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혼술사 도로테아

단지 남들과는 다른 능력을 타고났다는 이유만으로, 가문의 번영을 위한 살아있는 인간 부적이자 액막이가 되어야 했던 재신. '걱정 마. 나는 네 오빠니까. 꼭 이곳에서 내보내 줄게.' 소녀가 기약 없는 약속을 기다리는 동안, 소년은 무럭무럭 자라 평범한 사람이 되어갔다. 약속을 잊고 다른 인간들처럼 그녀를 가두는 족쇄를 자처하는, 어리석은 사람으로. ‘사람의 마음은 참 간사하고, 쉽게 변하지.’ 진정한 자유란 누군가에게 기대어서는 올 수 없음을 그때 깨달았다. 영원한 해방을 얻기 위해 죽음을 선택한 순간, 그녀는 도로테아 에버리가 되어 눈을 떴다. “그거 알아요? 당신의 여동생이, 검이 가진 살(殺)을 먹어 주고 있었다는 거.”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 놓인 다리를 넘나들며, 혼을 다루는 혼술사(魂術士). 운명을 거슬러 닿은 낯선 세상. 그녀는 부여받은 새로운 생을 이어받기로 결심했다. 이 세계의 유일한 혼술사(魂術士), 도로테아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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