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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조선을 다시 위대하게-113화 (113/195)

[113화] 피의 연회

태자가 단 한 번 무기를 휘둘러서 동호의 왕 임묵을 사살하자 그 모습을 본 고조선의 병사 수만 명이 우렁찬 함성을 질렀다.

“태자께서 적장을 사살하셨다!”

“조선 만세! 태자 전하 만세!”

반면 동호의 병사들은 한부가 들고 있는 임묵의 검을 보고 검과 활을 내려놓고 고조선군에게 항복했다.

“왕께서 이렇게 허무하게 돌아가시다니······. 동방 부족의 시대가 끝나버렸어······.”

“흉노도 아니고 남방인 무리에게 이토록 처참하게 패배를 당하다니 믿기질 않는구나······.”

모든 적군이 투항하며 전투가 끝나자 고조선군 병사들은 장수들의 지휘에 따라 포로를 밧줄로 묶고 동호족에게 빼앗은 말과 병장기를 전리품으로 챙기기 시작했다.

한부는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앞으로 흉노가 고조선에 가져다줄 이익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원역사의 흉노는 묵돌 선우가 유목민 세력 중 최강의 라이벌이었던 동호의 왕을 처치한 다음부터 폭발적으로 성장해서 초원을 통일하고 실크로드를 지배했었지. 지금 흉노를 잘 길들여놓으면 강력한 기병도 얻고 어쩌면 내가 죽기 전에 왕검성에서 그리스까지 통하는 무역로를 뚫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상장군 무명은 흉노가 지나치게 세력을 확장하는 상황이 고조선에 해가 될 수 있다고 여기고 태자의 곁으로 다가와서 말했다.

“전하. 북방의 유목민들은 무력을 중히 여기고 약속과 신의를 가볍게 여깁니다. 지금 당장은 조선의 세력이 강하고 전하께서 흉노의 숙적인 동호를 물리치셨으니 선우가 전하를 후계자로 삼겠다는 약속을 바로 뒤집지는 않겠지만, 흉노가 초원을 제패하고 나면 조선을 배신할 수도 있습니다.”

“본인이 선우의 장녀를 아내로 맞이하고 계에 데려간 다음에는 흉노도 조선에 이빨을 드러내기 어렵지 않겠소?”

“전하. 지금의 진나라 왕이 조나라에 볼모로 가 있을 때 소장은 장평에서 조나라 장정 수십만 명을 땅에 묻었습니다.”

“음······. 경의 말을 듣고 나니 등골이 서늘해지는구려. 분명 그 일 때문에 지금의 진나라 왕은 조나라에서 살해당할 뻔했다고 들었었소. 흉노의 부족장이나 장수 중에 외지인이 선우와 사돈을 맺는 걸 탐탁잖게 여기는 자들이 없을 리가 없을 테니 그자들에게 설득당한 선우가 눈에서 멀어진 딸을 버리고 조선을 칠 수도 있겠지요.”

“그렇습니다. 전하. 그러니 조선이 중원의 외적을 모두 물리칠 때까지 유목민 기병을 요긴하게 쓰다가 진나라를 멸하고 나면 흉노를 정벌하셔야 합니다.”

“글쎄. 진나라도 수많은 서융인을 잘 다그치고 구슬려서 백성으로 삼지 않았소? 충분히 주의하면 조선도 얼마든지 흉노를 동화시킬 수 있을 거요. 귀국은 잠시 미루고 우선 선우가 다스리는 부락으로 돌아가서 전공을 과시합시다. 그러면서 흉노인들에게 본인이 선우에 어울리는 그릇임을 다시 한번 보여줄 생각이오.”

“전하께서는 이미 흉노와 맞먹는 초원의 강자였던 동호의 왕을 처단하셨습니다. 이보다 더 북방 유목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만한 일이 뭐가 있는지 모르겠군요.”

“그런 게 있다오. 듣는 귀가 많은 곳에서 할 수 있는 말이니 선우의 부락으로 돌아가면 그때 알려주겠소.”

“알겠습니다. 전하. 그럼 소장은 전장을 정리하고 선우에게 돌아갈 준비를 하겠습니다.”

무명은 태자와의 대화를 마친 후 휘하의 병사들에게 다시 서쪽으로 행군할 것을 명령했다.

그동안 한부는 흉노의 영토가 있는 서쪽의 초원을 바라보면서 생각에 잠겼다.

‘썩 내키지는 않지만 묵돌 선우가 거친 유목민들을 휘어잡을 때 썼던 방법을 흉내 낼 수밖에 없겠다. 로마에 가서는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도 있잖아? 지금의 선우도 흉노에서는 강한 군주가 성군이고 현왕이라고 말했고.’

