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화
절정을 겪은 그녀를 안고 어르는 목소리엔 다른 뜻이 있어 보였다. 뿌리기만 하고 거두지 못한 그의 전신에서 열이 났다. 그녀가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한 그는 또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려 했다. 손장난으로 절정을 몇 번 보내 둘 속셈인 듯싶었다.
나디사는 그런 오만한 그에게 반격을 주고팠다. 나른해진 그가 음부에 난 잔털을 손바닥으로 밀듯이 만지작거릴 때였다. 다리 힘을 모은 그녀가 앉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깐 눈이 흔들린 히아신이 손을 놓치는 건 당연한 순서였다.
“안 돼…….”
그러나 그는 함정을 두 개나 파 두었다. 운동 신경이 남다른 그의 눈에는 그녀의 탈출이 코웃음 나게 느려 보인다는 것. 그리고 이동을 감행하기엔 위치 선정이 좋지 못하다는 점이었다.
“만찬이 제 발로 굴러왔네.”
그가 이렇게 말하는 순간 아차 싶었다. 살집 있는 둔부부터 잡혔다. 반대로 당기는 힘에 넘어질 뻔했으나 그의 얼굴이 막아 주었다. 하지만 코가 깨져도 넘어지는 게 낫지. 넘어간 음부에 닿은 곳이 그의 입술이라는 건 알고 싶지도 않았다.
“아! 놓아, 히아신…….”
그가 허벅지를 워낙 강하게 잡고 있어 도로 앉을 수 없었다. 일어서서 그의 입에 음부를 넣어 주는 꼴이 됐다. 그는 기쁜 얼굴로 다가온 행운에 키스했다. 게으른 꿀벌이 된 그는 젖은 음부에 혀를 꽂기만 하면 됐다.
쩝, 쩝, 좁은 통로를 짓치는 소리가 그의 입에서 나올 때마다 다리 끝을 세모로 모았다. 겉살을 갈라 들어온 혀는 치고 빠지는 데에 귀재였다. 어찌저찌 안쪽을 빠는 혀는 참아 낼 수 있더라도 말이다. 일부러인 게 분명한 윗입술이 건드리는 부위가 말썽이었다.
작은 구슬 같은 음핵은 사람의 손을 타선 안 되는 곳 같았다. 잘못 걸린 음핵이 한 방향으로 굴려질 때마다 교차한 양다리를 꼬았다. 그의 얼굴을 아래에 깔고 서서 울고 빌었다.
하얀 잠옷 치마에 머리가 덮인 히아신이 무얼 하고 있는지 몸으로 익혔다. 넓적하게 편 그의 혀가 음부를 문지르면 위도 울고 아래도 운다. 뚝, 뚝, 그치지 않는 아랫물을 받아먹던 히아신이 무슨 심보에선지 음부 살을 물고 쭉 빨아당겼다.
“으, 으응!”
음부 한쪽 날개를 잡아 문 탓에 지지할 다리 힘을 잃었다. 땀이 밴 손으로 그의 머리를 짚고 버텼다. 허리를 뒤로 빼려는 노력은 그의 노련한 혀가 가져가 버렸다.
“아, 으…….”
남은 물 한 방울까지 혀로 짜낸 그가 팔 힘을 덜었다. 배부른 사자가 노루 생각하는 격이었다. 먹을 만치 먹은 히아신은 가여운 그녀의 둔부를 놓아주었다.
안아 주던 팔이 힘을 조금 뺐다는 이유로 한 걸음 내딛고는 비틀거렸다. 히아신은 무릎 깨지는 걸 방지하듯 그녀의 허리를 재차 안았다. 그 호의에 기댄 나디사의 몸이 천천히 무너졌다.
“지쳤어?”
“응…….”
야심가인 그는 넋 나간 그녀의 몸을 조정해 앉는 위치를 바꿨다.
“응!”
찰나의 휴식을 누리고 있던 음부에 성기 머리가 들어갔다. 앉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버티고 있었으나 부드럽게 허리를 내리는 힘이 강했다.
“너무, 커.”
“그건 칭찬이지?”
“히아신…….”
“흐.”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낸 히아신은 허리를 쳐올렸다. 입구에서 깔짝거리던 성기가 탄력을 받아 안으로 진입했다. 음부가 쑤셔지는 감각이 그녀의 판단을 망가트렸다.
“으, 읏!”
“하아…….”
성난 것을 듬뿍 먹여 준 히아신이 그녀의 턱을 들었다. 아래를 맺으면서 대화를 할 순 없을까. 그런 발칙한 생각이 들어 말이다.
“말 좀 해 봐…….”
나디사는 희망을 버릴 수밖에 없었다. 저도 사람이니 할 만큼 하다가 놓아주겠지, 하는 희망을.
“나디사, 나디사.”
너도 알고 나도 아는 이름을 두 번씩 부르는 이유는 그뿐이었다. 그의 눈과 정신이 온전하지 못했다. 그가 먹은 마음 없이 허릿짓만 해도 맥박이 빨라졌다.
“아……. 끝내준다.”
“그런, 상스러운 말, 하지 마.”
“너도 움직여, 읏, 아…….”
본인이 직접 그녀의 허리를 잡고 열띤 지휘를 했다. 위로 그녀를 들어 올릴 때마다 아랫도리 우는 소리가 징그러웠다. 짝을 보내기 싫은 성기가 고삐를 늦추지 않고 뒤쫓았다. 저의 입맛에 맞게끔 움직여 완벽한 합을 이루어 냈다.
“윽!”
“아, 나디사…….”
안아 주겠다는데도 나디사는 한사코 그를 거부했다.
“으, 응……!”
