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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눈물에약하수 #이세계로왔지만침착하수 #공에게스며들었수 #원래세상에미련없수
“모든 걸 잃을 팔자구나!”
헛소리라고만 생각했던 무당의 말. 그러나 서호의 인생은 정말로 이전과 완전히 달라지고 만다. 가족, 친구, 집까지 모두 잃을 것이라던 말처럼 부모님을 잃은 그는 홀로 남겨지고, 부모님이 남겨주신 집에마저 이상한 현상이 발생하는데…?
‘정말 귀신인 건가?’
분명히 자신뿐인 집인데도 잠이 들면 울음소리가 들리고, 나중에는 벽에 눈까지 생긴다. 갈수록 선명해지는 눈과 울음소리에 서호는 지쳐가는데….
‘나를 만나러 와 줘.’
벽 너머의 세계에서 그토록이나 애절하게 우는 사람은 대체 누구일까?
[미리보기]
서호는 조금 더 벽에 가까이 다가가며 물었다.
“너는 누구야?”
마음이 조금 편안해지니 이런 말도 안 되는 짓을 할 여유도 생기는 모양이었다. 서호는 지금 스스로의 모습이 매우 이상하다는 걸 알았지만 계속 눈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언제부터 이곳에 있었어?”
답이 돌아올 리가 없다는 걸 알고 있으니 오히려 질문은 더 쉽게 나왔다.
“왜 나를 쳐다보고 있어?”
귀신이 현실에 영향을 끼칠 정도면 엄청난 무언가가 있는 게 아닐까 싶었다.
“지금 뭘 하는 건데?”
따진다기보다는 그냥 말 그대로 궁금한 것을 묻고 있는 거였다.
“왜 매일 울어? 왜 그렇게 슬퍼해?”
그렇게 쉬지 않고 울 수 있는 게 신기했다. 귀신은 잠도 자지 않는 걸까.
“나를 데리고 가고 나면 이제 슬퍼하지 않을 거야?”
말도 안 되는 감정인데 이쯤 되니 맨날 울기만 하는 귀신이 조금 불쌍하기까지 했다. 서호가 이 세상을 떠나는 걸로 더 이상 그렇게 울지 않는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을 정도였다.
물론 서호도 이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정상이 아니라는 걸 인지하고 있었다. 서호는 쓰게 웃었다.
“왜 계속 그렇게 우는지 모르겠어.”
이 정도 울었으면 원한이든 슬픔이든 가실 때가 되지 않았을까? 서호는 매일 밤 그의 귓가에 울려 퍼지는 울음소리가 사라지는 걸 상상해 봤다.
내일부터 갑자기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어떨까?
서호가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
“…사실 이제 네가 익숙해져서 사라지면 조금 서운할 것 같기도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