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제로 귀농 당한 썰-42화 (42/74)

〈 42화 〉 16세 초여름(2)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h‍‍tt‍p‍‍s‎‎:‍‍/‍‍‎‎/‍t.m‍‎‎e‎‎/N‍ov‎‎e‍l‍‎‎‍P‍o‎‎‍rt‎‎‍a‎‎l

활도 가져가 당기고 놓는 훈련, 자세를 잡고 화살을 빼어 시위에 얹는 훈련도 했다.

그런 후에야 집으로 돌아와 씻고 식사를 했다.

존슨은 예전에 창고 뒤에 만든 작업장 말고 새로운 건물을 하나 짓고 있었다.

어떻게든 일거리를 만들어서라도 새로운 일을 벌였다.

집에 붙여서 짓고 문을 내어 연결하려는 것이다.

욕실 또는 온수실 겸 세탁실이다.

뜨겁고 찬 물을 연결하고 하수를 빼낼 수 있는 곳.

난방이 되어 따뜻한 곳을 만들 생각이다.

그래서 존슨이 생각한 것은 작두 펌프다.

어려서 많이 보았기 때문에 마법을 이용한다면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파이프도 있긴 해야 하지만 그건 모양이 단순하니 어떻게든 구할 수 있지 않겠어? 펌프가 문제지.’

무쇠로 만들어야 하는데 그 형태대로 만들어야 하는지를 고민해봐야 한다.

마을 대장장이 실력으로 만들 수 있을지도 알 수 없고.

마을 대장장이는 전업 대장장이는 아니다.

마을에 일이 있을 때 화로에 불을 피우고 쇠를 달궈 무르게 만들어 두들겨서 농기구를 수리하거나 만드는 부업수준의 기술을 가진 농부였다.

“무쇠로 뭘 만들어 달라고?”

“이렇게 생긴 겁니다.”

나무 판자에 숯으로 그린 그림과 나무로 만든 것을 가져갔다.

“으음...”

난생 처음 보는 물건이니 무엇인지 전혀 알 수 없다.

게다가 존슨이 모든 부속을 다 그려 가져간 것은 아니다.

몸통이 가장 중요하니 그것만 의뢰하려는 것.

손잡이와 볼트와 뿜어 올리는 것은 나중에 만들거나 자신이 만들 생각이었다.

비싸도 그게 보안을 위해서는 확실한 방법이다.

아니면 나중에 따로 의뢰를 하던지.

엇비슷한 것을 찾아서 대충 변형시켜 사용해도 무방할 것 같았다.

“딱 이 크기인거야?”

나무로 만든 몸통을 보며 물었다.

“그렇죠. 이건 나무지만 이걸 똑같이 무쇠로 만들어 달라는 겁니다. 물론 여기는 붙어 있어야 하고요. 만들기 위해서 쪼갠 것을 다시 붙인 것이니까요.”

처음 만든 것은 실패작이었다.

쇠를 녹이는 용광로가 아니라서 대충 선철만 녹여서 만들다 보니 이상하게 만들어진 것이다.

존슨이 실패작을 꼼꼼히 살펴보고 다시 수정하여 나무로 만들었다.

“음, 요 부분을 이렇게 만들라는 거구나. 여기는 이렇게 하고...알았다.”

두 번째 것은 성공했는데 확인을 해볼 수가 없었다.

파이프가 없었기 때문이다.

‘대롱이나 파이프라...’

얇은 철판을 구해서...만들어 보려고 생각해보니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파이프와 펌프를 연결하는 부분도 문제였다.

‘고무 바로 꽉 묶기만 해도 되는데. 용접도 어렵고. 젠장, 쉬운 일이 하나도 없네.’

파이프와 펌프를 연결할 궁리를 했다.

안에 물을 뿜어 올리는 것도 필요하다.

펌프질 할 손잡이 작두도 필요하고.

작두와 펌프를 연결할 볼트도 필요하다.

‘이런 것까지 제르넨까지 가야 한다니 막막하네!’

손잡이 작두야 정 안되면 나무로 만들어 볼 생각을 했다.

부러지면 또 새로 깎으면 될 일이니까.

볼트는 철근이 귀한 동네라 대장간에서 철봉 토막을 하나 구입하는 걸로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음, 이거도 그냥 곧은 막대로는 되지 않겠구나!’

작두 손잡이 역시 그냥 단순한 곧은 막대로는 해결 할 수가 없었다.

여름이 거의 지나가고 욕실 건물이 다 완공되고도 펌프는 여전히 완성하지 못했다.

생각보다 어렵고 복잡했다.

마법을 써도 실력이 부족하니 마음대로 척척 되지 않는다.

