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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물의 던전 사냥-105화 (105/126)
  • 제 105화

    이이제이

    “저, 저게 다 뭐야?”

    “미친! 말벌이다! 말벌이 몰려온다!”

    먹구름이 하늘을 뒤덮은 것 같았다.

    벌집에 있던 놈들이 모두 쏟아져 나왔는지 엄청난 수의 말벌이 그들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는 조금 전에 사라졌던 이문후가 서 있었다.

    “개자식! 저 새끼가 말벌들을 끌고 오고 있어!”

    “막아! 저 새끼를 먼저 죽… 아니, 말벌을 공격해!”

    푸후안도 제대로 된 명령을 내리지 못했다.

    그만큼 이문후가 몰고 오는 몬스터들은 큰 충격이었다.

    무엇보다 이상한 것은 이문후의 상태였다.

    어떻게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저만한 수를 끌고 오면서도 그는 멀쩡했다.

    “도, 도망가자!”

    “뭐야? 무슨 일이야?”

    “왜 그래?”

    주변에 워낙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비교적 뒤에 있던 사람들이 정확한 상황을 알 수 없었기 때문에 대처가 느릴 수밖에 없었다.

    제대로 된 통제가 되지 않은 상황.

    이문후는 그들 사이로 파고들었고, 뒤따라 오는 말벌이 각성자들을 덮쳤다.

    “끄아아악!”

    벌침을 앞세운 놈들의 돌진에 주변은 아비규환으로 변했다.

    침에 찔린 자들을 그대로 하늘로 끌려 올라갔고, 곧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목숨을 잃었다.

    달려드는 놈들을 피했다고 하더라도 문제였다.

    뒤이어 날아든 말벌의 독침이 그들을 공격했다.

    “아아악! 팔! 내 팔!”

    살짝 스치기만 하더라도 스며든 독이 피부를 녹였다.

    거기에 달라붙은 말벌의 우악스러운 입이 그들의 살점을 찢어냈다.

    “공격해! 마법을 쓰라고!”

    “죽어!”

    쐐에엑! 콰앙!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자들은 원거리 공격을 쏟아냈다.

    비교적 뒤에 있는 만큼 능력을 사용할 시간은 충분했다. 앞에 있는 놈들에게는 미안했지만, 그들이 시간을 버는 동안 그들은 힘을 쏟아냈다.

    화르르르!

    까드드득!

    뜨거운 불길과 차가운 얼음이 말벌들을 덮쳤다.

    그 와중에 무기를 휘두르며 반항을 하자, 쓰러지는 말벌들의 수가 점점 늘어났다.

    “이 새끼! 무슨 짓을 한 거야!”

    “죽여! 저 새끼 먼저 죽여!”

    안에 있던 자들은 이문후를 공격했다.

    말벌을 상대하는 것도 중요했지만, 놈들을 몰고 온 이문후를 잡는 것도 중요했다.

    그들의 공격이 이문후를 향해 쏟아졌다.

    사방에서 위협적인 공격이 날아들었지만, 이문후는 어렵지 않게 그들의 공격을 흘렸다.

    “끄아악!”

    “뭐 하는 거야! 왜 같은 편을 공격해!”

    “저 자식이 너무 날래!”

    협소한 곳에서 날린 공격은 오히려 같은 편에게 피해를 남겼다.

    이문후는 날랜 움직임으로 공격을 흘렸다.

    아무리 수적으로 우위에 있다지만, 이문후의 움직임을 따라잡을 사람은 거의 없었다.

    “커헉!”

    가까이에 있는 자들이 같은 편의 공격에 쓰러졌다.

    그리고 이문후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으며 상처를 입은 자들을 공격했다.

    굳이 큰 힘을 들일 필요도 없었다.

    봉을 찔러 넣는 것만으로 가볍게 상대를 처리할 수 있었다.

    [경험치 구슬을 획득하였습니다.]

    [스킬, 유운검법을 획득하였습니다.]

