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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로 귀농 당한 썰-41화 (41/74)

〈 41화 〉 16세 초여름(1)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h‎‎t‍t‎‎‎‎p‍s‍‎‎:‍/‍‎‎/‍t‍.‍‎‎‍m‎‎e‎‎/‍N‎‎‎‎ove‎‎l‍P‎‎o‍‍r‍ta‎‎‍l

한국에서도 시골이 싫고 농사가 싫어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죽을 때까지 살던 장진오였다.

시골은 부모님 살아 계실 동안 명절 때나 가는 그런 곳이 되어 버렸다.

그렇지만 여기서는 굳이 도회지에 나가 살고 싶은 생각이 별로 없다.

그가 다녀온 제르넨은 이 근동에서는 가장 큰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몹시 더럽고 아주 불결했다.

길거리에 가축들이 돌아다니고 말똥이 사방에 널려 있다.

인분으로 보이는 것도 많다.

‘영국 신사의 필수품인 우산이 이층에서 버리는 오물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는 얘기도 있으니 여기라고 다를 건 없지.’

이전엔 존슨의 집 안에도 닭이나 돼지가 돌아다니곤 했다.

처음 존슨으로 깨어나고 그걸 보며 너무 황당해서 한동안은 진짜 꿈인가 보다 그렇게 생각을 했었다.

존슨은 존 포우가 부상을 당해 아프면서 그걸 금지시켰다.

존 포우를 위해서가 아니다.

이때부터 아예 집안으로 동물을 들여오지 않을 결심이었다.

집에 낮은 울타리를 둘렀다.

집과 화단으로.

그 겉으로 텃밭을 포함하여 한 번 더 나무 울타리 담을 둘렀다.

닭이나 돼지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그리고 존 포우가 죽은 후에야 집을 대대적으로 청소했다.

오래 묵은 먼지, 그을음, 때를 벗겨냈다.

나무에 찌든 것은 대패를 빌려 싹 밀어냈다.

매일 먼지를 털고 비질을 하고 물을 뿌렸다.

바닥이 흙바닥이라 그 부분은 어쩔 수 없었다.

존 포우의 악몽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농사 일이 적을 때는 가족들을 대청소나 대대적인 정리에 몰아넣었다.

자꾸 몸을 움직이게 하여 딴 생각이 들지 않도록 했다.

잠자리에 누우면 바로 잠들도록 달달 볶았다.

존슨은 집을 새로 지어볼까를 열심히 궁리 중인데 아직 고민만 하고 있다.

왜냐하면 보온이나 난방 문제 때문이다.

나무로만 지으면 깔끔하기는 하겠지만 화재에 취약하고 습기에도 약하다.

난방이나 보온에도 몹시 취약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흙으로 지으려니 지금과 달라질 게 별로 없다.

돌로 짓는 것은 엄두도 나지 않는 일이다.

‘흙으로 기본을 짓고 내부는 나무로 마감을 하면...그럴 바에는 지금 집을 수리하는 게 낫지 않을까?’

궁리만 많지 실제로 움직이기는 어렵다.

농사일도 많은데 그런 대대적인 수리까지 하기는 불가능하다.

‘아예 몇 년 정도 기간을 두고 천천히 집을 짓는 것이 아니라면 살면서는 불가능한 일이겠지.’

좋은 방법이 없는지 고민해 본다.

현대 한국처럼 쉽게 집을 짓고 이사 가고 하는 그런 문화가 아니다.

여건도 따라주지 못하고.

존슨은 돼지에 신경을 많이 쓴다.

가장 돈이 되는 동물이다.

이곳 사람들의 주식에 가까운 가축이다.

닭이나 오리는 반찬이나 간식 같은 것이다.

돼지고기는 밀이나 보리처럼 주식에 가깝다.

새끼도 많이 낳는데 다 크도록 성장하는 것은 적다.

‘먹이 탓이겠지.’

먹이가 충분하면 더 많이 살아남을 것이다.

그러나 먹이를 충분히 대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겨울이 다가오면 여러 마리의 돼지를 도축할 수밖에 없다.

돼지는 곡물을 먹어야하기 때문이다.

곡물 때문에 사람과 말과 돼지가 먹이 경쟁을 해야 한다.

쓸모가 많은 말 보다는 돼지를 도축하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말은 어차피 달랑 한 마리 뿐이었다.

원래 늙은 말 한 마리였다가 겨우 암말 하나를 더 구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늙은 말이 죽어 버렸다.

그래서 도로 한 마리뿐이었다.

