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pilogue (15/15)

Epilogue:

Tin wedding

신혼여행으로 발리에 갔을 때, 둘은 결혼 10주년이 되면 발리에 다시 오자고 약속했다. 그 후, 10년이 흘렀고, 두 사람은 정말 발리에 다시 왔다.

두 사람이 어린 청년이던 신혼 시절. 둘은 돈이 없어서 윤의 누나에게 신혼여행 비용을 지원받아 최저가 풀 빌라에 묵었고, 아주 소박한 여행을 즐겼다. 하지만 10년 후, 그들은 성공한 사회인이 되었다. 윤과 알렉스는 이제 여행 잡지에 여러 번 소개될 정도로 근사한 풀 빌라에 묵고 있었고, 추억을 만드는 일에 돈을 아끼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

둘은 서로의 발가벗은 몸에 선크림을 발라 주었고, 끝없는 여름 햇살이 내리쬐는 풀 빌라 수영장에서 신나게 놀다가 파라솔 그늘에 놓인 선베드로 갔다. 선베드는 두 개였지만, 두 사람은 굳이 선베드 하나에 같이 누웠다. 그들은 서로에게 과일을 먹여 주고,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달콤하게 키스했다. 그러다가 시원한 그늘에서 몸을 몇 번이나 섞고, 서로의 몸을 끌어안고 낮잠을 잤다.

* * *

낮잠을 자고 일어난 다음, 둘은 샤워하고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그들은 근사한 해산물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고 나서, 손을 잡고 해변을 산책했다. 아름다운 저녁노을이 에메랄드빛 바다를 붉게 물들였고, 두 사람의 결혼반지가 저녁 햇살에 반짝였다.

윤은 알렉스와 손을 잡고 걷다가 그의 옆얼굴을 보고 얼굴을 붉혔다. 결혼한 지 10년이 되었지만, 윤은 알렉스를 볼 때마다 마음이 설렜다. 알렉스가 얼굴에 부드러운 미소를 띠고 저를 볼 때면, 윤은 그가 너무 잘생겨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저를 보고 설레는 윤을 보며, 알렉스는 피식 웃었다. 10년이나 같이 살다 보니 이제는 윤의 얼굴만 봐도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저를 보고 볼을 붉히며 헤헤 웃는 얼굴은 볼 때마다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알렉스는 윤의 수줍어하는 얼굴을 오래 보고 싶어서, 일부러 짓궂게 물었다.

“여보, 내가 좋아?”

“응.”

“나에게 장가들길 잘했다고 생각해?”

“그럼. 자기에게 장가든 게, 내가 태어나서 한 일 중에 제일 잘한 일이야.”

윤은 눈을 곱게 접고 웃으면서 대답했고, 알렉스는 윤의 대답을 듣고 큰 기쁨을 느꼈다. 알렉스가 윤의 입술에 가볍게 키스하고 나서 말했다.

“나에게도 물어봐.”

[알렉스, 나와 결혼하니까 좋아?]

윤은 두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알렉스를 바라보았다. 알렉스는 윤의 얼굴을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감싸고 눈을 맞추며 대답했다.

“좋아.”

[얼마나 좋은데?]

윤이 장난스럽게 알렉스를 다그쳤고, 알렉스는 활짝 웃으며 대답했다.

“다음 생에도 너와 결혼하고 싶을 만큼 좋아.”

제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다음 생까지 약속하고 싶을 만큼 저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윤은 알렉스의 고백을 듣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되었다. 윤은 알렉스의 뺨을 두 손으로 감싸고 입술에 키스했다. 키스가 깊어지면서 두 사람의 입술 새로 드문드문 새어 나오던 웃음소리가 질척한 숨소리로 변해 갔다.

길고 긴 키스가 끝나고, 알렉스는 윤의 허리를 안았고 윤은 알렉스의 목을 안았다. 온몸이 기분 좋게 맞닿고, 서로의 체온이 온몸으로 느껴졌다. 알렉스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사람의 귓가에 사랑을 속삭였다. 그러자 윤도 알렉스의 귓가에 사랑을 속삭였다. 이번 생을 넘어, 다음 생까지 약속한 사람을 안고 끝없는 행복을 느끼는 이 순간. 다른 말은 필요하지 않았다. 사랑한다는 그 한 문장이면 충분했다.

12월 18일 (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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