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작품에는 강압적인 관계, 폭력적인 묘사가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구매에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주인공이 끊임없이 구르며 마왕을 무찌르는 판타지 소설 속, 악역의 몸에 들어왔다. 열심히 수련하고 돈을 모아서, 마왕에 의해 세상이 멸망하기 전에 안전한 곳으로 도망칠 생각이었는데… 빌어먹을, 정신을 차리고 보니 앞으로 몇 년 후 세상을 멸망시킬 마왕이 될 녀석과 친구가 돼버렸다. 그런데 이 녀석, 아무래도 친구 이상을 원하는 것 같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나도 이 자식이 그다지 싫지 않다는 점이다. * * * 나는 고개를 젓고 단호하게 놈을 막았다. 내가 너 그럴 줄 알았다. 빌어먹을 욕정의 노예 같으니. “말하는데, 앞으로 무투회 끝날 때까지 접촉은 안 돼.”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지?” “미친놈아, 허용은 무슨 허용이야.” “아예 널 만지지 않고 살 수는 없잖아.” “그럼 악수?” “포옹은?” “좋아, 포옹까지. 그런데 포옹하고 바로 풀어야 하는 거야. 끌어안고 비비적거리면 터트려버린다?” 어딜? 이라고 묻지 않고 놈은 순순히 두 손을 들어 올린 채 한 걸음 더 물러섰다. 아무리 마왕이라도 거긴 단련하지 못하겠지. “알아들었지. 씻으면서 건드리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같이 씻어도 돼. 그거 아니면 따로 씻는 거야.” “그렇다면 나는 나중에 씻는 게 나을 것 같다. 점점 더 버티기 힘드니까.” 뭘 더 버티기 힘든지 묻지 않고 나는 방긋 웃으며 욕실 문을 닫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