흉노 역사상 최고의 정복 군주 묵돌 선우 친아버지를 시해하고 선우의 자리에 오르기 전의 흉노는 전국시대 때보다도 훨씬 세력이 약해진 상태였다.

조나라의 전설적인 명장 이목과의 전투에서 대패한 후 겨우 20년에서 30년쯤 후에는 진나라의 명장 몽염이 이끄는 30만 대군에게 많은 영토를 빼앗겼기 때문이다.

묵돌 선우가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흉노를 중원을 통일한 한나라조차 조공국으로 삼고 실크로드를 지배하는 막강한 유목민 제국으로 만들 수 있었던 것은 피비린내 나는 용인술이었다.

한부는 묵돌 선우가 신하들의 충성심을 확인하기 위해 자기 애마와 애첩에게 화살을 쏘라고 명하고 이에 따르지 않는 자를 모두 참수했다는 일화를 떠올리면서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가 생각에 잠겨있는 고조선군은 행군 준비를 마쳤고 서쪽으로 진군해 기원전 248년 5월이 끝나기 전에 흉노의 부락에 들어섰다.

흉노의 백성들은 동호의 왕 임묵의 머리를 창대 꽂고 흰색 천막 사이를 지나는 고조선군과 그 뒤를 따르는 포로 수천 명, 그리고 전리품이 가득 실려있는 우마차 수백 대에서 눈을 떼지 못하며 놀란 목소리로 수군거렸다.

“이럴 수가! 저건 임묵의 머리잖나? 게다가 저렇게 많은 포로가 조선인들에게 끌려오고 있어!”

“허허허! 조선의 태자가 동방 부족의 연합군을 아주 가루로 만들어 버렸나 본데?”

“그런데도 조선군 병사 중에는 다친 사람이 거의 없어! 숫자도 출진할 때랑 별로 줄지 않은 것 같고!”

오윤 선우도 동호 부족

연합군을 물리친 고조선군이 딸과 함께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천막에서 뛰어나와 여러 신하와 함께 한부를 맞이했다.

“참으로 훌륭하오! 조선의 태자여! 처음 만날 때부터 그대가 예사 인물이 아니라는 건 눈치챘지만, 설마 이렇게 금방 임묵의 머리를 본인에게 가져올 줄을 몰랐소!”

“감사합니다! 하늘이 내린 푸른 늑대의 후손이신 탱리고도선우시여! 자칭 동방의 왕은 거느린 전사만 많았지 병법에 밝지 못한 자였습니다! 덕분에 다리가 부러진 토끼를 잡듯 손쉽게 물리칠 수 있었지요!”

한부가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말하자 적잖은 흉노의 장수가 경외심이 묻어나는 시선으로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고조선이나 전국칠웅 여러 나라에서는 꽤 오만하게 들렸을 발언도 부족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선 힘의 과시가 필수인 흉노 사회의 지배계층에게는 어느 정도의 허세도 중요한 덕목이었다.

오윤 선우는 한부의 대답을 듣고 너털웃음을 웃더니 진서 공주에게 물었다.

“허허허허허허! 동쪽 초원을 제패했던 임묵을 토끼에 비유하다니! 남방인 중에서도 이토록 패기 넘치는 무장이 있는 줄은 꿈에도 몰랐구려! 진서 공주! 넌 조선의 태자가 동방의 마적 떼를 토벌하는 모습을 봤겠지? 어서 네 감상을 말해 보아라.”

“조선의 태자 한부는 마치 늑대처럼 사납고 매처럼 재빠르며 여우처럼 영리했습니다.”

“그럼 이 듬직한 청년을 네 남편감으로 삼아도 불만 없으렷다?”

아버지의 단도직입적인 질문에 진서 공주는 말로 대답하는 대신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숙이고 뺨을 붉혔다.

그러나 그런 그녀와는 달리 선우의 뒤에 서 있는 몇몇 흉노의 장로와 장수들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한부는 그들의 면면을 바라보고 기억하면서 두 주먹을 움켜쥐었다.

‘지금으로선 흉노 최강의 라이벌인 동호를 물리쳐줬는데도 외지인이 선우의 후계자가 되는 걸 불만스러워는 놈들이 이렇게나 많구나. 계로 돌아가기 전에 싹 정리하는 수밖에.’

한부는 거사를 치르기 전에 먼저 선우의 생각을 떠보기로 했다.

