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교접점 (Lust)

그의 얼굴이 가까이에서 보였다. 조금 땀에 젖은 듯한 머리칼과 옷깃, 남자의 스킨 향이 섞인 향수 냄새, 그 가운데 미묘하게 나는 담배 냄새까지. 위험스러운 냄새가 났다. 그에게선.
나연은 제가 지금 하려는 일이 미친 짓인 것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 나아가고 싶었다. 한 번쯤 일탈이 필요하다면 그러고 싶었다.
눈앞에 있는 이 남자라면 일탈의 대상이 되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이상한 확신이 들었다.
나연은 두 손으로 그의 어깨를 찬찬히 짚었다. 이 남자에게 풍기는 위험한 페로몬을 헤치고 입술까지 가까이 다가갔다. 떨리는 입을 그의 붉은 입술로 갖다 댔다. 숨이 얽혔다. 분명 그녀가 먼저 가져다 댄 입술인데 꼭 강제로 범해지기라도 하는 듯 강한 중압감이 느껴졌다. 끌어당기는 중력을 벗어나지 못해 그의 궤도에 접어든 소행성이 된 기분이 들었다.
이대로 더 빨려 들어가 버리기 전에 물러서야 하나.
찰나 고민을 하는데 그와 눈이 마주쳤다. 그가 위태롭게 웃고 있었다.
“잘하네. 제대로 빨아 봐. 반은 섰으니까.”

회차
연재목록
별점
날짜
추천
13
외전 02. 그리고 Lust 0
2023-09-27   188
(5)
2023-09-27
0
12
외전 01. Lust 0
2023-09-27   184
(5)
2023-09-27
0
11
10. 불가결 0
2023-09-27   192
(5)
2023-09-27
0
10
09. 교접점 0
2023-09-27   188
(5)
2023-09-27
0
9
08. 흐트러진 진심 0
2023-09-27   216
(5)
2023-09-27
0
8
07. 태풍의 눈 0
2023-09-27   205
(5)
2023-09-27
0
7
06. 올가미 0
2023-09-27   198
(5)
2023-09-27
0
6
05. 무언의 계약 성립 0
2023-09-27   218
(5)
2023-09-27
0
5
04. 정사의 사정 0
2023-09-27   265
(5)
2023-09-27
0
4
03. 위험한 일탈 0
2023-09-27   287
(5)
2023-09-27
0
3
(5)
2023-09-27
0
2
01. 투숙객 0
2023-09-27   264
(5)
2023-09-27
0
1
프롤로그 0
2023-09-27   240
(5)
2023-09-27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