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고인물의 던전 사냥-71화 (71/126)

제 71화

건곤대나이

건곤대나이의 성취가 오르면서 새로운 효과가 나타날 거라고는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걸 얻을 줄은 몰랐다.

‘유능제강?’

부드러움으로 강함을 이긴다는 말이었다.

자연스럽게 체득된 무리와 함께 머릿속에 그 개념이 저절로 떠올랐다.

‘공격을 흘릴 수 있다는 것 같은데.’

큰 맥락에서 보면 힘의 줄기를 바꿀 수 있었다.

비단, 무공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 그동안 힘들었던 부분에서도 적용이 가능했다.

새로운 무리. 거기에 건곤대나이를 통해서 장착할 수 있는 스킬의 수가 하나 더 늘어났다.

“기대 이상인데?”

새로 얻은 것들에 놀라던 그때, 근처에 있던 한 놈이 달려들었다.

이미 그를 눈여겨 보던 놈이었다.

어부지리를 노리며 이득을 취하는 인간의 모습에 분개한 웨어 울프는 빠르게 달려들며 송곳니를 들이밀었다.

몸을 날리다시피 내던지는 저돌적인 공격이었다.

거기에 너무 기습적으로 움직인 만큼 대응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문후는 어렵지 않게 놈의 공격을 받아냈다.

투욱!

옆으로 몸을 비틀면서 가까이 온 놈의 머리를 슬쩍 밀어냈다. 그러자 큰 덩치를 가진 놈이 아슬아슬하게 그를 스쳐지나갔다.

쿠웅!

비켜나간 놈이 바닥에 처박혔다.

뛰어든 속도가 빠른 만큼 충격도 클 수밖에 없었지만, 정작 놈을 흘려보낸 이문후는 그 모습에 깜짝 놀랐다.

‘이게 유능제강?’

평소라면 몸을 던져서 피하거나 순간이동을 사용했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유능제강의 무리를 얻자 완전히 달라졌다.

“크르르!”

힘겹게 몸을 일으킨 웨어 울프는 그를 경계했다.

앞에 있는 놈을 찢어발겼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반응으로 공격을 흘린 것이다.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

이문후의 반응에 몸을 일으킨 놈은 다시 한번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

이번에는 신중하게 날카로운 손톱을 앞세우며 달려들었다.

한 번에 죽인다는 생각이 아니라 상처만 입히려는 생각을 가지며 공격을 이어갔다.

촤아악! 촤아악!

전방을 가득 채우는 예리한 공격들.

여러 개의 검이 한꺼번에 휘둘러지는 것 같은 착각이 일 정도로 웨어 울프의 공격은 매서웠다.

하지만 어느 것 하나 이문후에게 닿지 못했다.

건곤대나이의 성취가 오르면서 스탯이 더 높아진 만큼, 모든 공격에 반응을 하고 있었다.

“크아앙!”

계속해서 공격을 피하는 그 모습에 웨어 울프는 흥분하며 괴성을 질렀다.

그 소리에 근처에 있던 또 다른 놈이 달려들었다.

수적으로는 웨어 울프가 더 우위에 있었다.

아무래도 인근이 그들의 영역이었기 때문에 동원할 수 있는 수가 많았고, 기습도 성공한 상태였다.

“크아아!”

한 마리가 더 늘어났다. 날아오는 공격도 더 많아졌지만, 이문후는 어렵지 않게 놈들의 공격을 피해냈다.

‘이걸 계속 다 피할 수는 없겠어!’

지금까지는 쏟아지는 공격을 모두 피했지만, 이 상황이 계속 이어진다면 피해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반격이 필요했다.

쉬이익!

다시 날아드는 예리한 공격.

이문후는 웨어 울프의 팔을 낚아챘다. 힘을 실은 팔을 잡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지금의 그에게는 어렵지도 않았다.

“크극?”

놀란 웨어 울프는 잡힌 팔에 힘을 줬고, 놈의 의도를 읽은 이문후는 그대로 웨어 울프를 밀어냈다.

푸욱!

공교롭게도 균형을 잃은 웨어 울프에게 동료의 손톱이 꽂혔다. 예리한 손톱은 질긴 가죽을 찢으면서 큰 피해를 남겼다.

“크아악!”

아군의 공격에 당한 웨어 울프는 처절한 비명을 남겼다.

흔하지 않은 상황에 공격을 감행한 웨어 울프도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이문후는 이 상황을 놓치지 않았다.

퍼억!

