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드래곤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용사들을 도와줬고,
우리는 생과 사를 넘은 진실한 동료가 되었다.
나는, 그렇게 믿었다.
하지만 그건 나의 착각이었다.
모두가 환호하는 저 자리에 나는 서 있지 못했다.
평민이었으니까, 귀족들로만 이뤄진 용사들 사이에 낄 수 없었다.
그렇게 나는 홀로 수도를 떠났고,
잠든 줄 알았던 드래곤이 눈을 떴다.
***
“코넬리아.”
한 남자가 애처로운 표정을 지었다.
“부디 돌아와 줘, 우리는 전우잖아.”
그의 말에 뒤에 서 있던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모두가 나에게 매달렸다.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른 이들이 가장 낮은 자리에 있는 내 앞에 무릎 꿇었다.
나의 시선이 가장 뒤에서 입술만 깨물고 있는 남자에게 닿았다.
남자는 아무 말도 없었다. 그저 애처로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볼 뿐.
나는 그들을 보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단 한 명을 제외하고 사람들의 표정이 단숨에 밝아졌다.
“응, 안 돌아가.”
나는 제국의 영웅들 앞에서 거칠게 문을 닫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