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신, 그리고 신이 된 죄인들의 이야기. 태초에 하늘과 공허가 존재했다. 하늘은 자신을 찢어 해와 달을 빚고 공허를 부숴 별과 구름, 땅과 바다를 일궈냈으며, 하늘의 남은 부분으로는 동물을, 갈 곳을 잃은 공허를 모아 인간을 만들었다. 그중 하늘을 똑 닮은 인간은 남은 공허의 주인이 되어 원체의 죄를 주체하지 못해 세상을 혼란하게 만들기 일쑤였다. 하늘은 특히나 죄가 깊은 인간을 직접 심판하여 속죄하게 했으니 그 속죄란 인간을 신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인간에서 기록의 신이 된 우르술라는 자신의 천형을 완수하기 위해 인간들을 살피고 기록을 시작한다. 우르술라의 시선으로 담담히 기록되는 인간들의 삶과 죽음, 그리고 한때 인간이었던 신들의 사연까지 모든 것을 담을 ‘대백과’의 첫 장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