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사(淫祀)가 금지된 조선시대. 남쪽 섬 판관으로 새로 부임한 ‘서 연’은 고을 사람들이 구렁이를 섬기고 해마다 사람을 제물로 바친다는 말을 듣는다. 이 허무맹랑한 말에 분노한 연은 뱀 굴로 찾아가지만 그곳에 살고 있던 거대한 구렁이에게 공격을 받는다. 그런 그 앞에 구렁이에게 제물로 바쳐졌던 여인이 나타나 요술을 부리며 구렁이를 무찌른다. 투둑, 투둑. ‘……사람인가?’ 구렁이의 사체가 떨어지는 동굴 안, 연은 자신을 구해준 여인을 홀린 듯 쳐다본다. 여인의 붉은 머리가 연의 눈에 가득히 들어온다. 아마.... 이때부터였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