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도 죽고, 수도 죽는 피폐 BL 소설 <적막>에 빙의했다.
그것도 도망쳤다가 발목이 부러지고 유산까지 하는 오메가 굴림수 ‘서희민’으로.
아니나 다를까 정신을 차리자마자 원작수에게 복수심을 품은
차이헌에게 팔려 가는데…….
“왜 나 안 때려요?”
“……맞고 싶은가?”
다행히 그는 서희민을 끔찍이 사랑하는 아가리복수공이다.
현실로 돌아가기 위해선, 그를 살살 꼬드겨 해피 엔딩을 맞이해야 한다.
***
“형, 저 희민인데요.”
― ……너 지금 어디야. 죽고 싶어 환장했지?
분노로 활활 타오르는 거친 감정이 그대로 전해져 왔다. 여느 때보다 노기가 극점에 달해 있었다.
하나, 충분히 예상했던 반응이기에 차분히 그에게 대답했다.
“한 시간 뒤에 진료 끝나니까 데리러 와 주세요. 우리 호수 공원 가서 데이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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