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역이 일어난 궁에 홀로 버려진 아드모어의 공주 이벨리나.
비참하게 살아남느니 명예로운 죽음을 택하지만,
저지당하여 적국인 세메스 제국으로 끌려가고 만다.
후유증으로 목소리를 잃고 의미 없는 삶을 이어 가던 그녀.
어느 날부터인가 묘하게 황제의 태도가 달라졌다.
“이런 작은 상처 하나 빨리 회복시키지 못하다니. 지나치게 허약하군.”
귀한 성수로 흉터 하나 없이 깨끗하게 상처를 치료해 주더니,
“다른 이에겐 관대하면서 왜 나에겐 가벼운 손길조차 허락지 않는 것인가.”
별것 아닌 호위 기사와의 스킨십에도 불같이 역정을 내고.
“설마 초라한 몰골로 짐을 욕보이려는 건 아니겠지? 이것들 전부 다 구입하겠다.”
적당히 옷을 골랐더니 상점 한 곳을 통째로 방안에 들여놓았다.
그리고 그녀를 찾아온 유일한 혈육 헤레나와의 조우.
“그래 맞아. 다 내가 한 짓이야. 그런데 그게 뭐가 나쁘지?”
“너만 없었으면 전부 다 내 것이 되었을 거야. 너만 태어나지 않았으면!”
사랑해 마지않았던 자매의 기만과 배신.
그 치 떨리는 오욕에 이벨리나는 복수를 결심한다.
‘받은 만큼 똑같이 대갚음해 주겠어. 고통은 지금부터 시작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