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의 절반이 들끓었던 영토 전쟁이 끝난 후로 십 년. 종전의 영웅, 아이작 메저린의 영지에 순금을 녹인 인장이 박힌 문서가 날아들었다. 아직 결혼도 안 한 외동딸 클리샤 메저린에게 보내온, 황제의 <이혼서>. 느닷없는 이혼으로도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인데, 황실 규범에 따라 10년간 유배를 가라니? “다들 제정신이야? 나는 아직 결혼도 안 했는데에에! 무슨 이혼이야아악!!!” 그럴 수는 없지, 수도로 가서 제대로 따져 봐야겠어! 하지만, 자신만만했던 처음 계획과는 달리 상황은 계속 꼬이고, 얽히고설키기 시작하는데? * * * 겨우 시간에 맞게 도착한 클리샤는 말문이 막혔다. 은행이 닫혀서도, 블랙 카드가 막혀서도 아니었다. 눈앞의 저건, 은행 정문 양옆으로 수십 장은 붙어 있는 저건… 그 말로만 듣던 현상 수배? 「★★황실 긴급 수배 발령★★」 > 이름 : 클리샤 메저린. 21세. > 특징 : 붉고 긴 머리카락. 아몬드색 눈. 젊은 여성. > 죄수번호 : 3358 > 혐의 : 현재 탈옥 및 도주 중. 그 외 다수의 중범죄 혐의 조사 중 > 특이사항 : 무력이 강하므로 시민들은 각별히 유의할 것. > 현상금 : 50만 루엘. ※ 건물 100채 정도의 가격 클리샤의 눈이 하얗게 산화했다. ‘어떡하지? 폐하를 뵙기는커녕, 나… 집에는 돌아갈 수 있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