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라이벌 그만두겠습니다

해준이 운영하는 ‘요일’ 길드와 서버 1, 2위를 다투던 라이벌 길드 ‘어나더’의 길마, ‘흔적’이 갑자기 계정을 삭제하고 사라져 버렸다.
그렇게 한 달 후, 해준은 뉴비 ‘일휘일비’를 만나는데.

「일휘일비: 그럼 님 길드 들어가도 돼요? 저 도와주는거 보고 님한테 반했어요」
「오늘은일요일: 되겠냐고요ㅋㅋㅋㅋㅋ 님이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는데.」

거절하니 따라오고 죽여도 따라오고.
지금껏 만난 수많은 또라이들도 PK에서 구해 줬다고 저격하듯 따라다니지는 않았는데, 여러모로 대단한 뉴비였다. 인성질 1위가 흔적이면 2위는 쟤다 생각했지만……

“제가 그 유저에요. 일휘일비. 그리고 흔적도 나고.”
“……이 개자식아!”

허구한 날 싸우던 라이벌 길드 길마와, 반강제로 주운 뉴비가 모두 같은 한 명의 또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너무 감사해서요. 핸드폰 번호 좀 알려주시겠어요?”

게다가 알바하는 카페에서 갑자기 친한 척하는 단골 손님이 바로 그 또라이라는 것도.

“도해준 씨, 어제 저 사칭하는 사람 만났죠?”

적대 길드 길마로도, 올드비와 뉴비로도, 계속 진득하게 엮이는 두 사람의 끝은 어떻게 될까.

***

[서버] 일휘일비: 오늘은일요일 〈-이분 현재 위치 알려주면 1만골 우편으로 보내드립니다 제보주세요ㅎㅎ

화면 상단에 붉은 글씨로 뜬 서버 확성기 메시지를 보고서 두 눈을 의심했다.
“하…….”
상상도 못한 상황에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었다.
저 새끼 혹시 전생에 나랑 원수지간이었나? 아니면 예전에 나한테 된통 당한 누군가가 원한을 품고 부캐로 저러는 걸까? 그리 클린한 게임 인생을 살아온 건 아니라서 충분히 가능성 있었다.
“후우…….”
빡쳐서 쿵쾅거리는 심장을 최대한 진정시키고자 숨을 몰아쉬었다.
‘감히 돈으로 장난질을 쳐?’
그것도 뉴비 주제에?
제대로 된 돈지랄이 뭔지 내가 보여 준다. 비릿하게 웃으며 확성기를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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