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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물의 던전 사냥-125화 (125/126)

제 125화

기시감

지친 상황에서 모두를 물러나게 만든 이유는 바로 내단 때문이었다.

나가의 수호신을 잡고 얻은 내단.

소진한 내공을 모두 회복시켜줄 뿐만 아니라 나한신공의 성취까지 올려줄지도 몰랐다.

되도록 나중에 사용하려고 했던 물건이었다.

하지만 우두머리로 보이는 놈이 나타났으니 굳이 아낄 필요가 없었다.

[나가 수호신의 내단을 흡수하였습니다.]

[건곤대나이의 공능이 영향을 끼칩니다.]

[흡수되는 기운의 효율이 증가합니다.]

다시 한번 건곤대나이가 도움을 줬다.

내단을 흡수하기 무섭게 단전이 빠르게 차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5성에 머물러 있었던 나한신공의 성취가 올랐다.

[나한신공의 성취가 6성이 되었습니다.]

히드라의 내단을 흡수했을 때와 비슷한 상황이었다.

순식간에 신공의 성취가 오르고, 단전이 커졌다.

대부분이 예상했던 효과였다.

오히려 내단의 효과는 그의 예상을 뛰어넘고 있었다.

‘힘이 넘치잖아?’

건곤대나이의 공능까지 더해지면서 그의 몸이 미증유의 힘을 모두 품지 못했다.

이대로라면 단전이 터져버릴 것 같았다.

그게 아니더라도 샘솟는 내기를 이대로 흘려보내기에는 너무 아까웠다.

쿠웅!

이문후는 바닥을 밀어내며 언데드들의 향해 달려갔다.

순식간에 놈들을 파고든 그는 흘러넘치는 기운을 봉에 담으며 그대로 휘둘렀다.

콰과광!

열기를 잔뜩 머금은 봉이 주변을 휩쓸었다.

둥근 원을 그린 봉에 근처에 있던 언데드들의 몸이 무너져 내렸다.

굳이 머리를 노릴 필요가 없었다.

힘을 아끼지 않은 그의 공격에 휩쓸린 언데드들의 몸이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다량의 경험치를 획득하였습니다.]

[다량의 경험치를 획득하였습니다.]

……

연신 들려오는 익숙한 알림.

계속해서 끓어오르는 힘을 느낀 그는 다시 내공을 불어 넣으며 언데드들을 쓰러뜨리기 시작했다.

콰과광! 콰과광!

화르르르!

추풍낙엽이라는 말이 잘 어울렸다.

그가 움직이는 곳은 뜨거운 불길이 생겨났고, 근처에 있던 몬스터들이 불길에 휩쓸리며 무너졌다.

하지만 흑마법사들은 가만히 지켜보고 있지만은 않았다.

쐐에엑!

콰앙! 콰광!

놈들은 마법을 날리며 그를 견제했다.

처음 나타난 셋과 나중에 나타난 한 놈의 마법사.

시간 차이를 두고 날아드는 넷의 마법에 이문후의 발걸음이 바빠졌다.

콰앙!

바로 옆에서 터져나가는 마법에 급히 몸을 날린 그는 그대로 봉을 찔러 넣으며 가까이에 있는 마법사를 공격했다.

터엉!

내기를 잔뜩 머금은 봉이 길게 늘어났다.

쏜살처럼 날아가며 그대로 흑마법사의 몸을 두드렸지만, 놈은 실드를 펼치며 그의 공격을 막아냈다. 동시에 다른 마법사의 공격이 날아들었다.

콰과광!

그는 허공에서 날아드는 검은 창을 피해서 몸을 날렸다.

하지만 곧바로 바닥에 검은 그림자가 일렁거리며 날카로운 가시가 솟구쳐 나왔다.

계속해서 날아오는 마법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이대로라면 좋은 기회를 날려버린다는 사실에 이문후는 어쩔 수 없이 아껴놨던 능력을 사용했다.

파앗!

순간이동을 펼친 그는 곧바로 흑마법사들 사이로 파고들었다. 마음 같아서는 네 놈을 묶고 싶었다.

뒤에서 마력을 끌어 올리는 놈까지 한꺼번에 처리할 생각이었지만, 지금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불리해졌다.

차라리 앞에 있는 셋을 먼저 처리하는 게 나았다.

‘침묵!’

그는 곧바로 놈들의 마법을 묶었다.

난입한 그의 공격에 대비하고 있던 흑마법사는 발동되지 않는 마법에 깜짝 놀랐다. 그리고 그 순간 이문후의 봉이 휘둘러졌다.

“시, 실드!”

“지랄!”

“끄아아악!”

터엉! 화르르르!

조금 전까지 이문후를 물어 붙이던 놈들이 불길에 휩싸였다.

마법이 묶인 마법사는 언데들보다 약했다.

순식간에 한 놈이 쓰러지자, 남은 둘이 급하게 뒤로 물러섰다.

그 두 놈을 살리기 위해서 뒤에 있던 우두머리가 손을 뻗었다. 동시에 갑자기 생겨난 그림자가 그를 덮쳤다.

“미친!”

거대한 손이 떨어졌다.

우두머리가 펼친 마법에 놀란 이문후는 급히 몸을 던졌지만,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뭐야? 분명히 침묵이 적용됐을 텐데?’

놈과는 떨어져 있었지만, 충분히 침묵에 걸릴 정도의 거리였다. 하지만 놈은 다시 한번 마법을 펼치며 그를 압박했다.

콰앙! 콰앙!

연신 떨어져 내리는 거대한 손 그림자.

계속 나한보를 펼치던 그는 물러나는 흑마법사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떨어져 내리는 마법이 특정 인물만 노리는 게 아니었다.

