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전자책은 기출간된 종이책(2014.04)과 동일한 내용으로 재출간 되었습니다.
* 6/25일자로 표지가 변경되었습니다.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레디메이드 퀸
무대의 막이 내릴 때, 나는 여왕Queen으로 서 있을 것이다.
<1막>
Readymade Queen Act Ⅰ. 구원과 기만
태양 아래의 화려한 세계, 그 주인의 자리를 둘러싼 아귀다툼.
누구도 돌아보지 않는 그늘에서부터 전조는 시작되었다.
“머리가 적갈색이군. 눈동자까지……. 황제의 색이라.”
백치로 유폐되어 살던 황녀 비올레타가 살해당하고,
허무한 생 그 끝에 단 하나 남은 것은 그녀의 시녀, 몰락한 귀족 영애 에비가일.
에비가일은 제게도 곧 닥쳐올 끝을 예감했다.
그 공작이 이렇게 말하기 전까지는.
“네가 저 황녀가 돼야겠다.”
<2막>
Readymade Queen Act Ⅱ. 비극적 결함
아무도 모르고, 아무도 경계하지 않았던 것들이 어느새 거대한 파도로 밀려온다.
모든 것은 그때로부터 이미 시작되었다.
“언젠가 갑자기 누가 뒤에서 내 어깨를 붙잡고,
내 원래 이름을 부를 것만 같은 그 불안을 어느 순간인가 잊고,
진실보다 착각이 현실과 더 가깝고,
그러다 내가 가진 전부가 정말로, 처음부터 다 내 것이라고 느꼈을 때.”
그러다 당신마저 내 것이라고 착각하게 되었을 때.
그때,
불안이 괴물처럼 머리까지 집어삼켰다.
<3막>
Readymade Queen Act Ⅲ. 영광의 파편들
노도처럼 산란하는 황실의 운명.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자가 황제의 관을 쓸 것이다—.
“더불어 5황녀는 가장 완전한 혈통과, 전 황태자가 죽고 없는 지금…….”
라키엘은 천천히 명료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가장 완전한 혈통.
그렇게 내뱉는 혀끝으로 기묘한 희열이 타고 올라왔다.
그것은 이미 세상 어디에도 없는 허구였다.
그들이 죽은 것은 그들이 선한 사람이었기 때문이 아니었다.
미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 미쳐 있기 때문에 이곳에 서 있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