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해를 한 지 10년, 해적을 만나서 무인도에 버려졌다가, 다시 구원받은게.
해적선이었다. 탐험선의 항해사가, 해적선 안에서 살아가는 눈물어린 생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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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거 보이냐아아아!"
나의 외침에 물을 퍼내고 밧줄을 붙들고 낑낑거리던 선원들이 내가 가리킨 곳을 본다. 저 정도 거리에서 저렇게 선명하게 보이는 해일이면... 모두들 표정이 안좋아진다.
"표정 피고 새끼들아! ...이렇게 된 이상 뚫고 간다아아아!"
그리고 나는 조타륜을 조정하면서 배가 해일이랑 정면충돌하게 만들었다. 뒤에서 오는 바람이 있으니까. 충분히 넘을 수 있을거야. 가는 방향도 맞고!
"물건들 다 꽉 묶었다고 믿는다! 저거 넘으면서 덜렁거려도 되는 건 니 놈들 불알밖에 없어! 알았냐!"
마리아의 외침에 선원들이 킬킬거리면서 마음을 단단히 먹고 다가오는 해일을 바라본다.
"3... 2.... 1... 임펙트! 허리 숙이고! 엉덩이에 힘 빡 넣고!"
나는 외치면서 상체를 숙였고, 배의 앞이 확 들리면서 경사 비슷한게 생겨버리고, 배가 파도때문에 확 솟구치며 안쪽으로 바닷물이 한 가득 들어온다. 뒷바람이 밀어주지 않았으면 이대로 뒤집혔을거다. 가까스로 해일을 넘자 아번에는 배의 선두가 확 아래로 내려간다.
"재밌네 젠장!"
잔뜩 들어온 바닷물을 신경 쓸 여유도 없이 다시 배의 앞머리가 물에 잠겼다가 솟구치면서 다시 바닷물이 잔뜩 들어온다.
"다 퍼내라! 니들 이름을 까쳐먹어도 물은 퍼내! 팔 부러졌으면 이빨로 물동이 들고 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