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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물의 던전 사냥-73화 (73/126)
  • 제 73화

    건곤대나이

    우두머리 원숭이는 자신의 힘을 능가하는 이문후의 힘에 경악했다. 도저히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근력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당혹스러운 것은 지금 처한 상황이었다.

    쐐에에엑!

    웨어 울프가 쏘아낸 붉은 기운이 그를 향해 다가왔다.

    어떻게든 이 상황을 벗어나야만 했지만, 지금은 그 역시도 힘을 사용할 수 없었다.

    갑자기 사라지는 이문후의 능력을 묶기 위해서 사용한 침묵이라는 스킬이 우두머리 원숭이에게도 영향을 끼쳤다.

    콰아앙!

    강한 충격이 우두머리 원숭이를 덮쳤다.

    예상한 것보다 강한 충격에 우두머리 원숭이는 피를 토해냈지만, 더 끔찍한 상황이 기다리고 있었다.

    “원숭이 새끼. 어디서 머리를 굴려?”

    “끼이…”

    “닥쳐!”

    “끼이아아아!”

    충격을 입은 그에게 이문후의 주먹이 떨어졌다.

    웨어 울프의 공격을 막기 위해서 모든 힘을 끌어 쓴 만큼 이문후의 공격을 막을 수 없었다.

    콰앙! 콰앙!

    곧 무자비한 공격이 쏟아졌다.

    상대가 상대이니만큼 이문후도 힘을 아끼지 않았다.

    “우끼이이!”

    곧바로 주변에 있던 원숭이들이 동요하며 그에게 달려들었다. 그들은 어떻게든 우두머리를 살리기 위해서 뛰어들었지만, 이문후를 막기에는 너무 늦었다.

    [하얀 털 원숭이의 우두머리를 쓰러뜨렸습니다.]

    [적용되던 침묵 스킬이 해제됐습니다.]

    [경험치 구슬을 3개 획득하였습니다.]

    [스킬 침묵을 획득하였습니다.]

    무자비한 주먹질에 우두머리 원숭이가 축 늘어졌다.

    상당히 골치 아픈 상대였지만, 이문후의 발목을 잡기 위한 스킬이 스스로의 발목을 붙잡았다.

    ‘운이 좋았나?’

    붉은 털을 가진 놈의 공격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쉽게 잡을 수 없었다. 놈의 공격을 막았기 때문에 수월하게 처리할 수 있었다.

    쓰러진 놈을 뒤로한 그는 맹목적으로 달려드는 원숭이들을 확인하며 뒤로 물러났다. 광기 가득한 눈으로 달려드는 놈들은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다.

    굳이 놈들의 장단에 맞춰질 필요가 없었다.

    목숨을 걸고 맹목적으로 달려드는 만큼 위험한 놈들도 없었기 때문에 그는 의도적으로 거리를 벌렸다.

    부우웅! 부우웅!

    긴 팔을 이용한 놈들의 무차별적인 공격이 쏟아졌다.

    다행히 공격을 흘렸지만, 원숭이들은 숨돌릴 틈도 없이 그를 쫓아왔다.

    파앗!

    이문후는 그런 원숭이들을 피했다. 그리고 그가 물러난 방향에는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는 붉은 털을 가진 놈이 서 있었다.

    “크아아아!”

    광분한 원숭이를 데리고 다가오는 이문후의 모습에 웨어 울프는 곧바로 손톱을 세웠다.

    예의 붉은 기운이 넘실거렸지만, 처음보다는 많이 약해졌는지 형태가 흐릿했다.

    ‘그래! 지칠 만도 하지!’

    계속해서 활력단을 복용하며 체력을 회복한 그조차도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였다. 오랜 시간 동안 치열하게 싸워온 만큼 웨어 울프가 지치는 건 당연했다.

    “하압!”

    “크아앙!”

    이문후는 그런 웨어 울프에게 접근하면서 놈의 공격을 유도했다.

    촤아악!

    길게 늘어난 붉은 기운이 그가 있던 공간을 찢었지만, 제대로 된 타격을 줄 수는 없었다.

    이미 눈에 익은 공격이었다.

