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빙의물 #착각계로코 #오메가버스 #역키잡 #서브공 비스무리한 거 있음 #수만몰라주는집착광공 #여우공 #분리사망공 #수한정다정공 #경쟁자가많공 #지혼자육아힐링물찍는수 #저세상긍정수 #어쩌다산책수 #하하버스수 #눈치없수 #베타→오메가수 “레오. 날 기억하고 먼저 찾아와 줘서 고맙다. 진심이야.” “고마우면, 다시는 나한테서 멀어지지 않겠다고 약속해.” 친구가 쓴 중세풍 BL소설 속 악역으로 빙의했다. 이대로라면 메인공 레오나드의 손에 죽을 운명이라 살아남을 겸, 좋은 인맥도 쌓아둘 겸 그를 정성껏 먹이고 키워서 돌려보냈는데… 연락이 끊긴 사이 조금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채이. 내가 분명 도망가지 말라고 했을 텐데.” 몇 년 뒤, 작고 여리던 그 꼬맹이가 몰라볼 만큼 달라진 채 찾아와 있었다. [미리보기] “…채이. 많이 보고 싶었어.” “그러니. 고맙기도 해라.” “채이는? 나 안 보고 싶었어?” “나야 당연히 보고 싶었지.” 빈말이 아니다. 보고 싶으면 먼저 찾아오리라 믿었고 그러지 않는다는 건 바쁘거나 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했기에 섣불리 접근하지 않았던 것뿐이니까. 하지만 레오나드는 쉬이 믿기 어렵다는 듯 불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채이는 탄식과 같은 콧숨을 짧게 내쉬었다. 뾰로통해진 얼굴은 어딘가 옛 생각이 나서 제법 반가웠다. “레오. 날 기억하고 먼저 찾아와 줘서 고맙다. 진심이야.” “…….” 불현듯 레오나드가 채이 쪽으로 손을 뻗었다. 그 손은 채이의 뺨을 툭 쓸어 만지고 지나갔다. 자연히 손짓의 방향으로 흘깃 눈을 돌렸던 채이가 다시 레오나드를 올려다보았다. “그러면… 고마우면.” 레오나드가 눈을 살며시 내리떴다. 그러자 너풀대며 내려앉은 속눈썹이 보석 조각처럼 난연한 벽안을 반쯤 감추었다. 마치 그 시선 속에 녹아 있는 지독한 집착을 채이에게 보이지 않기 위함인 듯. “다시는 나한테서 멀어지지 않겠다고 약속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