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명 높기로 소문이 자자한 임원 중 하나가 신임 상무로 왔다. 기피해야 할 블랙리스트 임원들 중, 상위권에 속하는 자. 하루아침에 그자의 비서가 되어 버렸다. 그리고……. “홍 비서가 잡은 겁니다. 내 발목, 홍 비서가 잡은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그와 하룻밤을 보낸 사이일 줄. 본문 中 “내가 알던 사람이랑 많이 닮았어요.” 알던 사람? 뜬금없이 훅 치고 들어오는 엉뚱한 말에 연희는 고개를 느리게 주억거렸다. “이름이 뭔지 궁금하지 않아요?” “…….” “해수.” 해준의 대답에 연희의 눈이 점점 커다래졌다. 그리고 이내 표정을 부드럽게 누그러트렸다. 미소 띤 그녀의 웃음 속에 말간 청량함이 깃들었다. “신기하네요.” “…….” “제 딸 이름이랑 똑같아요.” 순간, 여유만만해 보였던 그의 낯은 딱딱하게 굳어 갔다. 자칫 건드리면 부서질 것처럼, 아슬아슬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