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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 전.
“늦어서 미안하이.”
“어서 와.”
“어서 오십시오.”
차현이 허리를 굽혀 깍듯이 인사했다. 최홍수는 미소를 그리며 룸 안으로 들어왔다.
이 회장의 갑작스러운 호출에 차현은 저녁에 있던 미팅마저 취소해야 했다.
무슨 일인지 전혀 짐작할 수 없었는데, 최 회장을 본 차현의 눈빛이 낮게 가라앉았다.
취임식 때 자식들을 결혼시키자며 사심을 가득 드러낸, 형우의 오랜 친구였다.
“우리 딸은 오늘 바빠서 못 왔네.”
“유영이 요새 뭐 한다고 그리 바쁜가.”
“모르지 뭐. 내가 오늘은 꼭 좀 같이 가자고 사정을 했는데도, 들은 체도 안 해. 우리 이 부사장 보여 주고 싶었는데. 다음에 자리 또 만들어 보겠네.”
홍수와 형우가 착석한 후, 차현은 형우의 옆에 조심히 앉았다.
왠지 안 좋은 느낌이 몸을 휘감았다.
왜 이 자리를 만들었는지. 정말 형우의 생각은 어떤지.
찰나의 순간 수만 가지 생각이 머릿속에 들어찼다.
“술은 마시던 거 마시지.”
“그거 말고, 내가 귀한 선물 받은 게 있는데. 자네랑 먹으려고 가져왔어. 우리 부사장도 줘 볼까 하고.”
“영광입니다.”
차현은 최대한 표정을 다잡으며 억지로 입꼬리를 당겨 웃었다. 결혼 관련 기사가 보도되기까지는 약 두 시간이 남은 상태였다.
기존에 예정한 날짜에서 오늘로 바뀐 이유는 형우의 지시 때문이었다.
‘네 결혼 기사, 날짜 좀 미뤄야겠다. 신제품 출시도 있고. 아무래도 취임식 끝나고 바로 터트리면 모양새가 좋지 않겠어.’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