    몸을 날리며 공격을 흘리자, 오히려 뒤따라오던 원숭이들의 몸이 찢겨 나갔다.

    이문후가 우두머리 웨어 울프에게 다가가자, 근처에 있던 웨어 울프들이 끼어들었다. 그들의 우두머리를 돕기 위해서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서 끝내자!’

    이문후는 일부러 이런 상황을 유도했다.

    유능제강의 무리를 얻게 되면서 이렇게 개싸움을 벌이는 게 그에게는 훨씬 유리했다.

    “크아앙!”

    그는 달려드는 웨어 울프의 팔을 붙잡았다. 그리고 아직 사용하지 않은 스킬을 펼치며 놈을 잡아당겼다.

    치이이익!

    유능제강의 무리와 화염 스킬이 합쳐지면서 웨어 울프가 너무나 쉽게 딸려왔다.

    “크아아!”

    이문후를 쫓아가던 우두머리는 갑자기 앞을 가로막은 동족의 모습에 주춤했다.

    계속해서 동족을 방패로 삼는 인간의 행태가 너무 괘씸했다. 하지만 팔을 거둬들일 수도 없는 것이, 이문후는 밀어낸 동족 뒤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푸욱! 콰앙!

    굉음과 함께 앞을 가로막은 웨어 울프가 피를 토했다.

    뒤에서 입은 강한 충격에 밀려난 놈은 우두머리를 덮쳤고, 그 틈을 노리며 다시 이문후의 주먹이 날아들었다.

    콰앙!

    강한 충격에 우두머리의 몸이 크게 휘청거렸다.

    기세를 잡은 이문후는 내공을 끌어 올리며 우두머리 웨어 울프를 압박했다.

    “크륵!”

    붉은 털의 웨어 울프도 마냥 당하고 있지만은 않았다.

    아무리 처음보다 힘을 많이 소진했다지만, 그가 휘두르는 손톱은 강철도 쉽게 찢어버릴 정도로 예리했다.

    촤아악!

    문제는 이런 공격이 이문후에게 큰 소용이 없다는 점이었다.

    이미 눈에 익을대로 익은 공격이었다. 이문후는 휘두르는 팔의 움직임을 살피며 몸을 비틀었다.

    강한 공격은 흘리고, 무딘 공격은 내공을 두른 주먹을 들어서 가로막았다.

    이런 방법 역시 건곤대나이의 영향을 받았다.

    유능제강의 무리를 익히면서 상대하는 놈의 움직임을 더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콰앙! 콰앙!

    빈틈이 드러나기 무섭게 그의 주먹이 꽂혔다.

    쏟아지는 주먹에 결국 우두머리 웨어 울프 역시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크르르르.”

    이미 지칠 대로 지친 상태였다. 더 이상 움직일 힘도 없는 놈은 살기 가득한 눈으로 이문후를 노려봤다.

    투웅!

    이문후는 기운을 흘러 넣으며 웨어 울프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칠공에서 피를 흘린 놈은 결국 쓰러졌고, 죽음을 알리는 소리가 전해졌다.

    [웨어 울프의 우두머리를 쓰러뜨렸습니다.]

    [경험치 구슬을 3개 획득하였습니다.]

    [스킬 저주받은 피를 획득하였습니다.]

    우두머리 웨어 울프도 비교적 많은 보상을 남겼다.

    손에 들어온 스킬 명이 섬뜩하기는 했지만, 아무것도 주지 않는 것보다는 나았다.

    “크아아앙!”

    우두머리를 쓰러뜨렸지만, 아직도 해결해야 할 놈들이 남아 있었다. 근처에 있던 웨어 울프들이 곧장 그를 향해 달려들었기 때문이다.

    남아 있는 놈들 역시 원숭이들과 다르지 않았다.

    우두머리의 복수를 하기 위해서 이문후를 공격했다. 하지만 열 마리도 되지 않는 수로는 역부족이었다.

    터엉! 터엉!

    그는 오히려 달려드는 놈들의 힘을 역이용했다.

    건곤대나이의 능력을 극대화 시키면서 놈들을 상대하자 큰 힘이 들지 않았다.

    [경험치를 획득하였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하였습니다.]

