가?’

기억을 더듬으며 이리저리 그 원리에 대해서도 궁리를 해보며 몇 장의 설계도를 그렸다.

‘뭘 하나 하려면 그 전에 준비해야 할 것이 너무 많네. 고작 온수실 하나 만드는데 클러치와 톱까지 만들어야 한다니!’

그렇지만 한 번 만들어 놓으면 앞으로 두고두고 쓸모가 많을 것은 사실이다.

‘판자를 쉽고 빠르게 만들 수도 있으니까. 누구 집을 짓거나 한다면 나무 팔아먹기는 좋겠다.’

도끼나 쐐기를 이용하여 쪼갠 널판지는 효율이 좋지 못하다.

그걸 다시 다듬고 대패로 한참을 밀어야 한다.

그래도 아주 맨질거리는 판자는 만들기가 어렵다.

두께도 엄청나게 두꺼워 지고.

각목도 만들기 어렵다.

‘사실 이런 건 대도시 근처에서 해야 주문이 많을텐데.’

머릿속으로 궁리해서 그걸 기록에 남겨 둔다.

나름대로 규격을 정해놓으려는 것이다.

판자, 각목으로 구분해서 넓이와 두께와 길이를 정해두었다.

규격 외의 것은 두었다가 자기 필요한 곳에 대충 잘라 써먹으면 그만이니까.

‘어어, 그러고 보니 원형톱이 아니라 띠톱이었던 건가?’

원형톱을 주문해 놓고 궁리하던 끝에 한 가지 실수를 알아차렸다.

목재를 이용해 판자와 각목을 만드는 것은 원형톱이 할 일이 아니다.

원형톱은 대부분 자르는 용도로 쓰는 것이 많다.

나중에 다듬어서 가구를 만들거나 할 때는 필요하지만.

길고 두꺼운 통나무를 켜서 두껍거나 얇은 판자를 만드는 것은 띠톱이었다는 걸 나중에야 기억해 냈다.

별 수 없이 미리 설계를 해두었다.

하루 날을 잡아 저녁에 미리 몰래 마을을 떠나 아침에 제르넨에 도착했다.

띠톱을 주문해놓고 다 만들어진 원형 철판을 받아 원하는대로 만들어졌는지를 확인했다.

띠톱은 더 만들기 어렵다.

철이 그냥 무쇠나 강철이 아니라 스프링강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게 아니면...직소처럼 왔다갔다 하도록 해야 하나?’

직소라는 것은 직선의 톱이란 의미일 것이다.

아닌가?

jigsaw인가?

그렇다면 실톱이라 해야 하나?

Jig가 상하로 급격하게 움직이다, 뭐 이런 뜻이니까 맞을 것이다.

대장장이와 한참 얘기 했지만 철판을 휘도록 만드는 것은 어렵다고 한다.

아예 휜 모양으로 고정하는게 아닌 다음에야.

낭창낭창, 휘청휘청하게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단다.

결국 포기했다.

직소처럼 사용하기 위해 원형 철판 만드는 것처럼 길이를 1.2~1.5미터 정도의 철판으로 이러저러한 모양으로 만들어 달라고 주문을 했다.

이것도 다 만들어지면 가져다가 날을 따내고 열처리를 한 후에 사용할 것이다.

양쪽을 고정할 수 있게 구멍을 내도록 요구했다.

그걸 꽉 물린 후 장치를 위아래로 빠르게 흔들어주도록 하면 될 것 같았다.

‘그러면 직소처럼 잘라낼 수 있겠지.’

만들어 놓은 걸 가져다 날을 따내는 것도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었다.

‘무려 마법으로 일을 처리하는데도 말이야!’

속으로는 비명이 나올 지경이지만 이를 악물고 참았다.

스스로 자초한 일이었으니까.

그렇게 원형톱과 상하로 움직여 켜낼 장톱이라 이름 지은 톱을 만들었다.

그것 말고도 초생달처럼 휜 날을 가진 껍질 벗기는 목공구도 만들었다.

수동으로 구멍을 뚫을 수 있는 드릴도 만들었다.

드릴 날이 문제였을 뿐 나무로 만들 몸체는 큰 문제가 아니었다.

열처리를 한 드릴 날.

그 외에도 여러 종류의 목공구를 철로 만들었다.

그걸 성질변환 마법을 통해 강철로 바꾸는 것이 더 큰 문제였다.

깍귀, 대패와 대팻날, 나무를 집는 도구들을 만들었다.

그러면서 든 생각은 전기, 에어컴프레셔, 타카 같은 장비들이었다.

회사를 운영하며, 공장을 만들고 수리하고 증설하는 과정에서 알게된 공구와 연장들.

그때는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얼마나 엄청나게 유용한 도구들이었는지, 얼마나 아쉬운지 모를 지경이었다.

그래서 전동공구 같은 것은 몰라도 수동 연장들은 최대한 만들고 좋게 개량하자는 생각이었다.

마법으로 강화하고 날에는 샤프니스 마법을 걸어두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상시 걸어둘 필요까지는 없다.

그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쓸 때마다 필요한 마법을 걸어주고 시간 지나서 마법이 풀리면 또 걸어주며 사용하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이다.

전문 목수가 아니니까.

원형 톱의 톱날 역시 필요할 때마다 걸어서 사용하도록 해두었다.

그냥 사용해도 되겠다.

