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마법 왕국 꾸미기>, 일명 <마.왕.꾸>라는 게임이 있다.
이 게임의 고인물인 나는, 세계 최초로 지금까지 아무도 보지 못한 흑막 엔딩을 깰 뻔 했는데…….
정신을 차려 보니, <마.왕.꾸>의 세계 안에 들어와 있었다.
그것도 내가 플레이하던 바로 그 흑막 캐릭터, ‘크로셀’의 외동딸 안젤리카로!
크로셀은 곧 나를 정략결혼 시킨 다음 죽일 것이 틀림 없다.
‘내가 게임할 때 그랬으니까!’
지금은 잠깐 착한 척하는 것 같지만, 사실 무시무시한 흑막이잖아.
두려움에 떨던 나는 틈을 타서 그에게서 얼른 도망치려고 했는데…….
그런데 가만 보니 크로셀이 어딘가 이상하다.
그가 허접한 사기꾼, 뻔뻔한 친척, 부패 시종장에게 3연속으로 돈을 뜯기는 걸 보고 나서야 난 깨달았다.
이 세계에 무시무시한 버그가 발생해서 크로셀이 착해빠진 호구가 된 게 틀림없다고!
나의 아름다운 최애캐가 이렇게 호구처럼 당하고 살게 내버려둘 순 없다.
크로셀을 다시 흑막으로 만들고, 빙의 전에 못 본 흑막 엔딩을 직접 확인하리라.
“자, 아빠, 따라 해보세요. 내 말을 거역한 자는, 크크큭…….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내 말을 거역한 자는……. 안젤리카, 꼭 ‘크크큭’ 하고 웃어야 하니?”
아빠, 기다려. 내가 세계 최고 흑막으로 만들어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