내공을 담은 주먹이 상처 입은 놈의 가슴을 때렸다.

충격을 받은 웨어 울프는 그대로 밀려나며 아직 손을 빼지 못한 동료를 묶었다.

‘됐다!’

의도가 통하자 이문후는 바로 앞으로 뛰쳐나갔다. 그리고 손이 묶인 웨어 울프의 측면을 노렸다.

뻐억!

죽은 동료에 시야가 막힌 웨어 울프는 강한 충격에 휘청거렸다. 관자놀이를 때리는 이문후의 공격에 반응을 할 수 없었다. 빠르기도 빨랐지만, 손이 묶여 있었기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경험치를 획득하였습니다.]

너무나 쉽게 둘을 쓰러뜨렸다.

확실히 유능제강이라는 무리가 큰 도움이 되고 있었다.

확실히 격차가 벌어졌다지만, 온전한 상태로 달려온 웨어 울프 둘을 순식간에 처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별로 큰 힘을 들이지도 않은 것 같았는데.’

한 거라고는 다가오는 놈의 공격을 흘리는 게 전부였다.

그것만으로도 순식간에 둘을 무력화시키면서 힘을 줄일 수 있었다.

그는 곧바로 다른 목표를 찾았다.

유능제강의 이용방법을 확인한 만큼 다른 놈도 수월하게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늑대 인간들이 더 유리한 건가?’

하얀 털 원숭이들이 분전하고 있었지만, 상황은 웨어 울프들에게 더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얼마 지나지 않아서 싸움이 끝날지도 몰랐다.

이문후는 원숭이와 싸우고 있는 웨어 울프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놈의 무릎 뒤쪽을 후려 차며 균형을 무너뜨렸다.

캐앵!

갑작스러운 충격에 웨어 울프가 휘청거렸다.

힘의 균형이 무너지자 원숭이는 놈을 찍어 내렸다. 이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만큼 놈을 압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퍼억!

하지만 무릎을 꿇은 웨어 울프를 끝낸 것은 이문후였다.

그는 웨어 울프의 목에 단검을 찔러 넣었고, 순식간에 목숨을 빼앗으며 뒤로 물러났다.

“우끼!”

원숭이는 먹잇감을 가로챈 이문후의 행동에 분개했다. 하지만 반응을 할 겨를도 없이 이문후는 그곳을 벗어났다.

원래는 앞에 있는 원숭이도 마저 처리하는 게 맞았지만, 이 상황을 게속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었다.

캐앵! 캐앵!

웨어 울프들의 비명이 점점 많아졌다.

우두머리 원숭이를 상대하던 웨어 울프는 쓰러지는 수하들의 모습이 얼굴을 찌푸렸다.

언제부턴가 개입한 인간이 이제는 그의 수하들을 사냥하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그들이 위험했다.

이문후의 행동을 좌시할 수 없었다.

우두머리 웨어 울프는 곧바로 이문후를 향해 움직였다. 하지만 몇 걸음 떼지도 못하고 걸음을 멈춰야만 했다.

터엉!

우두머리 원숭이의 봉이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길게 늘어난 봉은 곧바로 형태를 바꾸며 공격을 해왔고, 웨어 울프는 어쩔 수 없이 그 공격을 막아내야만 했다.

원숭이의 입장에서는 이문후의 움직임이 큰 도움이 되고 있었다. 비록, 반드시 죽여야만 하는 놈이었지만, 지금은 적의 수를 줄여주는 아군과 다를 게 없었다.

***

“이게 마지막인가?”

이문후는 마지막 남은 활력단을 삼켰다.

다섯 개의 활력단을 하루 만에 모두 사용했지만, 아깝지는 않았다. 활력단을 소모한 만큼 그에 준하는 것들을 손에 넣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활력단의 가치보다 손에 넣은 것들이 더 많았다.

“후우.”

호흡을 고른 그는 점점 마무리되어가는 싸움을 확인했다.

원숭이와 웨어 울프 모두 남아 있는 수가 많지 않았다. 처음에는 두 자릿수를 가볍게 넘어갔었지만, 이제는 간신히 열 마리를 넘길 정도로 그 수가 줄어있었다.

두 종족의 싸움에 개입을 하면서 균형을 맞춘 게 주효했다.

처음에는 원숭이들을 도와서 웨어 울프를 공격했지만, 균형이 맞춰지려고 할 때는 원숭이들을 노렸다.

‘여기에서 그만 빠질까?’