그렇지만 샤프니스 마법을 걸어두면 아주 깨끗하게 잘리고, 힘도 덜 든다.

아무리 축력이지만.

소를 연자방아에 매고 돌려준다.

굳이 빠르게 힘들게 돌릴 필요는 없다.

그냥 돌려주기만 해도 기어비의 변환으로 엄청나게 빠르게 톱을 돌린다.

“형, 좀 이상해.”

“뭐가?”

목재를 가공하는 작업실에서 연장들을 이용해 숙달시키는 중이었다.

존슨도 낯선 연장들이 많아서다.

제티가 자기도 도구들을 만져보고 사용해 보다가 존슨에게 말했다.

“형은 되게 쉽게 쓱쓱하는데...왜 난 어렵지?”

“어, 그야 형이 나이도 더 많고, 체격도 더 크잖아? 요령도 좋고 힘도 좋은 거지.”

“그런가?”

제티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형은 되게 쉽게 슥슥 하는 것 같았다.

톱과 연장들이 갖춰지면서 서서히 재료 준비를 하고, 밑작업들을 해두었다.

우물 아랫쪽에 실측을 하고 기둥 세울 곳, 물이 들어올 곳과 나갈 곳을 정했다.

어떤 구조로 만들지도 다 구상해 두었다.

난방, 보온, 방수, 급수, 배수가 이루어져야 한다.

건물 내부 또는 건물에 붙여서 만들려 했지만 결국 포기했다.

별도의 건물을 짓기로 한 것이다.

연장 말고도 필요한 것은 무수히 많다.

석회석, 황토, 돌, 송진, 콩기름, 종이, 기름종이, 그리고 여러 규격의 목재들이 필요하다.

좋기야 철골구조로 골격을 세우고 보온재로 두르면 가장 좋겠지만 철이 귀한 세상이다.

연장을 만드는 쇠를 구하는 것도 그래서 시간이 오래 걸린 것이다.

철 자체를 다른 영지에서 구입해 와야 했으니까.

대장장이의 말이니 100% 믿을 수는 없겠다.

아무리 철이 귀해도 그까짓 연장 몇 개 만드는데 철이 모자라 다른 곳에서 사와야 했다니.

다른데 쓰고 남은 철로 만들다가 좀 모자랐다면 모르겠지만.

가로 5미터, 세로 9미터 높이 3미터의 건물이다.

어마어마하다.

본채 보다 더 크다.

본채는 4.5미터 7미터였으니까.

본채 보다 더 크고 넓은 목욕탕이다.

이름하여 온수실.

이래놓고 여차하면 본채 허물고 새로 짓던지.

존슨은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이렇게 커진 이유가 있다.

벽을 두껍게 만들고, 창문도 여러 겹으로 달아놓을 것이라서 그렇다.

보온을 잘 하려는 의도다.

계획을 세우고 준비하다 보니 이래서는 이번 겨울에 제대로 써먹지 못할 것이 분명했다.

결국 제티가 쓰던 방을 먼저 개조하기로 했다.

‘이거야 말로 두 번 일하는 것인데! 그렇지만 어쩔 수가 없네?’

제티방과 거실 사이의 벽을 잘라냈다.

어차피 나무로 지은 집이라 겉을 뜯어내고 잘라내면 끝이다.

거기에 황토흙에 석회를 섞은 것으로 벽난로를 만들었다.

벽난로 뒷벽이 제티가 쓰던 방의 한쪽 벽이 된다.

벽난로를 피우면 제티방은 저절로 뜨뜻해지는 구조다.

벽난로를 만들면서 그 안으로 파이프가 지나가도록 설치했다.

그 파이프는 제티 방쪽으로 흘러들어간다.

불을 피우면서 물을 사용하면 계속 온수가 나온다는 의미다.

파이프는 달랑 하나만 지나가는 구조가 아니다.

내장처럼 구불구불하게 수십 번 벽난로 내부 위쪽으로 설치한 것이다.

‘보일러가 이런 구조였지? 나중에 바닥 난방도 이런 식으로 해봐야겠다. 보일러가 별건가?’

원리는 그러했지만 열악한 환경이라 철파이프로 계획했다가 포기했다.

철로는 파이프 만드는 것도 어렵고 만들어도 너무 두꺼워진다.

그나마 구리가 가공하기 쉽다고 해서 구리로 파이프를 만들었다.

‘열에 녹지는 않겠지?’

나무를 태우는 것이라 구리가 녹을 정도는 아닐 것이다.

다만 연결부위가 늘어나서 물이 샐 수 있으니 그런 부분만 잘 만들면 된다.

파이프의 길이는 수십 미터나 된다.

수량은 충분할 것이다.

파이프로 흘러들어가는 물, 나가는 물, 받아놓고, 사용함에 따라 물이 흐르는 구조.

‘강제 순환 펌프가 있어야 할까? 그냥 쓰면 분명히 물이 졸졸 나올 수도 있는데.’

그 부분이 마음에 걸려 어떻게든 마법적으로 해결해보기 위해 애를 썼다.

결국 마나석 두 개를 투입하여 뜨거워진 물을 강제로 순환시킬 수 있는 장치를 만들었다.

제대로 된 기계는 아니라 덩치가 꽤 컸다.

그 장치가 만들어지고 나니 압력을 줄 수 있어 수도꼭지도 사용이 가능해졌다.

수도꼭지 만드는 것도 엄청난 기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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