토끼와 닭과 돼지에 신경을 쓰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어디선가 본 기억이 나네? 돼지를 도토리 열매로 키운다고 하지 않았나?’

어디선 본 것인지 한참을 고민해도 확실하지 않았다.

‘쥐엄나무 열매로 돼지를 키우는 건 또 뭐지? 그것도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한참이나 생각한 끝에 스페인의 하몽이 도토리 먹여 키운 돼지로 만든 햄이라는 걸 기억해냈다.

‘후와, 힘들다. 정말 기억이 안 나네!’

그렇다면 방법이 있을 것 같았다.

존슨은 말이나 소를 키우는 목장 한쪽에 따로 울타리를 두를 계획을 세웠다.

산에서 싹이 난지 5~10년 정도 된 조금 작은 도토리 나무를 옮겨 심기로 했다.

그렇게 크지 않으니 마차를 끌고 가 제티와 둘이 사정없이 참나무를 캐 와서 심었다.

‘아직은 나무를 옮겨심기에 늦은 건 아니야.’

참나무는 엄청나게 크게 자라는 나무다.

좌우를 잘 벌려줘야 한다.

거리를 재서 간격을 맞춰 구덩이를 파고 소와 말의 축분을 채운다.

그 위를 흙으로 살짝 덮고 그 위에 산에서 캐온 오크나무를 심었다.

‘내년쯤부터는 여기에 도토리가 많이 열릴 거야. 돼지를 여기서 키우는 거지. 가을엔 그러고 다른 계절에는 어쩌지?’

그건 그것대로 생각해보니 막막했다.

‘돼지를 키우는 목장도 넷이나 다섯으로 나눠야겠다. 돼지가 좋아하는 풀이라면 뭐가 있을까? 배추 같은 것? 아니면 옥수수? 수수나 옥수수를 심어봐야겠다. 콩도 좋겠다. 아하, 콩 좋다! 한 곳은 그렇게 하고 다른 곳은 도토리 나무 심고. 나머지에는 수수나 옥수수 심고. 감자는 없나? 돼지 감자는 어떨까? 돼지 감자니까 돼지가 좋아할까? 참마나 둥글레는 어떻지? 돼지가 칡뿌리도 잘 캐어 먹는다는데. 아냐, 그건 멧돼지였나?’

생각이 끝이 없다.

기억을 쥐어짜도 농사에 대한 것은 별로 기억나지 않는다.

‘그러고 생각하니 유럽에선 돼지를 이용해서 튀러프도 캐낸 것 같은데...그게 뭐라더라...아아, 송로 버섯이었던가? 그거 석회질 땅에서 잘 자란다고 했던가?’

돼지 하나로 별별 기억을 다 쥐어 짜내고 있었다.

햄 만드는 법, 육포 만들기, 염장 돼지 고기에서 돼지 갈비까지 별별 생각이 다 났다.

“형, 그런데 갑자기 왜 산에서 나무를 캐오는 거야?”

제티로서는 산에 흔한 나무인데 캐오니 좀 이상했다보다.

“아아, 이건 오크나무잖아?”

“어. 그런데?”

“이거 몇 해만 더 자라면 도토리 열리거든?”

“응.”

“우리도 먹고 돼지도 먹고. 그러는 거지.”

“에에?”

돼지도 먹고 사람도 먹는다는 말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싫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토끼와 닭과 오리와 염소 등을 거의 다 팔았다.

에거시에게 받았던 것들을 포함하여 종자가 좋아 보이는 놈들을 제외 했다.

찝찝한 놈에게 받은 것은 빨리 처분하고 싶은 기분이다.

소도 딱 필요한 만큼만 남겨두고 다 팔았다.

그래봤자 돈으로 따지면 얼마 되지 않는다.

그저 곡식 많이 수확하는 철, 곡식 가격이 아주 쌀 때 곡식으로 대금을 받으며 팔면 훨씬 이익이다.

동물의 수가 많으면 일거리만 늘어나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일손이 부족한데 굳이 일거리를 더 만들 필요는 없었다.

밀이 쑥쑥 자라고 있다.

지난 해 가을에 심은 보리는 이삭이 패고 있었다.

올 봄에 뿌린 호밀과 귀리도 부쩍 자라고 있다.

존슨이 심혈을 기울인 콩밭에도, 수수밭에도, 조밭에도 쑥쑥 잘 자라고 있다.

존슨은 제티를 데리고 나무를 베고 있다.

톱을 구했다.

그걸 써먹는 중이다.

존슨이 사온 톱은 자르는 톱.

켜는 톱은 또 따로 주문을 해야 한단다.

당장 급한 것은 자르는 용도이니 이걸로 만족한다.