그는 이목의 군대를 쫓아냈을 때처럼 오윤 선우가 자기를 천막으로 초대해 술과 고기를 대접했을 때, 일부러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물었다.

“선우시여. 저를 좋은 사윗감이자 후계자로 여겨주셔서 참으로 감사합니다만, 한가지 걱정스러운 점이 있습니다.”

“혹시 부친이신 조선의 왕께서 이번 혼담을 깨실까 봐 걱정하고 있는 거요? 우리 흉노가 북방의 야만족이라고?”

“아닙니다. 오히려 흉노의 여러 장로와 장수들이 외지인인 제가 선우가 되는 걸 반대할까 봐 걱정이 많습니다.”

“조선의 태자여! 흉노의 백성 중 감히 선우의 뜻에 거스를 수 있는 자는 없소!”

“하지만 조금 전 선우께서 여러 신하 앞에서 저와 진서 공주의 혼담에 관한 말씀을 하실 때 적잖은 자들이 불쾌한 표정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그런 발칙한 놈들이 본인의 등 뒤에 서 있었단 말이오?! 말채찍으로 얼굴을 맞아봐야 정신을 차릴 놈들이구먼! 걱정하지 마시오. 조선의 태자여. 감히 흉노와 조선의 혼인 동맹에 재를 뿌리려 드는 자는 신분 고하를 막론하고 참수하여 들판에 던져버리겠소.”

“저도 지금 당장은 감히 흉노의 탱리고도선우의 말씀에 토를 자는 한 명도 없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위대하고 강한 전사도 세월이 지나면 늙기 마련입니다. 선우께서 더는 활시위를 당길 힘이 없으실 때도 과연 흉노의 장수들이 선우의 말씀에 반드시 따를 거라고 확신하실 수 있습니까?”

오윤 선우는 한부의 말을 듣고 그만 입을 다물고 말았다.

흉노에는 중원 대륙의 여러 나라나 고조선과는 달리 노인을 공경하는 풍습이 없어서 전사들이 들짐승을 사냥해오면 젊고 건장한 장정들이 가장 기름지고 맛있는 살코기를 먼저 먹고 노인들은 남은 음식을 먹었다.

정주민 사회에서는 노인이 풍부한 지식과 삶의 경험을 바탕으로 젊은이들에게 농사에 관한 조언을 해주면서 지역사회에 이바지하며 가족과 이웃의 존경을 받았지만, 언제 마적 떼나 맹수의 습격을 받을지 모르는 유목민 사회에서는 당장 무기를 들고 싸울 수 있는 젊은이가 노인보다 더 중요한 존재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이는 흉노의 지배계층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여서 무당을 겸한 일부 장로를 제외하면 전장이나 사냥터에서 말을 달릴 수 없는 노인의 발언권은 대단치 않았다.

그런 이유로 흉노의 부족장들은 완전히 노쇠해지기 전에 후계자를 정하고 자신의 자리를 자식에게 물려주지만, 한부는 하북과 요서, 요동을 다스려야 하기에 선우의 자리를 빨리 차지해야 할 때 흉노의 영토에 가지 못할 확률이 높았다.

“듣고 보니 일리 있는 말이구려. 이 일을 어찌하면 좋을꼬. 이렇게 훌륭한 선우 감을 놔두고 유약하고 간이 작은 두만이에게 흉노의 장래를 물려줄 수도 없는 노릇이고. 후······. 그 녀석 생각을 또 가슴이 답답해지는구나.”

오윤 선우의 장남인 두만은 원역사에서 초대 선우로 기록된 인물이지만, 장남이자 유능한 장수인 묵돌 대신 애첩이 낳은 어린 아들을 후계자로 삼으려고 묵돌을 죽이려고 하다가 오히려 아들에게 시해당한 무능한 인물이다.

원역사의 기록에는 두만이 부족을 다스리는 동안의 흉노는 세력이 대단치 못했기에 묵돌이 막 선우 자리에 올랐을 때는 동호의 왕이 묵돌 선우에게 그가 아끼는 천리마와 연지를 바치라는 협박에 순순히 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해진다.

오윤 선우는 아직 어린 아들이 시원찮은 인물임을 일찌감치 알아채고 흉노의 번영을 위해 장녀의 사윗감을 후계자로 삼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그러나 오윤 선우가 노쇠해지면 선우의 혈통이라는 이유만으로 한부 대신 군주의 자질이 부족한 두만을 추대하려는 세력이 언제 생길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한부는 그런 선우의 반응을 보고 그의 마음을 읽은 다음 다시 입을 열었다.

