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흑막 남편과의 이혼에 실패한 것 같다

"남주이자 남편을 무려 10년 동안 스토킹 하다가 죽는 서브여주에 빙의했다.
당연히 살고 싶어서 진짜 여주가 나타나기 전에 곱게 이혼해 주려고 했다.
그런데 아직 어린 남편이 가문의 편견과 압박 속에서 아무도 모르게 은밀한 학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순간 그녀가 현대인으로서 가지고 있는 어른으로서의 책임과 의무감이 자극됐다.

***

에이든이 등을 돌린 채 자신의 팔을 꽉 쥐고 있었다.
손아귀 힘만으로도 팔을 뜯어낼 수 있을 만큼 강한 힘으로.
엘린이 조심스럽게 그의 이름을 부르며 말을 꺼냈다.

“내가 어제 말했지. 우리는 부부니까, 나는 네 편이라고.”
“…….”
“그러니까 괜찮아.”

주문처럼 위로를 속삭였다.
그리고 아주 천천히, 에이든의 떨림이 잦아들기 시작했다.

***

어른이 된 엘린은 진짜 여주인공이 나타나기 전, 에이든에게 이혼을 선언했다.
그러자 조금 전까지 웃고 있던 에이든의 얼굴이 돌변했다.

“이혼이라니. 절대 안 돼.”

에이든은 순식간에 이혼 서류를 갈기갈기 찢어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가루로 만들어버렸다.
그 상황을 바라보던 엘린의 입꼬리가 조용히 씰룩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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