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니 대한민국의 평범했던 우이준은
여사친의 BL 웹툰 속 악역수 ‘레브’에게 빙의하고 말았다.
이 악역수 ‘레브’의 운명은 죽음뿐!
그 사실을 기억한 ‘레브’는 어떻게든 자신의 죽음에서 도망가고자 한다.
이야기의 주인공 ‘황제 기옌’과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한 계약을 하고,
이야기의 주인수 ‘미셸’을 주인공 ‘기옌’과 엮기 위해 노력한다.
그렇게 두 등장인물의 ‘해피 엔딩’을 만들고,
운명의 그날이 오기 전 도망가리라!
…그런 원대한 꿈을 꿨지만, 어째서인지 일은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원작대로 악역수가 될 것인가,
이 사랑을 포기하고 조용히 도망갈 것인가!
악역수 레브는 오늘도 그렇게 도망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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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미치겠네.”
레브는 머리를 움켜쥐고 몸을 웅크렸다. 물론 황제가 좀 미치도록 잘 생기긴 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시선을 빼앗겼다는 걸 부정할 수 없었으니까.
“그래도 이건 아니지.”
아무리 생각해도, 몇 번을 생각해도 그랬다.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진짜 큰일이었다. 이러다 자신이 질투에 눈이 멀어 황제와 주인수의 사이를 방해하는 악역수가 될 거 같았다.
그런 건 정말 사양이었다.
‘어떻게든 둘을 이어 주자. 그러고 나는 빠지는 거야.’
그래, 그게 최선이었다. 자신이 사는 방법은. 그런데 왜 이렇게 몸도, 마음도 시리게 느껴지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