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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물의 던전 사냥-114화 (114/126)

제 114화

두 번째 웨이브

여왕의 축복.

주변에 있는 다수의 아군의 능력치를 향상시킬 수 있는 스킬이었다. 거기에 자신에게 걸린 해로운 상태를 회복시키는 것도 가능했다.

개인이 사용하기에는 너무 과한 능력이었다. 하지만 주변에 동료들이 있다면 그 효과가 더 커졌기 때문에 지금 사용하는 게 좋았다.

“하압!”

이문후의 영향으로 스탯이 상승한 그들을 조금 더 수월하게 나가들을 상대했다.

콰직!

정민석이 휘두른 도끼가 그대로 나가의 머리를 부쉈다.

나경민의 검술은 더욱 예리해졌고, 조유리의 마법과 임성효의 염동력도 더욱 강력해졌다.

“크아아!”

야수로 변한 박정균의 손톱에 나가가 찢겨 나가자 분위기가 순식간에 달라졌다. 자신감을 얻은 그들은 다시 힘을 합쳐서 주변에 있는 나가를 향해 달려들었다.

동시에 이문후는 낯선 알림에 깜짝 놀랐다.

[소량의 경험치를 획득하였습니다.]

[소량의 경험치를 획득하였습니다.]

……

“이게 뭐야?”

아무것도 한 게 없었다.

여왕의 축복을 걸어주고, 달라진 사람들의 움직임을 확인한 게 전부였다.

우선 뒤에서 지켜보고 있었지만, 경험치가 올랐다.

영문을 알 수 없었다.

이문후는 의아해하며 주변을 둘러봤지만, 그때 다시 같은 소리가 전해졌다.

“설마?”

나경민의 검에 나가가 쓰러졌다. 그리고 놈이 쓰러지기 무섭게 소량의 경험치를 획득했다는 소리가 들려왔다.

“경험치 일부가 나한테 들어오는 건가?”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놀란 그는 다른 사람들을 살폈다.

박정균과 임성효가 근처에 있는 또 다른 나가를 쓰러뜨렸고, 소량의 경험치를 얻었다는 소리가 전해졌다.

“확실하네. 이럴 수가 있나?”

그들을 통해서 경험치가 공유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여왕의 축복이 적용된 상태에서 이런 알림이 전해지는 걸 보면 버프를 받은 사람들이 얻은 경험치 일부를 가져오는 게 분명했다.

“대박인가?”

그에게 나쁠 건 없었다. 다만, 아무것도 모르고 나가들을 상대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조금 미안할 뿐이었다.

물론, 그들도 상승된 스탯으로 조금 더 안정적인 사냥이 가능했다. 그렇다고 경험치가 넘어가는 걸 반길 것 같지는 않았다.

새로운 사실을 확인했지만, 이제 와서 돌이킬 수도 없었다.

이문후는 남은 사람들을 뒤로하고 근처에 있는 나가를 찾았다.

“키아아!”

그를 발견한 나가가 빠르게 달려들었다.

바닥을 미끄러지며 다가온 놈은 손에 들고 있는 쌍검을 휘둘렀다. 다른 종족과 다르게 나가들은 다양한 무기를 사용하고 있었다.

쉬이익!

보통은 낯선 무기에 당황하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이문후는 어렵지 않게 놈의 공격을 흘렸다. 아무리 쌍검이 익숙하지 않은 무기라고 하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스탯을 가지고 있는 만큼 공격을 흘리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퍼억!

허공을 벤 나가의 몸이 활짝 열렸다.

이문후는 빈틈을 놓치지 않았고, 짧게 쥔 봉을 쳐올리며 상대의 턱을 부쉈다.

오히려 카운터를 맞은 나가가 무릎을 꿇었다.

순식간에 무력화 된 나가의 머리에 다시 한번 충격이 가해졌고, 놈은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

‘쉬워졌네.’

전투력만 놓고 보자면 오크와 비슷했다.

