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개연성 말아먹은 수인물 엑스트라입니다

‘오, X됐다.’ 어느 날, 이 세상이 개연성 화끈하게 말아먹은 피폐 수인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거기서 내 역할은 악녀도, 여주도, 지나가는 엑스트라도 아닌, ‘남주에게 도륙당하는 수많은 수인 중 한 명’이라는 것도. 이를 깨달은 나는 결심했다. ‘튀자.’ 그래서 남주가 나를 죽이기 하루 전에 저택에서 빠져나가려고 했는데, “…털뭉치?” 남주가 우리 가문을 쓸어버리는 날이 오늘이라는 것을 몰랐다. 아. 인생. *** 검은색 털뭉치가 책상에서 용맹하게 뛰어올랐다. 퍽. 내 발이 결 좋은 은빛 머리카락을 강타했다. 남주의 앞머리였다. 그가 자신의 이마를 만지작거리며 피식거렸다. “오 10점 만점에 10점 드립니다.” 뒤에서 들리는 그의 보좌관 목소리를 배경으로 삼아 나는 절망에 빠졌다. 망할. 내 인생. 키워드 : #애기고영여주 #사업가여주 #수인물 #백호남주 #집사 #원작여주는여주꺼 #집착남주 #능글남주 #다정남주 #곱게미친남주 #원작파괴 #여주남주티키타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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