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아의 공주 발레리아는 고원의 부족장인 스카리 홀트와 정혼하게 된다. 스카리는 그녀와는 언어도 문화도 완벽하게 다른 미개한 야만인이었다. 한 마디로, 말이 안 통한다는 소리다. 그 사실만으로도 비참할진대, 설상가상 로리아인들은 파라윈에 도착한 당일 그들이 혼인빙자사기를 당했다는 걸 알게 된다. “신부라는 건 무슨 소리지?” 온다. 시작부터 뭔가 잘못됐다는 불길한 예감이. [래리 경, 지금 저 사람이 뭐라는 거예요?] [화, 확실하지는 않지만 공주님과 혼인도 하지 않을 거고, 지참금도 돌려주지 않을 거라 말하는 것 같습니다.] […양아치래요?] 하지만 가장 잘못된 건 제대로 된 통역사조차 없이 말도 안 통하는 외딴 고원에 덩그러니 남은 공주의 인생이다. [아니… 지참금은 돌려줘야 맞지 않아?] “……?” [……?] 이 경우 논리적으로 공주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 그나마 노즈윈드 따위로 시집온 유일한 장점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얼굴의 소유자인 스카리와 억지로라도 혼인하거나, 로리아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지참금을 돌려받고 돌아가거나. 당연히 공주는 돌아갈 생각이었다. 돌아갈 생각이었는데 이 남자… 자꾸 눈길이 간다. ‘이 야만인, 고, 공주를 꼬시려는 거야?’ 잠 못 드는 공주의 밤은, 그렇게 시작된다. 문명국 공주님의 고원 적응기 겸 로맨틱 코미디 겸 국제 연애의 혹독한 현실 체험 로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