일정한 공간을 공격했기 때문에 놈의 수하를 방패막이로 사용할 생각이었다.

‘그래도 수하는 아낀다는 거지?’

그의 생각이 맞아 떨어졌다.

연신 쏟아지던 마법이 멈췄다. 그리고 이문후는 혼자 남은 놈을 향해 그대로 봉을 찔러 넣었다.

터엉! 파사삭!

뒤에 있던 놈은 공격 마법 대신 방어 마법을 펼쳤다.

눈앞에 생겨난 흐릿한 막이 그의 공격을 막아냈다. 하지만 이문후는 개의치 않으며 다시 내공을 쏟아냈다.

쐐에엑!

내뻗은 주먹에서 황금빛 기운이 날아갔다.

이미 우두머리가 펼친 실드는 부서진 상태였다. 무방비로 노출된 흑마법사의 가슴에 그의 권기가 꽂혔다.

콰앙!

놈은 피를 뿌리며 나가떨어졌다.

내공을 아끼지 않은 만큼 위력은 강력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 한 놈만 더 처리하면…’

순식간에 한 놈을 더 처리한 그는 남은 마법사를 찾았다.

우두머리를 제외하고 남은 놈을 쓰러뜨리면 싸움이 한결 더 쉬워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순간 미증유의 힘이 사라졌다.

‘이게 끝인가?’

내단의 힘이 다한 것 같았다.

그래도 내공으로 단전이 가득 찬 상태였기 때문에 마저 한 놈은 더 쓰러뜨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어어어!

하지만 남은 놈에게 다가가기도 전에 다시 일어난 언데드가 그를 덮쳤다.

그의 공격에 불타며 쓰러졌던 놈들이었다.

문제는 다시 일어난 놈의 형태가 너무 기괴하다는 것이었다.

“괴물이 됐잖아?”

주변에 있던 부서진 뼛조각과 썩은 살점이 뒤엉키며 거대한 놈이 만들어졌다.

2m는 가뿐히 넘을 정도로 커다란 놈들이 기괴한 팔을 앞세우며 달려들었다.

이런 식으로 낯선 놈을 만들 줄은 몰랐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다가오는 놈들의 수가 적어진 만큼 공격을 피하는 건 더 수월했다.

콰앙!

이문후는 내리찍는 괴물의 주먹을 피하며 뒤로 물러났다.

그런 그의 머리 위로 검은 그림자가 생겨났다. 우두머리로 생각되는 흑마법사의 마법이었다.

쐐에엑!

거대한 검은 손이 그가 있던 곳으로 떨어져 내렸다.

절묘한 순간에 날아온 마법은 도저히 피할 수 없을 정도로 교묘했다.

하지만 굳이 피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이문후는 봉을 휘두르며 떨어지는 마법을 흘렸다.

콰앙!

굉음이 터져 나왔다.

다크 핸드라는 상당히 강력한 마법은 건곤대나이의 힘에 밀려나며 바닥에 꽂혔다.

마법사가 줄어든 만큼 공격을 막는 게 더 수월해졌다.

그 와중에 괴물로 변한 언데드들이 그를 공격했지만, 몸집이 거대해진 만큼 더 느려졌기 때문에 쉽게 피할 수 있었다.

‘이 정도라면 굳이 탑까지 갈 필요도 없겠는데?’

자신감을 얻은 그는 더욱 과감하게 움직였다.

남아 있던 흑마법사를 향해 다가가며 쏟아지는 공격을 모두 흘렸다.

콰과광!

우두머리의 마법이 쏟아졌다.

크게 뭉친 언데드 괴물이 그의 앞을 가로막았지만, 그는 어렵지 않게 놈들을 따돌리며 남은 흑마법사에게 접근했다.

콰앙!

다시 날아든 마법을 피했다. 그리고 도망가는 흑마법사의 뒤를 쫓으며 마지막 일격을 꽂아 넣었다.

퍼억!

내지른 봉이 그대로 흑마법사의 등을 관통했다.

충격을 입은 놈은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 다행히 소기의 목적은 달성할 수 있었다.

‘마법사 셋은 죽였고.’

이제 우두머리로 보이는 놈과 변한 언데드만 처리하면 될 것 같았다.

가장 중요한 놈은 우두머리 마법사였다.

언데드를 부리는 놈이었다. 그의 마력으로 언데드가 일어섰기 때문에 놈을 처리하는 게 가장 좋았다.

‘문제는 마법인데.’

침묵이 통하지 않는다는 게 아쉬웠다.

뭔가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게 분명했지만, 어차피 큰 상관은 없었다.

지금 상태라면 나가의 수호신이 다시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잡을 자신이 있었다.

내단을 흡수하고 단전이 충만해진 상황이었다.

거기에 남은 체력도 충분했기 때문에 우두머리까지는 잡을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 놈이 다시 마력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우우웅!

상당한 힘에 놀란 이문후는 곧장 봉을 내질렀다.

내기를 잔뜩 실은 봉이 그대로 마법사를 노리며 날아갔지만, 거대한 덩어리들이 그의 공격을 받아냈다.

‘뭐지?’

상황이 심상치 않았다.

이문후는 곧바로 침묵을 해제하며 순간이동을 준비했다. 하지만 다시 움직이기도 전에 마법사는 마력을 뿌렸다.

파스스스.

놈이 흘린 마력이 세 줄기로 갈라졌다.

그리고 조금 전에 쓰러뜨린 흑마법사의 몸으로 흘러들어갔다.

“설마?”

까드드득!

지금까지의 노력이 무색해졌다.

힘겹게 죽인 흑마법사들이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귀광을 흘리며 검은 마력 창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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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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