두 무리도 이문후의 존재를 눈치채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처리했던 웨어 울프는 오히려 원숭이를 도와서 그를 공격했다.

아무리 적이라고 하지만, 이문후가 더 위험하다고 판단한 게 분명했다.

이미 많은 이익을 얻은 만큼 여기에서 물러나도 아쉬울 게 없었다. 하지만 이문후는 여전히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두 놈의 모습에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저 둘 중에 한 놈만 잡아도 대박일 것 같기는 한데.’

우두머리 원숭이와 붉은 털의 웨어 울프.

외형만 보더라도 다른 놈들과는 달랐다. 서로가 부딪칠 때마다 주변의 공기가 터져나가는 것만 보더라도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더 고민이었다.

비등한 힘을 가진 놈들이 여전히 치열하게 부딪치고 있었다. 꽤나 오랜 시간을 싸운 만큼 조금씩 힘이 빠질 때가 됐다.

활력단으로 체력을 회복한 그에게는 좋은 기회였다.

무엇보다 아직 극독이라는 치명적인 능력을 사용하지 않았다.

‘적어도 한 놈은 죽일 수 있지 않을까?’

남아 있는 몬스터들의 수도 많지 않았다.

체력도 회복됐고, 극독과 순간이동도 다시 사용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4성이 된 건곤대나이로 훨씬 강해진 상태였다.

“이런 상황이 언제 또 오겠어!”

몬스터들의 영역 다툼에서 이득을 얻을 기회는 많지 않았다. 지금은 천금 같은 기회였다.

결정을 내린 그는 적당한 놈들을 찾았다.

우두머리들의 싸움에 끼어들기 전에 남아 있는 몬스터들의 수를 줄이는 게 먼저였다.

나무 위에서 내려다보던 그는 적당한 놈들을 찾았다.

그와 가장 가까이 있는 놈들이었다. 서로 싸우고 있는 만큼 기습에 쉽게 대처할 수 없는 상태였다.

“흐읍!”

내공을 끌어 올린 이문후는 그대로 뛰어내렸다.

제법 높이가 있었지만, 이제는 이런 높이도 큰 상관이 없었다.

휘이익!

순식간에 아래로 떨어진 그는 내공이 실린 단검으로 원숭이를 처리했다. 갑자기 위에서 나타난 만큼 놈은 그의 공격에 대응을 할 수 없었다.

이문후는 한 놈을 쓰러뜨리고 바닥에 발을 내디뎠다.

높이가 있는 만큼 충격이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는 떨어져 내리는 힘의 줄기를 바꿨다.

쿠웅!

바닥을 딛기 무섭게 그의 몸이 앞으로 튀어나갔다.

유능제강의 무리를 응용했다. 낙하하는 힘의 방향을 바꾸면서 오히려 추진력으로 사용한 것이다.

4성의 건곤대나이는 이걸 가능하게 만들었다.

하늘과 땅을 뒤집는다는 말처럼 힘의 줄기를 바꿀 수 있었다.

뻐억!

순식간에 뛰어든 그는 웨어 울프의 빈 가슴에 주먹을 찔러 넣었다. 내공을 실은 일격에 놈의 허리가 꺾였고, 다시 뻗은 주먹에 피를 토하며 쓰러진 놈은 움직임을 멈췄다.

[경험치를 획득하였습니다.]

순식간에 둘을 처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숨을 돌릴 겨를도 없이 은빛 섬광이 날아왔다.

“흐읍!”

갑자기 날아든 빛에 깜짝 놀란 그는 내공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날아오는 빛을 쳐냈다.

터엉!

가슴을 향해 날아오던 게 튕겨져 나갔다.

다행히 기습적인 공격을 흘릴 수 있었다. 이번에도 유능제강의 무리로 공격을 쳐냈지만,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크아앙!”

거친 포효와 함께 붉은 그림자가 그를 향해 다가왔다.

쿠웅!

이문후는 곧바로 나한보를 밟으며 뒤로 물러났다.

빠른 판단으로 몸을 날리자, 그가 있던 공간이 찢겨 나갔다.

“이건 또 뭐야?”

우두머리 웨어 울프였다.

놈은 먼 거리를 뛰어오며 그를 공격했다.

다행히 별다른 피해는 없었지만, 상황을 파악한 그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죽일 듯이 싸우던 두 놈의 싸늘한 시선이 느껴졌다.

우두머리 원숭이와 웨어 울프가 이문후를 향해 적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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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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