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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하의 하늘은 여전히 안녕하신지-90화 (90/210)

90화

처음에는 그가 들어오는지도 몰랐다. 가슴, 쇄골, 목, 여러 번 입을 맞추며 그녀의 시선과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렸기 때문이었다.

그의 입맞춤과 가슴을 어루만지고 유두를 톡톡 건드는 손길에 집중하는 사이, 그것은 자리를 잡았다.

살며시 음부의 문을 벌리며 들어오는 느낌은, 꽤 나쁘지 않다는 것이었다.

정말 잠깐이면 괜찮겠지. 그러나 잠시 뒤 찾아오는 감각은 그게 아니었다.

히아신은 그녀가 아무 말도 하지 못하도록 입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푹, 찔러 넣는 순간 나디사는 그의 어깨를 꽉 잡았다.

질끈 감은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한 방울 흘러나왔다. 그렇게 물을 흘렸어도 안은 빡빡한 느낌이 있는지, 히아신은 여러 번의 걸쳐서 안으로 들어왔다. 그러나 물러섬은 없다.

“음, 아, 읍!”

고개를 틀어 입을 떼면 다시 입술에 의해 틀어막히고, 어렵사리 입술을 피하면 아예 입안에 잡아먹힐 듯 빨리고.

퉁퉁 부어버린 입술을 느낄 새도 없이 나디사는 안으로 꾸역꾸역 들어오는 느낌에 속았다는 말이 먼저 떠올랐다.

이내 그가 멈추었음에도 나디사는 속이 꽉 들어찬 느낌 때문에 이를 악물고 있었다.

“그만 들어갈까…….”

혼잣말이었다. 그러나 나디사는 듣고서도 믿기지 않아 귀를 씻고 싶었다. 그의 어깨를 쥐고 있던 손은 힘없이 툭 바닥으로 떨어졌다.

지금 그를 품고만 있어도 미칠 것 같은데 여기서 더? 그때 히아신은 묘수를 아는 것처럼 나디사의 뺨에 쪽 키스를 날렸다.

“그래도 나디사의 말을 따라야지. 잠깐 넣다, 빼 달라고 했지?”

나디사는 억울한 마음에 힘차게 끄덕였다. 그가 말을 하다가 말고 중간에 웃음을 터뜨린 게 거슬리긴 했으나 설마 그 말까지 어기나 싶었다.

하지만 히아신은 순수하게 허리를 뒤로 물려 꽉 들어찬 제 페니스를 끄집어냈다.

여린 속살을 가르고 들어간 것이 빠져나가는 느낌은 나디사에게 또 다른 충격을 주었다.

들어차 있던 자리가 다물어지는 것이 아니라, 생경한 느낌을 주며 열려 있었다. 겨우겨우 닫히는 느낌이 들 즈음이었다. 잘 빠져나가던 히아신의 페니스가 멈추었다. 왜 그러냐는 듯이 그를 바라보았을 때 일이 일어났다.

쿵, 별이 반짝 보였다. 그대로 나가야 할 것이 나가지 않고 도로 들어왔다. 심지어 속도를 갖추고 들어와 속살을 후볐다. 그 자리에서 기이한 감각이 물씬 피었다.

“아, 으…….”

엉성한 신음을 흘리며 자연스레 그의 목을 끌어안았다. 두 번, 세 번. 나갔다가 들어오는 그 과정은 그의 페니스가 점점 더 안쪽으로 들어오는 것을 수월하게 만들었다.

나디사의 자세는 거의 고정되어 있었다. 불편하게 흔들거리는 그녀의 두 다리를 히아신이 들고 나서부터였다.

양팔에 꽉 잡힌 다리는 아무리 흔들어도 빠지지 않는다. 퍽, 찧어서 박아 버리는 것을 견디는 것도 다섯 번이 넘었다.

그나마 부드러운 속도를 유지하던 히아신이 그녀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허리를 자제 없이 놀리고 있었다.

푹, 푹, 찌르는 순간마다 나디사는 눈을 감았다가 떴다가 난리를 피웠다.

그에게 두 다리가 잡혀 있으니 도망도 무리수였다. 게다가 히아신은 그녀의 말을 듣지 않는 중이었다.

“하, 히아신, 응, 으!”

때로는 침묵이 더 무서운 법이었다. 내벽에 성기의 끝이 짓눌리는 그 느낌이 점점 좋아지는 것처럼.

아래에서 물이 튀는 소리가 들렸다. 못 받겠다고 내쫓은 손님이 여러 번 문을 두들기고 들어와 안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두세 번 더 속아서 들여, 그 손님과 사랑에 빠지는 기분이었다.

이제는 그 주인도 손님과 손을 맞잡고 모든 걸 난장판으로 만들고 있었다.

젖는 소리가 나는 아래가 그 문제의 주인이었다. 몇 번인지 세기도 무서운 출납이 있고 나서, 태도를 돌변해 그의 성기를 더 깊이 받는 저것 말이다.

나디사는 그의 목을 끌어안았다. 나디사의 목에 거의 구겨지듯 상체를 숙이고 누워 있는 그는 간간이 뜨거운 숨소리를 내며 살아 있음을 알렸다.

“아, 아아, 읏!”

“후으, 아…….”

퍽, 퍽, 퍽, 히아신이 이를 아드득 무는 소리가 들렸다. 내벽을 마구 짓이기는 듯이 들어오던 성기가 한곳을 푹 찌른 뒤 엄청난 속도로 비벼 댔다.

