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면 나라의 주인이 바뀌던 전국시대. 농사를 짓던 쟁기 대신 썩은 창 한자루 쥐고 내몰린 전쟁터. 세가 자제의 군역을 은자 석냥에 팔려 대신 치루는 전쟁노예 군노(軍奴)의 신분으로 전쟁터 맨앞줄에 세워진 개같은 운명. 귓전으로는 대나무에 철촉을 끼운 화살이 소름끼치는 소리를 내며 날아 다닌다. 화살 끝에 달린 꿩깃이 바로 그 귀곡성의 주인공인데 말그대로 ‘죽음을 부르는 소리’다. 보통 백팔십 보 거리에서 쏘는데 이게 처음에는 허공 한쪽에 보일듯말듯 가물가물하다가 순식간에 소름끼치는 소리와 함께 몸에 날아와 박힌다. 죽고 또 죽고. 이백사십팔 번을 다시 살아난 끝에 주인을 대신하여 신분을 숨긴 채 무당파에 입문하는 청풍. 오래전에 실전되어 아무도 익힌 자가 없는 전설의 ‘양의문검(兩儀紋劍)’에 도전하는 청풍. 버러지같은 농꾼에서 전쟁터 칼받이, 초식이라곤 쟁기 휘두르는 것 밖에 모르던 일자 무식쟁이가 전설의 무당칠검(武當七劍)에 올라 무림의 명숙(名宿)이 되어가는 파란만장한 일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