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기생(寄生)

강태영과 난 한 지붕 아래 함께 사는 친구일 뿐이었다.
재준 형의 이름을 부르며 자위하는 걸 들키기 전까진.
“쌌어?”
오금이 잡히고 다리가 벌어졌다.
이제 시작이라는 듯 진하게 웃는 얼굴이 말했다.
-지옥에 온 것을 환영한다고.
*
“혹시라도 또 멍청한 짓 할 생각이 들 때마다 나를 떠올리게 될 거야.”
“…….”
“생각만 해도 좆이 터질 것 같아.”
“…….”
“그래서 하민아. 나는 네가 더 끔찍해했으면 좋겠어. 이렇게 된 이상 네가 날 좋아할 것도 아니잖아.”
강태영이 하는 말을 이해할 수 없어 눈만 끔뻑거릴 때마다 굵은 눈물방울이 얼굴을 잔뜩 적셨다.
“이러고 싶었어, 계속.”
“…….”
“참았던 거지.”
“…….”
“병신 같은 네가 빌미를 제공할 때까지.”
말을 마친 강태영이 젖은 볼을 손으로 부드럽게 닦아 주었다. 나는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하고 강태영이 하는 꼴을 지켜보고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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