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패러디 소설에 빙의했다. 무려 삼국지 주인공들을 미화한 BL소설에! 삼국 통일이고 뭐고 여기가 꽃밭이니 고운 얼굴들 구경이나 좀 하고 싶다만 세계관 최강 미친놈이라는 여포가 눈앞에 나타났다. “고개 돌리지 마세요. 다른 이를 보시면 그게 누구든. 눈에 담는 이는 전부 죽일 것입니다.” 얼굴이 미쳤다고 했지, 진짜 미쳤다고는 안 했는데...? 여포가 집착남이라는 말도 없었잖아요! 게다가 눈 돌아가게 고운 여포는 머지않은 미래에 죽는단다. 천하통일 누가 하든 모르겠고 어여쁜 여포나 보며 살고픈데, 머지않아 그가 죽는다니? 눈 돌아가게 고운 얼굴을 죽게 둘 순 없다. 여포의 사망 엔딩을 막아 보고자 바쁘게 돌아다니지만, BL소설 아니랄까봐 남장이 문제였을까, 책사 노릇이 문제였을까. 미래 따위 개뿔도 모르는데 웬걸, 꽃들이 나를 가지려 싸워 댄다. 삼국지에서 주인공은 유비 아니었어? 너네 갑자기 나한테 왜 이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