구조 정도는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조차 간단한 것이 아니었다.

욕실은 큰 나무통, 중간 나무 통, 작은 나무 통, 바가지와 대야, 아궁이, 큰 무쇠솥 여럿, 씻어서 올려둘 선반, 씻을 싱크대, 커튼, 조명까지 다 갖추었는데 막상 펌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결국 추수 전에 다시 한 번 제르넨에 다녀오는 일행에 존슨도 다시 끼어서 갈 수밖에 없었다.

필요한 것들을 다 챙겼고 마법동전주머니에 넣었다.

펌프와 파이프를 연결할 방식도 대충 고안을 해두었다.

새로운 방법으로 파이프를 만들 생각이었다.

파이프는 철판을 둥근 철봉이나 나무 봉에 대고 두들겨서 구부린 후에 맞닿는 부분을 녹인 쇳물로 붙이는 작업을 해야 한다.

존슨은 파이프를 만들 때 아예 한쪽은 암놈으로 반대편은 숫놈으로 만들어 달라고 할 참이다.

정확하게 딱 맞지 않아도 삼베나 질긴 로프나 천을 감고 단단히 조이면 될 것 같았다.

여태 이런저런 방법을 써보았고 제르넨에서 몇 가지 방법을 사용할 생각이었다.

존슨은 볼트, 작두 손잡이, 물 뿜어 올리는 국자, 암수가 파인 파이프 등을 각기 다른 대장간에 제작 의뢰했다.

머무는 동안에 충분히 만들 수 있다고 했다.

목공용 연장을 몇 개 더 구입했다.

톱을 구입했다.

이번에도 목공 길드를 방문했지만 처음처럼 까다롭게 굴지는 않았다.

좋은 활 시위도 몇 벌 구하고 잘 만든 화살도 몇 통 구했다.

날카로운 주머니칼도 구입했다.

화살을 만들 때 그런 칼이 아쉬웠다.

카타칼이나 면도칼처럼 작으면서도 날카로운 칼.

이왕 나온 김에 꼭 필요했던 것들을 구입했다.

충동구매는 아니었다.

오히려 처음 나왔을 때 구입한 것들 중에는 충동구매한 것들이 여럿 있었다.

자신의 느낌에 따른 것이었고 그 덕분에 마법동전주머니도 구입한 것이기는 하지만.

펌프에 관련된 것들을 제작 의뢰한 존슨은 잡화점 투어를 시작했다.

잡화점은 사실 중고품 매매상이다.

말이 잡화점이지 여행객들이 중고품을 팔고 여행을 떠날 사람들이 필요한 것을 조금 저렴하게 구입하는 곳이다.

그러다 보니 잡화점은 정말 다루지 않는 물품이 없을 정도로 온갖 쓰레기 같은 중고물품들로 가득하다.

잘만 뒤지면 좋은 물건을 싸게 구입할 수도 있다.

이번에 존슨처럼 적당한 부속품으로 쓸만한 대체품을 찾기에도 좋은 곳이다.

존슨은 이곳에서 철로 만들어진 각각 다른 굵기의 철봉을 구입했다.

두고두고 잘라서 써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주 정교하게 만들어진 낚시 바늘도 찾아냈다.

누군가 낚시를 좋아하는 마법사나 귀족이 소유했던 것 같았다.

존슨은 그곳에서 또 마법 책도 찾아냈다.

책은 비싸지만 마법책이건 일반책이건 크게 구분이 없는 것 같았다.

왜냐하면 재생해서 양피지를 재활용하는 용도로나 쓸만한 것이기 때문이다.

읽을 수가 없는 책.

읽을 사람이 없는 책의 운명이다.

존슨은 맹렬하게 마법 문자를 공부중이기 때문에 이 책이 라이트닝볼테이지 마법에 관한 책이라는 것을 알아 보았다.

물론 라이트닝볼테이지 마법은 3레벨의 마법이다.

때로 2레벨 수준의 마법사도 흉내는 낼 수 있는 낮은 마법이다.

그러나 존슨은 마음에 든다.

마법동전주머니 안에 든 마법서들은 대체로 높은 수준의 마법들이다.

기초서들 외에는 아직 존슨의 수준에서는 읽는 것도 버거운 그런 마법들.

그리고 라이트닝 볼테이지는 전격계 마법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전기의 발생, 전달, 유지, 이동 등에 관한 것들을 알아야 한다.

그걸 배울 수 있는 기초 마법서라는 뜻이었다.

책으로만 마법을 배울 수는 없는 일이지만 없는 것 보다는 훨씬 낫다.

‘맨땅에 헤딩하는 것 보다는 이렇게라도 알려주면 감사한 일이지.’

