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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물의 던전 사냥-95화 (95/126)

제 95화

새로 장착한 능력

심상치 않은 소리에 이문후는 곧바로 오크로 변신했다.

고블린 때와는 또 달랐다. 조금 더 높아진 시야와 크게 불어난 근육이 느껴졌다. 그리고 새로운 고유 스킬이 생겼다.

[오크 고유 스킬, 투지를 획득하였습니다.]

[오크 고유 스탯, 근력을 획득하였습니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스탯입니다. 10의 근력이 추가됩니다.]

투지라는 새로운 스킬이 생기자, 자신감이 드높아졌다. 이 상태로라면 누구든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두꺼워진 몸을 확인한 그는 쓰러진 오크의 장비를 챙겼다.

그리고 가지고 온 물건을 숨기면서 이어질 상황에 대비했다.

“적이다! 침입자가 있다!”

멀리서 다른 오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크로 변하기 전보다 그 뜻을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쓰러진 놈을 뒤로한 그는 곧바로 소리가 나는 곳으로 향했다. 그뿐만 아니라 근처에 있던 오크들이 전부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무슨 일이냐?”

“죽어 있었다! 침입자가 있다!”

“침입자?”

쓰러진 오크는 이문후의 손에 죽은 놈이었다.

아무것도 모르고 죽은 모습에 흥분한 오크들은 적의를 드러냈다.

“너! 그리고 너!”

갑자기 지목하는 오크의 모습에 이문후는 깜짝 놀랐다.

뭔가를 눈치챈 것 같은 느낌에 여차하면 기습을 가할 생각을 했지만, 그를 지목한 오크는 옆에 있는 또 다른 오크를 가리키며 말했다.

“너희 둘은 어서 이 사실을 족장에게 알려라! 나머지는 주변을 살펴라!”

“알았다!”

곧바로 내려진 명령에 이문후도 덩달아 바빠질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그를 의심하는 오크는 없었다. 하지만 마을에 있는 족장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만 한다는 게 문제였다.

‘우선 여기 있는 놈들을 먼저 해결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마을에 있는 오크들까지 불러들인다면 상황은 더 복잡해질 것 같았다.

저주받은 피로 오크로 변하는 것도 시간이 있었다.

이 상태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내공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상황을 길게 끌어서 좋을 건 없었다.

“가자!”

“그, 그래.”

이문후는 앞장서는 오크를 뒤따라갔다.

놈은 빠르게 숲을 내달리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마을로 가는 것 같았다.

‘여기에서 저놈을 죽이면 시간을 벌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하던 그는 결정을 내렸다.

우선은 절벽에 있는 놈들을 모두 처리하는 게 나아 보였다.

죽은 오크를 대신해서 들고 있던 도끼를 다잡은 그는 나한보를 밟았다.

파앗!

앞장서서 달리는 오크를 순식간에 따라잡았다.

갑자기 느껴지는 기척에 놀란 오크가 뒤를 돌아봤지만, 두 눈 가득 들어오는 것은 날이 선 도끼였다.

콰직!

이문후는 일격에 놈을 쓰러뜨렸다. 확실히 높아진 근력으로 휘두른 도끼는 파괴적인 힘을 보였다.

‘나쁘지 않은데?’

완전히 방심을 하고 있는 상태였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쉽게 놈을 처리할 수 있었다.

이문후는 쓰러진 놈을 한쪽으로 치웠다.

굳이 이 시체를 들켜서 좋을 건 없었다. 그렇게 시체를 옮기던 그의 머릿속에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의외로 쉽게 상대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마을에 있는 오크들의 수를 줄이는 좋은 방법이 생각났다. 일일이 놈들을 상대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지만, 이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알 수 없었다.

우선 남아 있는 놈들을 처리할 필요가 있었다.

쓰러진 오크를 뒤로한 그는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

“여기에도 있다!”

“크킁! 왜 몰랐지?”

동료들의 시체가 곳곳에 즐비했다.

거의 절반 가까운 자들이 쓰러져 있었지만, 너무 늦게 눈치를 챈 것이다.

책임을 맡고 있던 오크는 신출귀몰한 적의 행동에 혀를 내둘렀다.

이렇게 많이 죽었지만, 아직 상대가 누군지, 몇인지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여기! 여기다!”

“크킁!”

들려오는 외침에 그들은 급하게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쓰러져 있는 또 다른 오크를 발견했다.

“무슨 일이냐?”

“쓰러져 있었다!”

“…….”

얼마 전까지 같이 있었던 오크였다.

바닥에 피가 흥건한 걸로 봐서 죽은지 얼마 지나지 않은 게 분명했다.

“적이 주변에 있다!”

“주변에?”

“그래. 피가 마르지 않았다! 근처를 샅샅이 뒤…”

명령을 내리던 오크는 이상함을 깨달았다.

지금까지 발견했던 오크들의 시체에는 목에 상처가 남아 있었다. 하지만 지금 쓰러진 오크는 목이 아닌 머리가 부서진 상태였다.

‘크킁. 이건?’

사용하는 무기가 달랐다.

이렇게 머리가 부서질 정도의 상처라면 단검 같은 작은 무기가 아니라 그들이 사용하는 도끼여야만 했다.

갑자기 무기가 달라졌다는 사실이 이상했다.

그런 그의 눈이 본능적으로 앞에 있는 오크의 도끼로 향했다.