근력만 높은 오크와 다르게 제법 민첩한 나가는 균형이 잡힌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문후에게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6레벨에 5성의 건곤대나이.

이것만으로도 어지간한 몬스터는 그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

순식간에 놈을 쓰러뜨린 그는 내공을 끌어 올렸다.

조금 더 속도를 높일 필요가 있었다. 거대한 뱀의 시선이 어느새 그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빠르게 쓰러지는 나가의 모습에 이문후의 존재를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괜히 여기 있다가는 다른 사람이 휩쓸리겠지?’

고민을 하던 그는 거대한 뱀이 있는 곳으로 움직였다.

언젠가는 부딪칠 놈이라면 차라리 몸 상태가 좋을 때 부딪치는 게 나을지도 몰랐다.

점점 다가오는 그의 모습에 주변에 있던 나가들이 모여들었다. 어느 정도 거리가 있으면 모르겠지만, 이문후는 그들이 있는 영역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키아아! 죽여라!”

뒤에 있는 주술사의 외침에 전사들이 움직였다.

다양한 무기를 든 놈들이 빠르게 미끄러졌다.

스스슥! 스스슥!

두꺼운 뱀의 꼬리가 바닥을 밀어내고 있었다.

잘게 일어난 비늘이 그들의 속도를 높였고, 이문후와의 거리가 순식간에 가까워졌다.

“키아아!”

괴성과 함께 나가의 창이 찔러 들어왔다.

상당한 힘이 실린 일격이었다. 속도를 살리며 그를 공격했지만, 이문후가 내지른 봉이 더 길었다.

뻐억!

길게 늘어난 봉에 나가가 떨어져 나갔다.

강한 충격을 입은 놈은 쉽게 일어나지 못 했고, 또 다른 나가가 이문후를 향해 달려들었다.

‘화염!’

이문후는 곧바로 능력을 사용했다.

제대로 된 힘을 쏟아내면서 놈들의 수를 줄일 생각이었다.

화르르르!

들고 있던 봉에서 불길이 일어났다.

이제는 능숙해진 능력에 불길을 키우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콰앙! 콰앙!

길게 늘어난 봉을 휘두르자, 나가들이 힘없이 떨어져 나갔다. 추풍낙엽처럼 쓸려나가는 모습에 뒤에서 지켜본 나경민은 혀를 내둘렀다.

“어떻게 볼 때마다 저렇게 강해지지?”

“그러게.”

모두가 비슷한 생각이었다.

압도적인 이문후의 모습은 마치 혼자 게임을 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키아아!”

뒤에서 지켜보던 주술사가 노기를 토해냈다.

주술사는 이문후를 가리켰고, 그 손짓에 지켜보고 있던 거대한 뱀이 움직였다.

쐐에엑!

바위만한 대가리가 쏜살처럼 날아들었다.

거대한 그림자가 순식간에 바닥에 꽂혔지만, 이문후는 나한보를 펼치며 급하게 뒤로 물러났다.

콰앙!

거대한 공성추가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지진이 일어난 것처럼 바닥이 크게 흔들렸지만, 이문후는 멀쩡했다.

‘생각보다 느린가?’

생각보다 위험하지는 않았다.

심안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놈이 언제 움직일지 파악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거대한 덩치를 가진 놈이라 공격을 피하는 게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쉬이익! 터엉!

이문후는 곧바로 뱀을 공격했다.

불길을 잔뜩 머금은 봉이 길게 늘어나며 놈의 뒷목을 노렸지만, 충격을 줄 수는 없었다.

허공에서 방패가 생겨났다.

절묘하게 만들어진 방패가 그의 공격을 막아냈다.

‘저놈이 마법을 쓴 것 같은데.’

뒤에 있던 주술사가 끼어들었다.

놈은 위협적인 공격을 막아냈고, 곧바로 뱀을 움직이면서 다른 주술을 준비했다.

쐐에엑! 콰직!

