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4. (54/62)

54.

“으음.”

시끄러운 진동 소리에 재희가 몸을 뒤척였다.

눈을 감은 채 침대를 더듬어도 핸드폰은 어디 간 건지 손에 닿지 않는다.

어제 베개 맡에 두고 잔 것 같은데. 무시하려 해도 시끄러운 소리에 그럴 수도 없었다.

이리저리 찾던 그녀가 결국 한숨을 쉬며 눈을 반쯤 떴다.

아직 창밖은 어두운 상태였다.

“대체 누구야…….”

짜증 섞인 목소리로 중얼거리던 그녀는 발신자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민경이었다.

이 시간에 왜 전화를…….

그녀가 의아한 낯으로 통화 버튼을 터치했다.

“응, 민경 씨.”

-선배님, 괜찮으세요?

“무슨 말이야.”

-지금 어디세요? 병원이신 거죠?

“……민경 씨, 나한테 전화한 거 맞아?”

재희가 살짝 짜증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

갑자기 새벽에 전화해서 대뜸 병원이냐니.

아무래도 전화를 잘못한 모양이다.

하암. 재희는 눈을 비비며 하품을 했다.

-아직, 모르시는 거예요?

“뭔데 그래. 지금 몇 시…….”

-조금 전에 속보 들어왔어요. 이차현 부사장님 교통사고 나셨다고……. 차가 반파될 정도로 큰 사고라는데…….

그 말을 들은 재희의 행동이 일순 멈췄다. 순간 정신이 번쩍 들 정도로 황당한 이야기였다.

잘못 들은 건가. 제 귀로 듣고도 잘 와닿지 않아 재희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게 무슨 말이야?”

-위독하시대요. 속보……속보라서 연락드린 건데. 혹시 연락 아직 못 받으신 거예요?

민경의 말에 재희가 핸드폰을 살폈다. 하지만 핸드폰에는 어떤 연락도 오지 않았다.

그가 사고가 났다면, 세민과 같이 있었던 건가. 그래서 세민조차 연락이 없는 건지.

갑자기 불안감이 엄습했다.

“확실해?”

-네.

“알았어. 끊어 봐.”

전화를 끊은 그녀는 기사를 보기 위해 포털 사이트 앱을 터치했다. 너무 놀란 탓에 그 작은 움직임에도 손이 덜덜 떨려왔다.

“하.”

차마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없어 재희는 잠시 숨을 골랐다.

부디, 오보이기를. 아무 일도 없기를.

가장 정보가 빠른 곳이 방송국이었기에 거짓은 아닐 텐데.

재희는 애써 마음을 가라앉히며 차현의 이름을 검색했다.

“…….”

하지만 그녀의 바람과 달리 기사가 초 단위로 올라오고 있었다.

[1보] 이형 전자 이차현 부사장 교통사고 후 병원으로 이송 중.

[1보] 이차현 부사장 위독

[1보] 이형우 회장 아들 이차현 부사장 술에 취한 상대 운전자에게 큰 사고를 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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