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티아노의 왕녀 레니아. 그녀의 꽃처럼 행복했던 시절은 클로비스 제노프 공작과의 결혼으로 모두 망가져 버렸다. "레니아 제노프에게, 클로비스 제노프 공작 시해 죄로 사형을 선고한다." "저는 결백해요. 하늘에 맹세코 저는 사랑하는 남편을 죽이지 않았어요!" 애달픈 절규에도 지옥 같은 현실은 변하지 않았다. 이제 남은 건 죽음이라는 신의 축복 뿐... 모든 걸 망각하고 신의 품 안에서 안식을 찾기 위해, 그녀는 자신의 목덜미에 칼을 찔러 넣었다. 하지만 신은 절박했던 그녀의 마지막 소원조차 들어주지 않았다. 그녀가 가장 행복했었던 18번째 생일 날, 피로 얼룩진 기억들을 여전히 간직한 채로 다시 돌아왔다. '다 뜯어고치겠어. 그들의 손에서 놀아나, 비틀어졌던 내 과거를 바로잡기 위해. 그리고 무엇보다... 절대 클로비스와는 결혼하지 않을 거야.' 바꿔야만 했다. 아무것도 몰랐던 순진한 자신을, 그리고 그녀로 인해 죽음을 맞이할 그 남자와의 결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