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기가 다 지날 때까지 정해진 혼인을 미루던 정염은, 상대 집안의 압박에 못 이겨 곧 혼례를 치를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다. 그러나 이미 정염에겐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재가 있었다. 자신의 하나뿐인 동생이자 정인이며, 자기 손으로 모든 것을 빼앗고 가둬버린, 정염이 바라는 전부. 춥기만 한 겨울, 가물어버린 봄을 그리는 정염은 오늘도 동임의 방으로 향한다. "어떠세요, 형님? 내 여인과 혼인하는 기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