    삼합회와 관련되어있는 자들이 그의 손에 목숨을 잃을 때마다 많은 것을 남겼다.

    지역을 이동하느라 사용했던 경험치 구슬이 순식간에 채워졌다. 그뿐만 아니라 갖가지 스킬들도 손에 들어왔다.

    당장은 사용할 수 있을만한 것들은 아니었지만, 가지고 있어서 나쁠 건 없었다.

    “뭐 하고 있어! 말벌들을 공격해!”

    “이 새끼를 먼저 잡아야 할 거 아니야!”

    “그 새끼보다 말벌이… 끄아악!”

    안에서는 이문후가, 밖에서는 말벌이 공격을 하고 있었다.

    동시 둘을 상대해야 하는 만큼 그들의 의견도 갈릴 수밖에 없었다.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하면서 피해가 커져만 갔다.

    수적인 우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빠르게 무너졌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이문후는 뒤로 물러나며 말벌들의 수를 줄였다.

    “저 새끼 뭐야?”

    “말벌을 공격하잖아?”

    그의 봉이 늘어날 때마다 말벌들이 힘없이 쓰러졌다.

    갑자기 그들을 돕는 이문후의 행동에 그를 공격하려고 했던 자들이 멈칫거렸다.

    하지만 푸후안은 그런 그들을 다그쳤다.

    “뭐해? 저 새끼를 잡아!”

    “하지만…”

    “지금 수작을 부리고 있는 거라고! 속지 마!”

    그는 이문후의 의중을 눈치챘다.

    말벌을 끌고 올 때부터 두 무리가 싸우는 것을 의도하고 있었다.

    푸후안의 외침에 그들은 이문후를 공격했다.

    날붙이를 내던지고, 둔기를 휘두르며 그에게 달려들었지만, 이문후는 어렵지 않게 그들의 공격을 흘렸다.

    “뭐가 이렇게 빨라?”

    “조심해!”

    그의 손에 밀려난 사람에게 말벌이 달려들었다.

    가까이에 있던 놈은 기회를 포착했고, 날카로운 독침이 밀려난 사내의 몸을 꿰뚫었다.

    “아아악!”

    처절한 비명과 함께 둘이 서로 뒤엉켰다.

    몸이 뚫린 남자는 살기 위해서 사력을 다했고, 말벌은 그런 그의 몸을 물어뜯었다.

    퍼석!

    이문후는 서로 엉킨 둘을 꿰뚫었다.

    길게 늘어난 봉이 말벌은 물론이고, 그에게 달려들었던 사내까지 쓰러졌다.

    “저런 개자식!”

    목숨을 잃은 동료의 모습에 남아 있던 자들이 달려들었다. 가까이에 있던 말벌도 뛰어들면서 다시 싸움이 치열해졌다.

    화르르르!

    중심에 선 이문후를 향해 커다란 불덩이가 날아들었다.

    주변에 뒤엉킨 사람들이 많았지만, 이미 이성을 잃은 자들은 서슴없이 강력한 공격을 쏟아냈다.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강력한 마법.

    이문후는 내공을 끌어 올리며 날아오는 불덩이를 밀어냈다.

    터엉!

    5성의 건곤대나이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심안으로 날아오는 궤적을 확인한 그는 유능제강의 무리를 응용하며 공격을 받아냈다.

    그저 공격을 피하는 게 다가 아니었다.

    그를 노리며 날아오는 마법을 흘리며 주변에 몰려있던 말벌을 공격한 것이다.

    콰과과과광!

    강한 폭발과 함께 뜨거운 열기가 치솟아 올랐다.

    가까이에 있던 말벌들의 날개가 강한 화기에 타버렸고, 떠 있던 놈들의 몸이 곤두박질쳤다.

    [경험치를 획득하였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하였습니다.]

    [경험치 구슬을 완성하였습니다.]

    ……

    정작 공격은 다른 사람이 했지만, 경험치는 이문후에게 흘러들어왔다.

    상대방의 힘을 역이용해서 적들을 처리한 그는 마법을 사용한 사람을 바라봤다.

