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6화
새로 장착한 능력
[다량의 경험치를 획득하였습니다.]
[다량의 경험치를 획득하였습니다.]
……
시간이 지날수록 획득하는 경험치가 늘어났다.
아무래도 호각 소리를 들고 몰려오던 오크들이 커지는 불길에 화를 당한 것 같았다.
직접적인 불길뿐만 아니라 피어오르는 연기까지 오크들에게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었다.
“크킁! 불을 꺼라!”
커지는 불길에 절벽 근처에 있던 오크들이 모여들었다.
주변에 침입자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지금은 불을 끄는 게 먼저였다.
그리고 놈들의 행동을 지켜보던 이문후는 바로 움직였다.
불길을 잡기 위해서 도끼로 땅을 파내는 오크들은 이문후를 발견하고 노기를 드러냈다.
신성한 땅을 침입한 것도 모자라서 불까지 지른 놈이었다.
“크아아아!”
괴성을 지른 놈들이 이문후를 향해 달려들었다.
도끼를 앞세운 오크들의 저돌적인 움직임이 위협적이었지만, 충분히 강해진 만큼 어렵지 않게 상대할 수 있었다.
부우웅! 퍼억!
이문후는 달려오는 오크를 날려버렸다.
길게 늘어난 봉에 튕겨져 나간 오크는 타오르는 불속으로 떨어졌고, 곧 처절한 비명이 숲을 뒤흔들었다.
“꾸웨에엑!”
괴로워하는 동료의 모습에 전의를 드러내던 놈들이 주춤거렸다. 하지만 곧바로 이문후의 봉이 날아왔다.
터엉! 터엉!
길게 늘어난 봉이 거리를 무시하며 찔러 들어오자, 오크들의 손이 어지러워졌다.
찔러 들어오는 공격 하나하나가 강한 힘을 담고 있었다.
오크들을 힘으로 압도할 정도로 높은 근력을 가지고 있는 이문후는 밀려나는 놈들의 수를 빠르게 줄여나갔다.
“멈춰라!”
그때, 강한 존재감을 가진 놈이 드러냈다.
크게 소리친 그는 모습을 드러내기 무섭게 이문후를 향해 도끼를 내던졌다.
휘리릭! 쩌정!
강한 힘이 실린 공격이었다.
내던진 도끼를 막아냈지만, 이문후는 그 힘에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크윽. 대전산가?’
이만한 힘을 낼 수 있는 놈은 많지 않았다.
그의 예상대로 이글거리는 불길 뒤로 늑대를 탄 오크가 모습을 드러냈다.
다른 오크들보다 더 큰 덩치를 가지고 있는 놈이었다.
그의 예상대로 대전사라고 불리는 오크였다.
크르르르.
놈이 탄 늑대가 이문후를 보며 으르렁거렸다.
금방이라도 뛰어들 것 같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문후는 곧장 봉을 찔러 넣으며 늑대를 공격했다.
파앗!
순간, 길게 늘어난 봉에 깜짝 놀란 늑대가 급하게 뒤로 물러났다.
예상하지 못한 기습이었다. 하지만 본능을 앞세운 놈은 너무나 쉽게 그의 공격을 피해냈다.
역시나 만만치 않은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일대일로 부딪쳐도 쉽지 않은 놈이었지만, 지금은 그 주변에 수십의 오크가 함께 하고 있었다.
‘이대로는 힘들겠지?’
이문후는 자신이 불리하다는 것을 인지했다. 하지만 상황이 마냥 안 좋다고 할 수도 없었다.
“흐읍!”
그는 길게 늘어난 봉을 휘둘렀다.
반원을 그리며 크게 휘둘러진 봉에 주변에 있던 오크들이 급하게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이문후가 노린 것은 오크들이 아닌 불타고 있는 나무였다.
터엉!
굉음과 함께 타들어가던 나무가 부러졌다.
당연히 그 위에 있던 불길이 오크들을 덮쳤고, 쏟아지는 불덩이에 놈들은 혼비백산하며 거리를 벌렸다.
‘흐읍!’
이문후는 다시 한번 봉을 휘둘렀다.
나한보를 펼치며 옆으로 움직인 그는 불이 붙은 봉을 휘두르며 주변에 있는 다른 나무들을 불태웠다.
“마, 막아라!”
뒤늦게 그의 의도를 눈치챈 대전사가 흥분하며 소리쳤다.
급한 마음에 다시 한번 도끼를 내던졌지만, 이문후는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이 날아오는 도끼를 피해냈다.
콰직! 우두두둑!
거대한 고목을 부러뜨릴 정도로 거력이 담겨 있었다.
대전사라고 불리는 놈의 힘을 확인한 그는 정면 대결을 피하면서 계속해서 불길을 퍼뜨리는데 최선을 다했다.
“케엑!”
시간이 지날수록 불길이 커졌다.
얄밉게 움직이는 그를 잡기 위해 주변에 있던 오크들이 움직였지만, 작정하고 도망을 가는 그를 잡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크아아앙!
오크 대전사는 집요하게 이문후를 쫓았다.
다른 오크들은 상대가 되지 않았다. 이문후를 뒤쫓는 것도 버거워보였기 때문에 직접 나설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늑대를 타고 있는 만큼 기동력에서 앞설 거라고 생각했다.
“이놈!”
실제로 기민한 늑대의 도움으로 이문후를 따라잡았다. 하지만 손을 뻗는 순간, 이문후의 모습이 사라졌다.
커엉!
대전사를 태우고 있던 늑대가 곧바로 반응을 보였다.
이문후는 반대편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문제는 그를 다시 쫓아가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이었다.
화르르르!
치솟아 오른 불길이 둘 사이를 가로막고 있었다.
