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때문에 재벌가에 딸을 시집보내 버린 부모님.
아이 소식 없는 손자며느리가 못마땅한 시할아버지.
기우는 집안 출신인 동서를 무시하고 깔보는 형님들.
그리고, 이런 상황에 처한 아내에게 전혀 관심 없는 남편.
2년. 딱 2년만 버티면 저들이 있는 이 지옥을 나갈 수 있다.
그리고 오늘이 바로 그날이다.
“그동안 고마웠어요.”
“아…… 마지막 인사입니까?”
“네, 오늘이 이 결혼 계약의 종료일이니까요.”
이혼 서류를 건네는 유정의 미소는
희건이 건네는 또 다른 서류에 얼음처럼 굳어 버렸다.
“그럼 오늘 밤부터 당신은 새로운 계약을 이행해야겠군요.”
“……말도 안 돼요! 당신도 이 계약이 끝나길 기다렸잖아요!”
“내가 오늘을 기다려 온 건 사실입니다.”
평소와 다른 눈빛을 한 그가 한 발짝 더 다가왔다.
“그래야 성유정이 온전히 내 것이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