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포식자처럼 느긋하게 핥은 수하가 고개를 기울이며 입술을 포개려 했다. 혜민은 최대한 상체를 뒤로 뺐다. 등줄기로 진땀이 흘러내린다. 계속해서 들려오는 외부의 소음이 그녀를 불안하게 했다. 절대로 들켜서는 안 된다. 제 인생의 안녕과 평온을 위해서라도 절대! “지, 집에서.” 입술을 잘근 깨문 그녀가 협상안을 내놓듯 심상찮게 속삭였다. 그러자 시종일관 나른했던 그의 눈동자가 일견 빛난다. “집?” “응. 퇴원시켜 줄게. 그러니까…. 집에서.” “이어 나가자?” 약오른 마음에 그의 어깨를 밀었다. 하지만 결국 빠져나가지는 못했다. “싫어.” 투명하게 젖은 입술에 몇 번이고 입맞춘 그가 입꼬리를 휘어 올리며 다시금 몸을 겹쳐 왔다. “싫다고, 못 기다려. 여보.” 송림대학병원 레지던트 4년차 송혜민, 불쑥 찾아온 톱스타 이수하로 인해 인생막장의 위기에 처했다. 은밀하고 아찔하며, 아득하리만치 사랑스러운 나의 동거인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