순간이동을 사용한 이문후는 오크 대전사가 닿지 못할 곳으로 움직였고, 다시 불길을 퍼뜨리는데 최선을 다했다.
“케엑!”
“커어어억!”
시간이 지날수록 괴로워하는 오크들이 늘어났다.
아무리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종족이라지만, 뿌연 연기와 뜨거운 열기에는 취약할 수밖에 없었다.
[다량의 경험치를 획득하였습니다.]
[경험치 구슬을 완성하였습니다.]
[다량의 경험치를 획득하였습니다.]
……
시간은 그의 편이었다.
내성 스탯을 가지고 있는 만큼 불길에서는 조금 더 자유로울 수 있었다.
퍼석!
이문후는 비틀거리는 오크를 쓰러뜨렸다.
일격에 머리가 부서진 놈은 그대로 목숨을 잃었고, 옆에 있던 오크들이 적의를 보이며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
이 와중에도 공격을 감행하는 오크들의 투지가 대단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평범한 오크는 그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
“물러나라!”
다시 달려들던 오크가 쓰러지자, 커다란 외침이 뒤를 이었다. 그 소리에 가까이 있던 오크들이 거리를 벌렸다.
‘누구지?’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졌다.
한마디로 모두를 압도하는 모습에 불안함을 느낀 이문후는 급하게 몸을 비틀었다.
콰과과과!
강한 물줄기가 그를 스쳐 지나갔다.
멀리서 날아온 마법에 깜짝 놀란 이문후는 나타난 오크 주술사를 보며 침음을 삼켰다.
‘결국에는 저놈인가?’
지금 상황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놈이었다.
다른 오크들이야 날아오는 공격을 피하는 걸로 충분했지만, 주술사는 겨우 일으킨 불을 끌 수 있을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었다.
“잡아라!”
놈의 외침에 주변에 있던 오크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조금씩 포위망을 좁혀오는 놈들의 행동에 이문후도 일격을 준비했다.
‘저놈만 잡으면 될 것 같은데.’
우두머리로 보이는 주술사만 잡으면 충분히 승산이 있었다.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었다.
대전사로 보이는 두 놈이 주술사 옆을 지키고 있었다.
“하압!”
그는 봉을 길게 늘렸다. 그리고 불타오르는 나무를 두드리며 최대한 불길을 옮기려고 노력했다.
“이놈!”
콰과과과과!
오크 주술사의 손짓에 다시 한번 차가운 물길이 뿜어져 나왔다. 강력한 물줄기에 이글거리던 불길이 주춤거렸고, 오크들의 기세가 살아났다.
주술사의 힘으로 산불을 잡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이문후도 마냥 지켜보고 있지만은 않았다.
부우웅! 부우웅!
그는 길게 늘어난 봉을 휘둘렀다.
붉은 불길을 잔뜩 머금은 봉이 주변에 열기를 퍼뜨렸지만, 다시 한번 날아온 물줄기가 그를 방해했다.
‘이대로는 힘든데.’
더는 방법이 없었다. 계속해서 불이 번지는 것보다 주술사가 쏟아내는 물줄기에 사라지는 속도가 더 빨랐다.
어쩔 수 없이 뒤로 빠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오크 주술사의 주술이 무조건 유리하지만은 않았다.
“케에엑!”
주변이 뿌연 연기로 가득찼다.
열기는 사그라들었지만, 연기가 빈자리를 채웠다.
[다량의 경험치를 획득하였습니다.]
[다량의 경험치를 획득하였습니다.]
[경험치 구슬을 완성하였습니다.]
……
불길에 타죽는 놈들보다 질식해서 죽는 놈들의 수가 늘어났다.
속속 쓰러지는 동족의 모습에 오크 주술사는 당황하며 새로운 주술을 펼쳤다.
우선 주변을 가득 채운 연기를 흩어낼 생각이었는지 놈은 강력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휘이이이이!
쏟아져 나온 바람이 주변의 연기를 날렸다.
하지만 이문후는 다시 화염 능력을 사용하면서 불길을 퍼뜨렸다.
“크으으. 저놈을 죽여라!”
강력한 바람이 불자, 불길이 빠르게 번지기 시작했다.
영악한 이문후의 행동에 흥분한 주술사가 크게 소리쳤지만, 이문후는 뒤로 물러나면서 연신 불 붙은 봉을 휘둘러댔다.
화르르르!
진퇴양난이었다.
주술사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에 오크들의 수는 빠르게 줄어들고 있었다.
그렇다고 이대로 물러날 수도 없었다.
지금 그들의 성역이 침입자에게 짓밟히고 있었다.
“잡아라! 저놈을 잡아!”
주술사는 옆을 지키던 두 대전사를 향해 소리쳤다.
지금은 자신의 안위보다 성지를 침입한 인간을 죽이는 게 먼저였다.
아우우우우!
늑대의 울부짖음과 함께 대전사들이 움직였다.
그리고 멀리서 그 모습을 확인한 이문후는 홀로 떨어진 주술사를 확인했다.
‘지금이 기횐데!’
호위가 떨어져 나간 이 순간을 놓칠 수 없었다.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놈에게 닿기만 한다면 주술사를 쓰러뜨릴 수 있었다.
이문후는 주술사와의 거리를 가늠했다.
순간이동이 닿기에는 거리가 있었지만, 달려오는 대전사 둘의 공격을 피하기만 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은 있어 보였다.
“크아아아!”
괴성과 함께 도끼를 번쩍 들어 올린 오크들이 순식간에 그에게 다가왔다.
가까워지는 놈들을 확인한 이문후도 나한보를 밟았다.
그렇게 거리를 좁힌 그는 길게 늘어난 봉을 찔러 넣으며 둘 사이를 파고들었다.
파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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