퍽, 따라 올라온 성기가 아래를 들쑤셨다. 두 번의 거친 삽입으로 진이 다 빠진 나디사는 앉아서 쉬고 싶었다. 열의의 찬 그의 어깨를 얼싸안았다. 이쯤에서 그만하자는 뜻으로 안긴 것이었으나 히아신은 다른 방식으로 그녀를 안았다.
“으으!”
푹, 푹, 성기가 처박혀 부르르 떠는 그녀의 높이가 달라지고 있었다. 성기를 박아 넣고 조심조심하며 일어선 히아신이 귓가에 속삭였다.
“금방 박아 줄게, 조금만 기다려.”
“아니, 괜찮…….”
돌발적인 그의 흔들림이 밑을 후볐다. 그녀는 말하다 말고 그의 어깨에 기대 다디단 숨을 뱉었다.
“응?”
침대로 나아가던 히아신은 그녀의 반응이 흥미로웠는지 가다가 멈추길 반복했다.
“히아신…….”
일일이 반응할 체력도 다 빼앗긴 나디사는 말을 우물거렸다.
“왜 그래.”
“또 해 봐.”
“뭐를…….”
저는 싱싱하다고 다 죽어 가는 그녀를 놀려 먹는 것이었다. 선 자세로 허리를 쳐들자 또 눈을 감는다. 다부진 그의 어깨에 얼굴을 닦으며 울 듯 말 듯 했다. 그를 안아서라도 이 열과 쾌락을 잊고픈 터였다.
“그거 또 해 줘.”
“그니까 뭐를…….”
“내가 사랑스럽다는 듯이 어깨에 기대는 거. 눈 감고 하아, 하는 거.”
제정신인가 싶어 눈을 떠 보려는데 무식한 놈이 쿵 찔러 들어왔다. 새 놀잇감을 찾아낸 히아신은 침대로 갈 생각 따윈 접어 버린 듯했다.
선 채로 그녀에게 박아 두고 허리를 알아서 내렸다가 올린다. 그의 어깨밖에 의지할 곳이 없는 그녀는 다리를 쭉 뻗은 상태로 떨어 댔다. 그의 뺨에 숨을 토하는 일만이 내받는 성기를 움찔거리게 했다.
“또.”
막고 있어도 구멍에서 새는 물의 양이 달라지지 않는다. 도리어 지체하는 만큼 출납하는 성기의 사소한 움직임에도 예민해졌다. 자기 위주로 사는 듯한 히아신에게도 약점은 존재했다. 그녀가 주는 입맞춤과 애무, 살과 살이 닿는 자극에 약했다.
한시라도 빨리 이 짓을 끝내는 게 낫다는 걸 그는 모른다. 특별한 오늘에 집중하느라 다른 것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잠이 부족한 상태로 내일을 맞으면 또 이도 저도 아니게 된다. 어지간한 자극으로는 그의 정염을 끌 수 없었다. 나디사는 다가가 그의 귀를 잘근 물었다.
“아, 아, 나디사…….”
극도의 흥분, 빠른 쾌락에 놀아난 그가 허리를 놀렸다. 아프게 물고 있음에도 그의 허릿짓은 길들이지 않은 들개의 흘레질 같았다.
만만치 않은 상대를 만난 나디사는 차선의 방법으로 돌아갔다. 입술을 간지럽게 움직이기. 양어깨로 이어지는 목선에 내려가 살근살근 눌렀다. 쪽, 쪽, 문대고 비비는 소리에 허릿짓의 맥이 빠졌다.
“악!”
식는 건 고사하고 그의 머리꼭지에 사는 불을 댕긴 셈이었다. 퍽, 퍽, 그는 빼지 않고 걸어가 그녀를 침대에 눕혔다. 어디가 천장이고 어디가 바닥인지 모르는 나디사의 등에 손이 놓였다. 치고 올라오는 성기를 받으며 먹먹한 한숨을 터뜨렸다. 이럴 게 아니라 몸이 버틸 재간이 없다고 호소라도 해야 했나 싶다.
“아, 으, 아!”
“하, 아아, 나디사아, 아!”
제정신인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다. 안팎으로 쳐대자 물이 그의 배까지 튀었다. 속살을 닳게 하지 못해 안달인 그는 바지도 채 벗지 못한 상태였다. 입이 마를 때마다 제 입에 입술을 댄다. 쭉, 빨아들이는 동안 허리는 천지 분간 못하고 앞을 쳐댔다.
“아, 하아.”
비 오는 날의 습한 공기를 마신 히아신의 상체엔 땀이 굴러다닌다. 간혹 그는 그녀의 농간에 당한 게 분한 것처럼 여린 안쪽 살을 꾹 누르며 희롱했다.
“아아!”
그리고 눈물, 땀, 타액 칠을 한 그녀는 네 번의 절정을 지났다. 악만 남은 그녀는 정신 나간 그의 어깨를 물고, 가슴을 물었다. 어떻게든 그의 몸에 잇자국을 내고 싶은 마음이었다.
히아신은 오늘 밤의 그녀를 아래로, 위로, 촉감으로 기억했다. 벽에 머리를 박지 않게끔 폭 덮쳐 안고서 박아 댈 정신도 있었다.
“아, 나디사…….”
허리를 떠는 그의 씨물이 음부 밖으로 넘쳐흘렀다. 하아, 신음을 쏟은 히아신은 허리를 천천히 돌렸다.
“미친, 그만……!”
씨물을 그녀의 안에 칠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만. 나디사는 오랜만에 잠자리라서 히아신이 몸을 아끼지 않는 것이라고 여겼다. 생글생글 웃는 그와 입을 맞춘 그 무렵에 생각이 났어야 했다.
그는 연기를 꽤 잘한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