꾹 눌린 곳이 어딘지 모르겠으나 나디사는 비명에 가까운 신음을 뱉었다.

“으, 아…….”

그리고는 힘을 잃은 것처럼 그의 목을 안고서 축 늘어졌다.

발끝이 곱은 그녀가 제 얼굴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 낸 순간. 갑자기 그가 움직였다.

느리게, 더 느리게. 아까 미친 듯이 박던 것과는 속도가 달랐다.

절정의 여운 때문에 몸을 떠는 나디사는 그가 들어올 때마다 다른 이유로 이성이 나가고 있었다.

“히아신, 지금은, 아…….”

말도 안 나온다. 처음 성기가 치받을 때와 차원이 달랐다.

절정이 끝나고도 멈추지 않는 이 삽입은 나디사를 다른 세계로 안내했다.

히아신의 것이 들어올 때마다 나디사도 허리가 같이 움직였다. 같은 리듬을 타는 나디사를 보며, 그녀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있던 히아신이 낄낄 웃었다.

“아, 나디사, 가르쳐 줄게, 하아, 전부…….”

히아신은 힘 빠진 그녀의 손가락을 잡아 와 제 입에 넣었다.

사지가 그에게 묶인 나디사는 손가락이 빨리는 데도 빼내지 못했다.

그는 몽롱한 얼굴로 거의 나디사에게 붙어서, 허리를 움직이고 있었다. 제 손가락을 얄궂게 핥으며 움직이던 그가 눈을 감았다.

“아, 하아…….”

“으, 아, 아, 읏!”

또 그 느낌이었다. 나디사는 그에게 손이 먹히든 말든 상관없었다. 이 하얀 감각을 제 몸에서 내보내고 싶었다.

아랫살을 벌리고 들어오는 성기는 양심 없이 박았던 곳을 또 지치지 않고 박아 댔다.

축축한 허벅지가 이제는 왜 축축한지 알게 됐을 때. 가장 깊은 곳을 찌름과 동시에 히아신이 미친 듯이 허리를 들어 그곳을 눌렀다.

누구의 신음인지 모를 것이 흐르고, 나디사는 축 처졌다.

그의 성기가 하얀 씨물을 뱉고서 밖으로 나왔다. 꿀렁거리며 따라오는 것을 보고는 나디사는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는 수시로 나디사의 귓불에 입을 맞추고는 속삭였다.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그러나 나디사는 그 말의 감동을 채 느끼기도 전에 그가 씨물이 말라붙지도 않은 곳으로 재차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아!”

제발. 아직 절정이 가시지도 않았다. 하지만 넋이 나간 그는 그것이 들리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새 일어난 성기가 허벅지를 타고서 올라와 박고, 또 박았다.

그의 씨물과 섞인 미끄러운 물이 허벅지와 사방으로 튀었다. 진흙을 밟는 소리 같은 질퍽한 소리가 났다.

푹, 푹, 찌르다가 다시 허리를 떠는 히아신은 나디사의 어깨를 살며시 물었다.

“으, 아아!”

진저리가 나는 쾌감이 덮었다. 그는 우는지 알지도 못하고 있는 나디사의 뺨을 잡아서 거칠게 돌렸다. 그의 팔, 다리에 묶인 듯이 잡혀 있는 나디사는 숨도 쉬지 못하고 그 키스를 받아야 했다.

빠져나가지 않는다. 그는 나디사의 목소리를 잊은 것처럼 굴었다.

겨우 씨물을 빼내도 언제 또 부풀지 모르는 그의 것을 다리 사이에 끼고 있는 건 불안한 일이었다.

그의 입맞춤은 게걸스러워졌다. 나디사를 입 안에 넣고 굴리는 것처럼 혀를 놀리던 그가, 오전에 그 상냥한 데이트를 즐기던 이라고 생각할 수 없었다.

“하아!”

그의 입에서 벗어나자마자 숨이 트였다. 참던 숨을 뱉은 나디사는 그의 허리를 안고서 그만하라는 뜻을 보였다.

겨우 음탕한 소리를 내며 빠져나간 그의 성기는 멈추지 않고 그녀의 둔부에 슬슬 비벼 대고 있었다.

질척한 액이 그녀의 둔부에 처발라지고 있었다.

“으, 아…….”

둔부에만 들르는 게 아니다. 욕심을 내듯 가라앉은 성기를 음부 근처에도 문지르고 있었다. 갈라진 틈새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짓이 반복된다.

둔부까지 길게 훑고서 물러가는 성기를 느끼고는 나디사는 목소리를 쥐어짰다.

“목이, 말라…….”

그때 우뚝, 그가 멈추었다. 정신을 놓은 것처럼 제 것을 둔부에 비벼대던 그가 갑자기 나디사의 허리를 안고 그녀의 이마에 정중하게 입을 맞추었다.

그러고는 그 문제의 물건을 대놓고 내놓으며 식탁으로 걸어갔다. 진이 빠진 나디사는 몸을 돌려 누우며 재빠르게 눈을 감았다.

아까까지 생각하던 현실적인 고민은 깡그리 잊었다.

숙소로 돌아가야 한다던가. 너무 늦었다던가. 나디사는 끙끙거리며 이불을 찾아 몸을 말았다.

그가 돌아오는 발소리를 들었지만 모른 척했다. 자는 척하다가 진짜 잠에 빠진 사람처럼 나디사는 정신을 놓았다.

그러나 그 도망은 새벽에 다시 문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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