    우두머리가 사라지자 거칠 게 없었다.

    그 와중에 구심점을 잃은 놈들은 서로에게 이빨을 드러냈다.

    “크아아아!”

    “끼아아앗!”

    이것 역시 건곤대나이의 힘이었다.

    달려드는 웨어 울프의 공격 방향을 바꾸면서 원숭이를 공격하자, 놈들은 반목하기 시작했다.

    쉬이익!

    투욱! 투욱!

    남아 있는 놈들의 공격을 피한 그는 놈들의 내부로 내공을 흘러 넣으며 마지막을 장식했다.

    [경험치를 획득하였습니다.]

    죽음을 알리는 소리와 함께 모든 싸움이 끝이 났다.

    “후우. 4성을 찍어서 다행이네.”

    건곤대나이의 성취가 오르지 않았다면 두 우두머리를 잡을 수 없었다. 오히려 놈들을 피해서 도망을 택해야 했지만, 다행히 큰 경험치를 얻으면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어느새 동이 트기 시작했다.

    주변을 둘러본 이문후는 널브러져 있는 수많은 사체에 혀를 내둘렀다.

    어두운 상태에서 싸운 만큼 전체적인 전황을 살필 수 없었다. 하지만 드러난 모습으로 꽤나 큰 싸움을 벌였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저 많은 놈들이 죽었다는 거잖아?”

    시체로 산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만큼 죽은 놈들의 수는 쉽게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가죽만 챙겨가도 다 얼마냐.”

    문제는 죽은 놈들의 사체를 쉽게 옮길 수 없다는 점이었다.

    그렇다고 이대로 두기도 아까웠다.

    “어? 저건 그놈이 쓰던 무기잖아?”

    그런 그의 눈에 반짝 빛나는 물건이 가득 들어왔다.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 우두머리 원숭이가 사용하던 봉이 꽂혀 있었다.

    남은 놈들과 싸우느라 미처 챙기지 못한 것이었다.

    그나마 장비를 가지고 있던 유일한 놈이었다. 그것도 원숭이들을 이끌던 놈이었기 때문에 평범한 무기일 것 같지 않았다.

    이문후는 떨어져 있는 무기를 챙겼다.

    [여의봉을 획득하였습니다.]

    “여의봉? 설마, 그 여의봉?”

    손오공이 사용한 봉과 이름이 같았다.

    무기의 이름을 확인한 그는 깜짝 놀랐지만, 아쉽게도 생각했던 엄청난 물건은 아니었다.

    [여의봉]

    ‘여’족의 족장이 사용하는 지휘봉.

    기운을 사용해서 봉의 형태를 자유자재로 변형시킬 수 있다.

    여의봉을 손에 쥔 그는 천천히 내공을 불어 넣었다.

    손바닥을 통해서 봉에 기운이 스며들자, 봉의 길이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런 식으로 썼구나!’

    이문후는 우두머리 원숭이가 사용했던 방법을 떠올리며 멀리 떨어져 있는 나무를 향해 봉을 찔러 넣었다.

    쉬이익!

    더 많은 내공이 스며들기 무섭게 은빛 봉이 길게 늘어났다.

    그 속도도 생각보다 빨랐다. 마치 은빛 화살이 날아가는 것 같았다.

    터엉!

    길게 늘어난 봉은 그대로 나무기둥을 꿰뚫었다. 내공을 머금은 만큼 그 강도도 더욱 단단해졌기 때문에 강한 위력을 낼 수 있었다.

    “대박인데?”

    속도도 빨랐고, 내공도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 않았다.

    다시 내공을 회수하자 봉이 줄어들었다. 내공을 조절하는 것으로 봉의 길이를 조절하는 게 가능했다.

    잘만 이용하면 좋은 무기가 될 것 같았다.

    손에 넣은 여의봉에 만족한 그는 아직 확인하지 않은 스킬을 살폈다.

    저주받은 피.

    우두머리 웨어 울프를 처리하고 얻은 스킬이었다.

    이문후는 그 섬뜩한 이름을 가진 스킬을 살폈다. 그리고 예상하지 못한 능력에 절로 눈살을 찌푸렸다.

    “이걸 쓸 일이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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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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