“선우시여. 이번 승전을 기념한다는 명목으로 성대한 연회를 열어 모든 부족장과 장로, 그리고 장수들을 이곳에 모아놓고 조선과 흉노의 혼인 동맹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자들을 솎아내면 어떻겠습니까?”

“흠······. 확실히 목구멍에 술이 넘어가면 진심이 입으로 흘러나오는 법이긴 하지. 하지만 연회장에선 유혈 사태를 일하지 못하게 하려고 선우를 제외한 모든 참석자가 무기를 소지하지 못하게 하는 전통이 있어서 그리 쉽게 거사를 치르진 못할 거요.”

“그 문제는 조선의 궁수를 쓰면 해결할 수 있을 듯합니다.”

한부는 그렇게 대답하면서 오윤 선우에게 자기 머릿속에 들어있는 계책을 알려주었고 선우는 그의 말을 듣고 나서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 *

오윤 선우는 한부와의 대화를 마친 후 즉시 자신이 통치하는 모든 부락에 전령을 보내 동호 정벌을 축하하는 연회에 참석하라는 어명을 전했다.

그로부터 보름이 지나자 선우에 충성을 맹세한 모든 흉노 부족의 부족장과 장로, 그리고 장수들이 선우가 사는 부락에 모여들었다.

유목민의 천막 안에는 수백 명이나 되는 손님을 들일 수 없었기에 연회는 부락 한가운데 있는 공터에서 개최되었다.

연회 참석자가 모두 모여 자기 방석에 앉자 선우가 사람 해골에 은을 도금해서 만든 술잔을 높이 들면서 큰소리로 외쳤다.

“보라! 이건 동맹국 조선의 태자가 내게 바친 동방의 왕 임묵의 해골로 만든 술잔이다! 이에 내 오른편에 앉아있는 이 늠름한 장수를 내 딸 진서의 배필이자 본인의 후계자로 삼을 것을 선포하노라!”

그 후 악사들이 흉노의 전통악기를 연주하고 큰 소와 양을 통째로 구워 먹으며 몇 번 술잔이 오가자 드디어 술기운에 이성이 마비된 두 젊은 장수가 흉노의 앞으로 나서면서 한부가 차기 선우로 낙점된 것을 따지고 들기 시작했다.

“초원 제일의 전사이신 선우시여! 어찌하여 남방인 따위에게 흉노의 장래를 맡기려 하십니까?! 부디 명을 거두어 주십시오!”

“저자가 큰 공을 세운 건 인정하옵니다만, 선우의 자리는 흉노의 시조인 하늘이 내린 푸른 늑대의 후손에게 돌아가야 합니다!”

많은 연회 참석자가 두 사람이 연회장 밖으로 끌려나갈 거로 생각했지만, 선우는 그들의 말을 듣고 수염을 쓰다듬더니 신하들의 면면을 바라보면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조선의 태자 한부는 우리 흉노인 중 누구도 이기지 못했던 연나라의 극신과 동방의 임묵을 손쉽게 제압한 위대한 전사다. 그런데도 그에게 흉노를 이끌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는 자가 있을 줄은 몰랐구나. 여러 사람의 의견을 묻고 싶으니 혹시 다른 사람 중에도 이 두 사람과 의견이 같은 자가 있으면 손을 높이 들어보라.”

선우가 명하자 연회 참석자 중 일부가 주변 사람의 눈치를 보다가 하나둘 술잔과 고기를 내려놓고 한 손을 들기 시작했다.

한부는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더는 손을 드는 사람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갑자기 들고 있던 술잔을 연회장 한가운데로 던졌다.

그러자 부락 주변을 둘러싸듯 세워진 망루에 미리 잠복해 있던 조선의 궁수 수십 명은 태자의 신호를 보자마자 손을 들고 있는 흉노의 귀족들을 향해 편전을 쏘아댔다.

- 쐐액!

수십 발의 편전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공중을 날아 손을 든 흉노의 부족장과 장수들의 가슴과 목에 명중하며 화기애애하던 연회장은 비명과 붉은 선혈로 물들어갔다.

“크헉!”

“끄아악!”

자기가 선우의 후계자가 되는 걸 반대한 마지막 장수가 심장에 편전을 맞고 쓰러지자, 한부는 느긋한 몸짓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둘러보면서 말했다.

“자, 또 본인이 위대하신 선우의 사위이자 후계자가 되는데 반대하는 분이 또 계시오? 그런 분이 아직 남아계시면 어서 손을 들어주시오.”

그 말에 겁먹은 흉노의 귀족들은 선우와 한부 앞으로 다가와 말없이 한쪽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여서 복종의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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