‘피?’

시체를 봤다고 동료들을 불렀던 놈의 도끼날에는 피가 잔뜩 묻어 있었다.

이상함을 느낀 오크의 시선에 앞에 있는 놈에게 향했다.

동시에 이문후는 곧장 달려들며 도끼를 휘둘렀다.

부우웅! 터엉!

“크킁! 네놈이구나!”

“무슨 짓이냐?”

갑작스러운 그의 공격에 같이 있던 오크들이 당황하며 소리쳤다. 하지만 이문후는 개의치 않으며 들고 있던 도끼를 내던졌다.

휘리릭! 콰직!

힘이 실린 도끼는 어리둥절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던 오크의 가슴에 꽂혔다.

기습적인 공격에 오크는 힘없이 쓰러졌고, 이문후는 여의봉을 꺼내며 남아 있는 오크들을 공격했다.

“배신자다! 죽여라!”

“크아아아!”

광분한 놈들은 곧장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 하지만 그들은 이문후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

터엉! 터엉!

길게 늘어난 봉이 날아드는 도끼를 쳐냈다.

향상된 근력으로 차이가 벌어진 만큼 오크들은 그의 힘을 당해낼 수 없었다.

푸욱!

한 놈이 쓰러지기 무섭게 남아 있던 오크들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뒤늦게 상대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한 그들은 다른 방법을 택했다.

삐이이익!

비교적 뒤에 있는 놈이 요란한 소리를 냈다.

호각이었다. 요란한 소리가 숲으로 퍼져 나갔고, 이문후는 급하게 놈을 공격했다.

쩌정!

소리를 없애기 위해서 놈을 노렸지만, 남아 있는 놈들도 필사적이었다.

어떻게든 침입자를 알리겠다는 의지가 강력히 드러났다.

뻐억! 뻐억!

빠르게 둘을 쓰러뜨렸다.

그 역시도 힘을 아끼지 않았지만, 마지막 놈을 쓰러뜨렸을 때는 너무 늦었다.

‘이대로라면 마을에 있는 놈들이 오겠는데?’

많이 아쉬웠다. 조금만 더 신중하게 움직였더라면 조금 더 쉽게 오크들의 수를 줄일 수 있었다.

이제는 최대한 빨리 여기를 벗어나야만 했다.

“저기다!”

하지만 그가 움직이기도 전에 다른 오크들이 들이닥쳤다.

아직 절벽을 지키는 놈들이 더 남아 있었다. 여기를 빠져나가기 위해서는 우선 남아 있는 놈들을 처리해야만 했다.

‘시간이 부족하겠어.’

나타난 놈들을 확인한 그는 곧바로 순간이동 능력을 사용했다. 지금은 힘을 아낄 필요가 없었다.

“끄아악!”

놈들의 뒤를 점한 이문후는 순식간에 둘을 쓰러뜨렸다.

오크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근력은 물론이고, 체력까지 뛰어난 놈들이었다. 하지만 10이나 향상된 근력이 큰 도움이 됐다.

“후우우.”

빠르게 놈들을 처리한 그는 주변을 살폈다.

뒤쪽은 절벽으로 가로막혔기 때문에 숲이 있는 곳으로 빠져나가야만 했다. 하지만 미처 빠져나가기도 전에 오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아우우우!

낯선 짐승의 포효에 이문후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밖에서 마주쳤던 오크들 중에 일부는 늑대를 타고 움직였었다.

사사삭!

멀지 않은 곳에서 모여드는 놈들의 기척이 느껴졌다.

늑대를 타고 움직이는 놈들의 기동력은 그의 예상을 벗어나 있었다.

‘이대로는 힘든데.’

아무리 빨리 움직인다고 하더라도 늑대를 떨쳐낼 자신이 없었다. 여기를 벗어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개와 다를 게 없는 늑대의 추격을 뿌리치는 게 걱정이었다.

고민하던 그는 일전에 떠올렸던 방법을 시행하기로 마음먹었다. 적어도 몰려오는 놈들에게 잠깐 동안 혼란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화염!’

손바닥에서 강렬한 열기가 피어올랐다.

곧바로 나무에 손을 가져다 대자, 뿌연 연기와 함께 불길이 치솟아 올랐다.

건조한 나무에 불이 붙었다.

하지만 이문후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주변에 있는 다른 나무에 손을 가져다대며 더 많은 불길을 만들어냈다.

화르르르!

주변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시뻘건 화염이 조금씩 그 크기를 키워 나갔고, 이문후는 뒤로 물러나면서 계속 불길을 키웠다.

‘효과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절벽으로 오기 위해서는 사이에 있는 숲을 통과해야만 했다. 반드시 거쳐야만 하는 길이었기 때문에 오크들도 무시할 수는 없었다.

무엇보다 혼자서 다수의 오크를 상대하는 방법은 이것뿐이었다. 아무리 레벨이 오르고, 여러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백여 마리의 오크를 동시에 상대할 수는 없었다.

화르르르!

이문후는 빠르게 퍼져나가는 불길을 바라봤다.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몰랐다. 하지만 적어도 놈들이 몰려드는 시간을 늘릴 수는 있었다.

캐앵!

퍼져나가는 불길에 당황한 놈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머뭇거리는 놈들의 모습에 이문후는 뒤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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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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