전기 문명에서 살던 장진오는 전기의 강력함, 전기의 편리함을 잘 알고 있다.

‘전기를 지속적으로 발생시켜서 그걸 저장했다가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면 정말 편안한 세상이 될텐데.’

문제는 그는 문과 출신.

전기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그렇지만 마법은 다르지. 전기가 문제가 아니라 의지와 힘이 문제인 거야!’

그래서 발견한 책이 더 반갑다.

혹시 이런 횡재수가 또 있을까 싶어 영주성 도시 제르넨에 머무는 동안 잡화점을 뒤지는 데만 사용했다.

출발 전날 대장간에서 완성된 부품들을 받았다.

또 가죽 가공하는 공장들에게서 펌프 안에 들어가는 부품에 사용할 가죽을 받았다.

딱 맞는 모양으로 가공하여 테스트를 해 보고 그 규격대로 여러 개를 만들어 달라고 한 것이다.

방수처리도 되어 있고 냄새도 제거해둔 것.

고무 같지는 않겠지만 최대한 그에 가깝게 만든 것이다.

정 안되면 빨리 마법을 배워서 인공으로 고무를 합성해볼까도 생각 중이다.

마법을 팍팍 펼치지는 못해도 그런 화학에 가까운 실험이나 개발은 가능할 것도 같았다.

말하자면 마법기술자?

실제로 마법엔 화학이나 물리적인 작용을 하는 그런 연구도 많다고 알고 있다.

마법 책은 더 이상 발견되지 않았지만 펌프에 사용하기 적당한 물건들은 다수 구했다.

원래 용도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외에도 다른 용도로 사용해볼까 싶어 딱히 용도가 없는 쇠붙이들도 조금 더 구입했다.

부품을 구입해 온 존슨의 작업은 곧장 팍팍 진행되었다.

여름엔 그다지 쓸모가 없을지 모른다.

여자인 일리나와 헤나는 여름에도 많이 쓸모 있다고 말했지만.

겨울에 제 위력을 보일 것이다.

온수실은 본채에 붙여 지은 것이지만 높이가 꽤 높다.

그건 존슨이 2층에서 펌프질을 할 것이고 그곳엔 커다란 물탱크 역할을 하는 물통이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목욕을 하기 위해서는 일단 펌프질을 한다.

2층의 물통에 물을 채우는 것이다.

그러면서 1층의 아궁이에 불을 피운다.

아궁이 위의 큰 솥에는 물이 가득하다.

온수실 또는 욕실은 우물과 딱 붙어 있고 펌프의 파이프는 수직으로 우물과 2층이 연결되어 있다.

‘자동 펌프면 좋겠지만, 그건 나중에.’

솥에 뜨거워진 물과 2층에서 연결된 파이프를 통해 찬물이 내려오면 그걸 섞어서 사용한다.

솥에서 뜨거운 물을 퍼내는 것은 바가지로 해야 한다.

하지만 물을 채우는 것은 2층의 물통에서 곧장 채울 수 있다.

때로 중간에서 물이 새거나 줄줄 흐르는 일이 생기기도 하지만 그럭저럭 고쳐서 사용하는 중이다.

일단 완성 후에는 다른 것 보다 보온에 신경을 썼다.

겨울에 사용하기 위해서다.

물론 다른 준비도 있다.

겨울엔 목욕커튼처럼 일정 구역을 두꺼운 천이나 방수처리 한 가죽 같은 걸로 둘러 찬 공기를 차단할 생각이다.

조명에 신경을 써야 하지만.

일단 설거지부터 따뜻한 물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또한 설거지한 물, 빨래한 물을 그곳에서 버려도 하수구를 통해 원래 더러운 물 버리던 곳으로 흘러 나간다.

파이프를 많이 만들어 온 존슨의 공로다.

그런 곳에까지 철 파이프를 사용하기에는 부담스럽지만 돈 많은 존슨이라 그냥 질렀다.

나중에 바꿀 계획이다.

오지나 옹기로 파이프처럼 만들어 그것을 통해 물을 끌어오거나 버릴 것이다.

존슨은 여자들을 위한 공간이라고 큰 소리를 쳐가면서 만든 욕실이 마음에 들었다.

샤워실이다.

사실 여자들은 더운 여름이라도 샤워를 하기가 불편하다.

그래서 더욱 욕실이 필요한 것이다.

‘욕실도 마법으로 어떻게 해봐야겠다. 무조건 마법을 안 쓰고 물리적인 법칙으로만 하려는 게 잘못이지!’

펌프 자체는 문제될 것이 없다.

일단은 그럭저럭 제대로 작동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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