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의 전 내가 집착하던 노예가 사실 황제가 될 남주란다. 더욱 기가 막힌건 내가 이복 여동생인 여주를 괴롭히다 남주에게 죽임을 당하는 악녀라는 것이다. 이대로 죽을 순 없지. “케인, 이제부터 네 주인은 내가 아니라 내 동생 릴리아야.” 남주와 여주를 붙여 놓기만 하면 다 잘될 줄 알았건만. “리즈 아가씨는 참 사람을 미치게 하는 재주가 있군요.” “……?” “제 주인은 제가 결정합니다.” *** 결국 남주는 무사히 황제가 되었고 나는 자유의 몸이 되었다. 가능한 멀리 떠날 계획이었다. 이 빌어먹을 세계관과 영원히 작별하기 위해. 막 성문을 벗어나려는 찰나. 철컥-. 헌병들이 기다란 창을 X자로 교차시켰다. "수배령이 떨어졌습니다." "수배령이라니, 대체 누가……." "황제 폐하께서 직접 내리셨습니다." 리즈는 눈앞이 노래지는 것 같았다. 이제 그만 저 좀 놔주세요, 폐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