다시 거대한 뱀이 달려들었다.

팽팽하게 당겨진 고무줄이 쏘아진 것처럼 놈은 빠르게 다가왔다. 하지만 이문후의 눈에는 그렇게 빨라 보이지 않았다.

콰앙!

놈은 다시 공격에 실패했고, 물러난 이문후는 봉을 찔러 넣었다.

터엉!

예의 방패가 그의 공격을 쳐냈다.

하지만 이미 이런 움직임을 예상하고 있었다.

이문후는 순간이동을 사용하며 바닥에 머리를 처박은 뱀의 뒤로 움직였다.

그리고 기운을 끌어 올리며 놈의 머리에 손을 가져갔다.

“흐읍!”

터엉!

잔뜩 끌어올린 내공이 뱀의 머릿속으로 파고들었다.

그대로 발경을 펼치며 내부를 뒤흔들었고, 충격을 받은 놈의 몸이 잘게 떨리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효과가 있나?’

기선을 잡은 그는 다시 한번 기운을 쏟아냈다.

터엉! 터엉!

워낙 덩치가 큰 놈이라 어지간한 공격으로는 쓰러뜨릴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생각이 주효했다.

끄아아아!

괴성과 함께 거대한 놈이 발버둥 치기 시작했다.

섬뜩한 눈과 커다란 입에서 피를 쏟아낸 놈은 괴로움에 몸부림쳤다.

그는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놈의 위에 올라탄 채로 봉을 찔러 넣었고, 불길을 머금은 봉이 뱀의 몸에 박혔다.

콰직!

끄아아아!

극심한 고통에 놈은 괴로워했다. 하지만 몸에 붙은 이문후를 떨쳐낼 수 없었다.

쿠구구구!

괴로움에 몸부림치며 바닥에 몸을 비볐지만, 이미 움직임을 예상하고 있던 이문후는 적절하게 움직이며 놈의 의도를 와해시켰다.

“키아아아!”

그런 그를 향해 주술사의 공격이 날아들었다.

매번 방패만 만들어내던 놈이었지만, 그를 가리키는 손짓과 함께 날카로운 창이 쏟아졌다.

허공에서 날아드는 예리한 창.

기습적인 공격이었지만, 오히려 나가들이 무기를 휘두르는 것보다 더 약하게 느껴졌다.

‘심안이 사기라니까.’

그는 이미 나가의 공격을 읽고 있었다.

그렇다고 다른 나가들이 그를 도울 수도 없었다.

콰앙! 콰과광!

“조심해! 뒤로 물러나!”

그뿐만 아니라 다른 각성자들도 놈들을 몰아붙이고 있었다.

이문후의 활약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만큼 사기가 하늘을 찌를 수밖에 없었다.

흥분한 그들의 공격은 매서웠고, 나가들이 힘없이 밀려났다.

‘변수가 생기기 전에 끝을 내자!’

이문후는 거대한 뱀의 몸에 난 상처로 손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아껴놨던 비장의 수를 사용했다.

‘극독!’

효과를 제대로 내기 위해서는 몸 안에 독을 주입시켜야만 했다.

상처를 헤집으며 강한 위력을 가진 스킬을 사용하자, 거대한 뱀의 몸부림이 더욱 거세졌다.

쿠구구궁!

쿠궁!

놈이 몸을 뒤흔들 때마다 지축이 흔들렸다.

하지만 거대한 몸집을 가진 놈도 안으로 파고든 히드라의 독을 감당할 수는 없었다.

오히려 지금까지 상대했던 다른 놈들보다 내성은 더 떨어지는 것 같았다.

터엉! 터엉!

그는 계속해서 내공을 흘러 넣었다.

극독과 발경으로 거대한 뱀의 내부가 엉망으로 변했다.

대부분의 공격이 머리 쪽이었다.

당연히 충격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 놈은 힘없이 늘어졌다.

쿠웅!

[소환된 나가족의 수호신을 쓰러뜨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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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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