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그에게는 한 가지 끔찍한 추억이 있었다. 자신의 단 하나뿐인 친구와 함께 떠난 여행, 그리고 그곳에서 겪은 비극. 실수로 오토바이에서 떨어진 자신을 걱정해주던 친구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한 후부터 그의 삶은 침체기, 그 자체였다. 어느 하나 특별한 구석도 없이, 그저 평탄하게 살아온 삶. 그러던 그가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우연을 계기로 마주하게 된, 죽은 친구가 주었던 오토바이의 열쇠. 물어물어 찾은 오토바이는 그 모습 그대로였지만 주인은 이를 팔 생각이 없는지 몇 날 며칠을 뻐팅길 뿐이었고 충동적으로 돌린 열쇠에 응답한 오토바이. 그는 자신이 왜 이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기 시작했는지를 이해할 수 없었다. 다만 그저 그래야 할 것 같아서. 그것이 유일한 이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