    많은 힘을 쏟아낸 그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그 와중에 자신을 노려보는 이문후의 시선을 느끼며 뒷걸음질을 쳤다.

    “괴, 괴물 같은 놈!”

    “뭐라고 하는 거야?”

    쐐에엑! 콰직!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무시한 그는 지친 사람을 처리했다.

    봉을 뻗는 것만으로도 쉽게 그를 쓰러뜨릴 수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역시 지칠 수밖에 없었다.

    ‘쉽게 끝날 것 같지는 않은데.’

    부딪치는 수가 워낙 많았다.

    두 무리의 사이로 파고들면서 상당히 많은 수를 쓰러뜨렸지만, 싸움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탑으로 가야 하나?’

    남은 활력단을 섭취하는 것보다 탑에서 상태를 회복하는 게 더 나았다.

    어차피 경험치 구슬은 빠르게 쌓이고 있었기 때문에 부담이 되지는 않았다.

    “미친! 저건 또 뭐야?”

    그때, 다른 쪽에서 커다란 소란이 일어났다.

    이미 주변은 아비규환과 다를 게 없었지만, 경악하는 목소리가 그의 관심을 끌었다.

    우우우웅!

    유난히 큰 소리와 함께 한 놈이 그의 시선을 붙잡았다.

    다른 말벌들보다 덩치가 두 배는 더 커 보이는 놈이 나타난 것이다.

    놀란 반응이 이해가 갔다.

    그만큼 지금 나타난 놈은 엄청난 존재감을 드러냈다.

    ‘저놈이… 우두머린가?’

    확연히 다른 모습만 보면 지금 나타난 놈이 말벌들의 대장 같았다. 주변에 있는 다른 말벌들이 호위하듯이 서 있는 걸 보면 그의 짐작이 확실했다.

    ‘흐음.’

    주변을 둘러보는 우두머리의 시선이 그에게 향했다.

    본능적으로 강한 상대를 눈치챈 우두머리의 눈빛에 이문후의 표정이 굳어졌다.

    ‘불안한데.’

    그의 감각이 경종을 울려댔다.

    본능적으로 위험한 놈이라는 것을 판단한 그는 주변에 있는 자들을 무시하고 거리를 벌렸다.

    “이 새끼 어딜 도망가려고!”

    물러나는 그의 모습에 가까이에 있던 남자가 흥분하며 달려들었다. 하지만 그때, 요란한 파공음과 함께 무언가가 날아들었다.

    쐐에에엑!

    섬전처럼 날아온 우두머리 말벌의 공격.

    앞을 가로막고 있는 모든 것을 꿰뚫으며 날아온 것은 놈의 독침이었다.

    “커헉!”

    이문후를 쫓아가던 남자는 배가 관통된 채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이문후는 급하게 몸을 날리며 놈의 공격을 피해냈다.

    콰과과과!

    뒤에 있던 사람들이 놈의 공격에 쓸려나갔다.

    가공할 만한 공격이었다. 아무리 건곤대나이를 응용한다고 하더라도 이 공격은 흘릴 수 없을 것 같았다.

    기다란 흔적을 남긴 놈의 공격에 모두가 얼어붙었다.

    도저히 상대할 수 없는 괴물이 나타났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싸늘해진 분위기를 뒤로하고 놈이 움직였다.

    우두머리 말벌은 이문후를 향해 다가갔고, 놈의 움직임을 예상한 이문후는 나한보를 펼치며 뒤로 물러났다.

    파앗!

    눈 깜짝할 사이에 말벌이 들이닥쳤다.

    다행히 놈의 공격을 피할 수 있었지만, 놈의 움직임을 확인한 이문후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만만한 놈이 아니잖아?’

    놈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심안을 통해서 미리 움직임을 예측하지 않았다면, 공격을 허용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상황이 좋지 않았다.

    이미 많은 힘을 소진한 만큼 우두머리 말벌과의 싸움은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우선 탑으로 가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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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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