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은 순백의 공간이었다. 사방의 벽은 이음새가 없는 흰색이며, 중앙에 자리잡은 제단은 눈으로 만든것처럼 새하얗고, 이 방을 채우는 빛도 역시 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공물을 바쳐라" 어디선가 방안에 울려 퍼지는 목소리. 활짝 열린 양문형의 문, 그 어두운 통로의 건너 편으로부터 사람의 열이 들어온다. 흰 방과 같이, 그 사람들도 또 흰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