제티에게도 시켜보고 자신도 잘라 보지만 이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나무가 너무 굵으면 점점 톱질이 힘들어 진다.

쐐기를 만들어 그걸 망치로 때려 박아가면서 틈을 벌려둔다.

톱질을 해야 하니 이것도 혼자 할 일은 아닌 것이다.

둘이 번갈아 도끼질 하고, 톱질도 하고 쐐기도 박고 하면서 나무를 벤다.

너무 굵은 나무는 끌고 가기도 어렵다.

그러니 적당한 굵기의 나무를 고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도끼질만으로 나무를 벨 때에 비하면 그나마 쉬운 편이라고 제티와 서로를 위로했다.

벌채권을 회수해가라고 큰소리 쳤지만 촌장은 그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존 포우가 죽기 직전에 일단 그동안 쌓인 외상에 대해서는 거의 해결을 했다.

아직 각서만 쓰고 받아내지 못한 집은 몇 곳 있다.

그들에게서는 애초에 받는 것 자체를 반쯤은 포기한 집들이다.

너무 어려운 집들이다.

존슨의 처지보다 더 나쁜 곳들이다.

그리고 존 포우가 죽은 후로는 아직 땔감을 외상으로 줘본 적이 없다.

이제는 촌장이 가라는 집으로 가서 돈 안주면 도로 싣고 온다고 단단히 일러 두었다.

그리고 한 집은 촌장이 가라고 했는데 외상 얘기를 했다.

촌장에게 곧장 가서 돈 내놓으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 자리에서 받지는 못했지만 얼마 후에 어떻게든 해결을 받았다.

이제는 되도록 외상은 주지 않으려 한다.

외상 얘기 나올 때 마다 존슨은 벌채권 내놓겠다고 했다.

존슨 입장에서는 벌채권 반납하고 자기 집에서 소용되는 것만 잘라도 된다.

더구나 존슨은 산도 소유하고 있다.

거기까지 가서 나무를 베어오기에는 좀 멀지만.

그래서 벌채권을 반납해도 괴로운 건 존슨이 아니라 촌장이고 마을 사람들인 것이다.

‘마법동전주머니 안의 돈주머니 말고는 정말 달리 돈 벌 길이 없나?’

생각해보니 그건 그렇지 않다.

자신은 작은 점포에서 시작하여 중소기업을 일으킨 사람이다.

‘아무 것도 가진 것 없는 가운데서도 기업을 세우고 운영했는데 이 정도면 정말 많이 갖춘 것 아닐까? 집도 있고 농장과 농토도 있고. 뜻밖에 엄청난 돈과 마법 물품도 생기고. 이런데도 돈을 못 번다면 그건 장진오가 아닌 거지.’

이렇게 생각하니 자신감이 팍 생겼다.

그저 일이 힘들어서 잠깐 정신이 나갔었던 모양이다.

그리고 제대로 다 갖춰져 있으니 마음이 풀어져서 악착같이 달려들지 않은 것 같았다.

‘존 포우가 살았을 땐 그놈만 사라지면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그러고 난 후에도 별로 변한 건 없잖아? 역시 사람 마음은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다더니, 나도 남들과 다를 바 없는 사람인 것 같아!’

스스로에게 반성하는 존슨이었다.

돈주머니에 든 돈도 돈이긴 하지만 자기가 번 것은 아니다.

자기가 벌어야 성취감이 생기는 거다.

길거리에서 돈 주웠다고 성취감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마법 동전주머니는 길 가다 주운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그러니 성취감을 위해서도 돈을 벌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어 고민을 했다.

‘뭘 고민을 하고 자빠졌어!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되지.’

누구에게 공표하고 움직일 일은 아니다.

그저 자기 스스로 그렇게 마음먹은 것일 뿐.

자기 하고 싶은 대로 움직이면 되는 일인 것이다.

존슨은 더 일찍 일어났다.

예전처럼 개울까지 달렸다.

한동안 쉬었지만 새로이 시작하는 마음으로 작정을 한 것이다.

몇 킬로미터를 달려 몸을 데운 후에 줄넘기를 한다.

그런 후에 쉐도우 복싱으로 복싱 훈련과 태권도를 연습 한다.

그렇게 뛰어서 목장으로 가면 동물들 말고는 아무도 없다.

거기에서 목검을 휘둘렀다.

진검도 있지만 남들 눈에 띄면 곤란하니까 목검을 만들어 사용 중이다.

베고 찌르고 휘둘렀다.

보릿짚으로 허수아비도 만들어 세웠다.

창도 가져가 찌르고 또 찔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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